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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일관성 결여된 의료감정…'공적 감정기구 설립' 필요

박승민 기자2025.11.29 18:52
ⓒ의협신문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29일 대한의사협회관에서 제3회 전국의사 의료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의협신문

공식 전담기구 없이 개별 사건별로 진행되는 국내 의료감정제도의 근본적인 혁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일 감정인 의존 구조와 복수 전문가 교차 검증이 부족해 감정 절차의 공정성과 중립성의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29일 대한의사협회관에서 제3회 전국의사 의료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대한민국 의료감정 체계의 문제점과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발제를 맡은 정재현 대한병원의사협회의 부회장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과 성남시 횡경막 탈장 환아 사망 사건, 파킨슨병 환자 멕페란 사건 등을 언급, 최근 의료현장에서 발생한형사처벌 사례들은 국내 의료감정체계의 명확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재현 부회장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감정은 공식 전담 기구없이 개별 사건별로 진행되고 있다. 사건별로 대학병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의료중재원, 개별 전문의 등으로 부터 수탁감정을 받는 구조인 것.

그렇다보니 동일 사안에 대해 감정인마다 상반된 의견이 자주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횡경막 탈장 환아 사망 사건의 경우 진료기록 감정이 대학병원과 의료중재원, 대학병원 등 3차례 진행됐지만 그 결과가 모두 달랐다.

감정 결과의 일관성 결여의 원인으로 표준화된 감정 지침이 부재, 감정인의 주관적 판단 편차, 단일 감정인 의존 구조, 복수 전문가 교차검증 부족 등을 짚은 정재현 부회장은 일본과 독일 등 해외에서는 복수 전문가가 감정하거나 5인 위원회 합의로 일관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의협신문
(왼쪽부터) 정재현 대한병원의사협의회 부회장, 장성환 법무법인 담헌 변호사ⓒ의협신문

감정인 선정 및 절차의 공정성 부족 문제도 언급됐다.

정 부회장은 현재 법원 및 수사기관의 의료감정은 사건마다 임의로 선정된 전문가에게 의뢰되며 특정 기관이나 전문가에게 감정이 편중되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또 감정 의사의 신원이 공개되면서 감정 의견이 불리할 경우 해당 의사에 대한 공격이나 압력이 발생할 수 있어 이해충돌과 편향적 결과를 통제하는데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의료감정 절차의 비효율성과 지연, 감정 업무 유인 부족과 책임의식 결여 등을 언급하며 감정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구체적으로는 ▲공적 의료감정기구 설립 ▲감정 기준절차 표준화 ▲감정인 풀 구성윤리체계확립 ▲감정 절차의 투명성 및 쌍방 참여 보장 ▲법원수사기관의 의뢰 절차 개선 등이 언급됐다.

특히 공적 의료감정기구와 관련해 (가칭)국립의료감정원 설립을 예시로 들며 의료사고 조사감정을 전담하고,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나 직무상 독립성을 보장받으며 중립성을 유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인력 구성으로는 대한의사협회와 환자단체, 법조계, 정부 등 관련 주체들이 모두 일정 부분 추천권을 행사하도록 해 감정 항목 및 양식 표준화, 의료감정 지침서 제정 등의 논의를 이끌어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정 부회장은 의료감정체계 개선 방안은 단순히 제도를 바꾸는 것을 넘어 환자와 의료진이 신뢰하고 의료사고를 공정하게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의료문화를 만드는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해외 감정제도와 국내 제도를 비교하는 발표도 진행됐다.

장성환 변호사(법무법인 담헌)은 의료감정 오류 사례 중심으로 본 제도적 한계와 해외제도를 통한 개선방향 발표를 통해 일본과 독일, 미국, 영국의 감정제도를 각각 소개했다.

일본와 독일 영국의 경우 독립적인 조사기구가 있는 것으로 소개됐다. 일본은 2015년 의료사고조사제도를 도입했으며, 독일은 의사협회 내 독립적 감정위원회가 있어 다수의 전문가가 합의로 감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은 국가가 의료과오 리스크를 직접 담당하고 독립적 조사분쟁을 해결하고 있다.

장성환 변호사는 일본은 의사사고조사지원센터가 중립적으로 사건을 조사하고 조정분쟁보다 원인 규명재발 방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독일에서도 독립적 조사기구를 통해 합의제 감정, 투명성과 독립성이 보장되고 있다며 영국에서도 국가가 직접 관리하며 공적리스크 관리 및 전문가 인증 체계가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전문증언(Daubert 기준)사전심사패널 제도 시행을 통해 Daubert 판례로 전문가 증언의 과학적 신뢰성을 검증하고 있고, 일부 주는 소송 전 Screening Panel을 운영하고 있다며 미국의 제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감정제도는 감정인의 자격과 전문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장 변호사는 해외 모델은 결국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며 신뢰투명전문성을 갖춘 감정제도 구축만이 환자와 의사를 모두 살리고 의료시스템을 보호한다고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감정제도 개편에 있어 감정 수가와 의사에 대한 인식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동우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 심의위원장은 우리나라가 일본과 가장 유사한 환경이 놓여있다고 생각하는데 일본은 기본적으로 의사를 존중해주는 인식이 우리나라와 다르다며 분쟁이 생기고 소송이 진행되더라도 사법부나 정부가 생각하는 의사의 위상이 달라 사고조사단을 통해 합리적으로 일을 진행한다. (우리나라 인식 속에서) 일본의 사례를 적용하는 것은 어려운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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