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국회 벽 거의 넘은 비대면진료 '의료 민영화' 논란 재점화
비대면 진료 제도화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문턱을 넘어서면서 본격 시행이 가시화되자, 의료계 안팎에서 의료 민영화 논란이 다시 불 붙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에 통과한 법안을 두고 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한 최소한의 제도화라고 강조하지만, 시민단체일부 의료계는 민간 플랫폼 중심의 시장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안에 담긴 규제가 기존 시범사업보다 강화됐다는 산업계 평가와 반대로 사실상 전면 허용과 같다는 지적이 동시에 제기되면서 논란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제도권 내에서 공식 인정한 점이다. 정부안은 가입자 수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에 대해 의무 인증제를 부여하고, 의료 판단 개입 금지, 광고알선 행위 제한, 리베이트 차단 등을 명시했다.
시민단체는 표면적으로는 규제 조항이 늘었지만 규제는 형식일 뿐, 민간 플랫폼을 합법적 의료 중개자로 인정한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보건의료단체연합과 참여연대, 양대노총 등 40여 개 단체가 참여하는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의료 민영화인 원격 의료 법제화 의료법 개악안의 국회 복지위 법안심사소위 통과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비대면 진료를 중개하는 공공 플랫폼 구축이 의무 조항이 아닌 임의 조항으로 담긴 데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현 상태로의 법제화는 결국 민간 플랫폼들이 비대면 진료 시장을 장악하게 되는 단초가 될거란 지적이다.
이들은 우리 의료체계에 심각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데도 시범 사업은 무분별하게 시행됐고 전체 사업에 대해 면밀히 평가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개정안 소위 통과에는 절차적 하자가 명백히 있다고 지적했다.
법안에 운영 근거가 포함된 공공 플랫폼과 관련해 정부가 시범 사업을 먼저 운영한 뒤 민간 영리 플랫폼과 비교해보려는 기초적 시도조차 없었다는 비판에서다. 비대면진료 자체가 정말 시급하다면 공공 플랫폼부터 정부 책임 하에 이뤄져야 한다는 평가도 함께다.
실제 정부는 공공 플랫폼과 관련해 운영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법안에 근거가 포함된 건 사실이지만, 실제 운영에 대해서는 법안 통과 후 추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귀띔했다.
산업계, 플랫폼 도매업 금지법에 유감 표하기도 약국 뺑뺑이 문제 심화할 것
산업계에서는 비대면진료 제도화와 함께 통과한 비대면 플랫폼 의약품 도매업 금지 법안에 대한 불만이 크다. 해당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발의한 것으로, 대표적 비대면 플랫폼 업체인 닥터나우 등이 의약품 도매상을 설립운영하지 못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는 의약품 도매상 결격사유에 비대면진료 중개업자를 추가한 것인데, 이것이 곧 비대면 플랫폼의 도매업을 금지하기 위한 조치다.
법안 통과 후에도 시행에는 시일이 남았지만, 산업계 입장에서는 향후 비대면 진료 플랫폼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재 운영 중인 도매업을 중단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실제 도매업을 운영해 온 닥터나우는 지난 20일 입장문을 내고 도매업을 통해 약국별 의약품 보유 현황을 공개해 약국 뺑뺑이 문제를 해결해 왔다. 법 개정으로 해당 서비스가 경과 기간 이후 중단될 수 있다는 정부 설명에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소위에서는 비대면진료 플랫폼이 직접 의약품 도매상을 운영할 경우, 의약품 유통공급에 직접 관여하게 돼 편법불법 리베이트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의견을 모았다.
닥터나우는 이와 관련해 도매업 과정에서 약국에 공급한 의약품의 대금만 수취해 왔으며, 약국 노출은 이용자 위치 기반 지도 방식으로 이뤄져 특정 약국을 우선 배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구체적 위법 사례 없이 새로운 금지 규정을 도입하기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의료법약사법공정거래법으로도 불공정행위나 리베이트 규제가 가능하다며 혁신 기업의 시도가 일률적으로 제한될 경우 피해는 결국 환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제도화의 출발점 남은 설계가 공공성의 방향을 가른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법안이 큰 틀을 잡는 수준에 가깝다고 진단하고 있다. 실제 의료 현장에 미칠 영향은 향후 마련될 시행령시행규칙과 세부 가이드라인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란 전망이다.
플랫폼 인증 기준을 어느 수준으로 설정할지, 광고마케팅 행위 제한을 어떻게 구체화할지, 책임 분담과 환자 보호 장치를 어디에 둘지 등 핵심 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다.
공공 플랫폼 구축 여부와 진행할 경우 그 방식 역시 중요한 갈림길이다. 공공성을 우선한 접근이 될지, 시장을 보완하는 상징적 기구에 머물지에 따라 제도화의 방향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법안은 의료 민영화 논란의 결론이라기보다 시작점이라며 공공성 확보와 시장 기능의 균형을 어디에 둘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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