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리도카인부터 PDRN까지…한의사 전문약 처방, 정부는 모르쇠
[초점] 의사 넘보는 한의사, 의사들의 반대 이유
초음파 엑스레이, 리도카인, 에피네프린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꾸준히 요청하는 항목들이다. 현대의료기기, 전문의약품임에도 한의사들은 의료인이라는 이유로 사용을 주장하고 있다. [의협신문]은 의사와 한의사라는 이원적 면허체계를 거스르려는 한의사의 사례를 짚어보고 의사들이 왜 반대하는지 집중했다.
(상) 엑스레이 넘보는 한의사의사들은 왜 반대할까
(하) 전문의약품 넘보는 한의사정부만 모른척
#피부재생 #염증완화 #레이저시술 #병합치료
위의 나열한 해시태그는 피부미용 주력 의료기관의 광고용 단어들이 아니다. 한 한의원 홈페이지에 연아약침 PDRN과 함께 붙어있는 수식어다. 연아약침은 연어로 아름답게의 줄임말로 PDRN을 약침 형태로 제조해 피하나 진피층에 주사하는 방식이다. 일선 한의원에서는 피부 미용 시술에 연아약침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의료계는 한의사의 PDRN 사용은 불법의 영역에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약은 의사나 치과의사의 전문적인 진단과 지시감독에 따라 사용해야 하고, 한의사가 전문약을 사용하면 무면허 의료행위로 의료법 위반이라는 것. 실제로 한의사는 서양의학적 입장에서 안전성 유효성 심사기준에 따라 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처방 조제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도 있다.
당장 올해 6월에도 봉침액에 국소마취제 리도카인을 섞어서 사용한 한의사가 의료법 위반으로 벌금 800만원을 받은 사건이 있다. 해당 한의사는 상고를 포기하면서 유죄를 확정 지었다. 법원은 리도카인의 효능, 부작용 등을 고려하면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의료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요구된다라며 한의학이 아닌 서양의학에 관한 전문적 지식과 기술이 요구된다고 판시했다.
사실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해마다 등장하는 단골 소재인데다 감사원 지적사항이기도 하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 문제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한의원의 면허범위를 넘어선 전문약 사용 실태가 여전하다라며 한의계의 면허범위를 넘어선 의약품 사용은 심평원 자료만 활용해도 확인이 가능한데 지속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보건당국의 직무유기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주영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원실에 낸 최근 5년간 한의원 전문의약품 공급 현황 데이터를 공개했는데 올해 7월 현재 리도카인은 500곳의 한의원이 1666개가 공급됐다. 지난해는 545개 기관에 2693개가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PDRN 주사제는 공급량이 해마다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는데 올해 7월까지 626개 한의원에서 2234개를 공급받았다. 지난해 16개 한의원에서 226개를 공급받은 것 보다 크게 늘어난 숫자다.
이 의원은 PDRN 주사제는 피부 재생 효과로 주목받으며 대중적인 시술로 자리 잡은 바 있는데 최근에는 한의계에서도 PDRN 약침 시술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에서 허가된 PDRN 성분의 의약품은 한방원리에 의한 한약제제는 물론 생약제제로도 허가된 사례가 없어 한의사가 이를 사용했다면 면허범위를 넘어선 불법 의료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감사원의 의약품 안전관리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의원 5773곳에 5년 동안 전문약은 360만개가 공급됐다. 감사원도 보건복지부의 관리 미비를 지적하며 한의원 등에 공급되는 전문약 현황과 실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정부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뚜렷한 개선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미온적이다 보니 한의계도 자체적으로 피부미용 관련 교육을 양성화하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한의사가 전문의약품을 사용하는 데 의료계가 이토록 우려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는 내는 이유 역시 국민 생명과 안전에 있다.
이재만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도 의료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하는 의료정책포럼 기고를 통해 한의사가 전문약에 대한 충분한 지식 없이 처방하거나 투여하면 약물 상호작용, 부작용, 오진으로 인한 부적절한 치료 등으로 환자에게 심각한 건강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짚었다.
예를 들어 리도카인은 부작용으로 쇼크, 혈압저하, 호흡 억제, 경련과 진정 등 중독 증상, 의식 소실부터 저혈압, 심정지 등 심장 억제 작용 등이 있고 이 때문에 생후 3개월 이하 영아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 전문약의 충분한 훈련을 받지 않은 이들의 남용은 근절해야 한다는 게 의료계 우려다.
의료계와 국회는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주장하고 있다. 의료계는 약사법 등을 개정해 의약품 도매상이 한의원 및 한의사에게 전문약을 공급하는 행위 자체를 명확히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심평원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 시스템으로 한의원 공급 전문약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즉각 단속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재만 정책이사는 정부는 의료행위 영역을 전문성에 따라 명확히 구분하고 어느 직역도 자신이 충분한 교육과 훈련을 받지 않은 영역을 함부로 침범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라며 이원화된 의사, 한의사 직역의 진료범위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해석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시행규칙이나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대한의사협회는 현행 제도에서 한의사가 전문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규제 및 관리체계가 미흡하다라며 한의원에서 의과 의약품 공급 및 사용 실태를 면밀히 조사하고 제도 개선 등의 대책을 꼭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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