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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의료과실 판단하는 결정적 자료는? '진료기록부'

박양명 기자2025.11.09 17:33
ⓒ의협신문
의협은 9일 제42차 온라인 종합학술대회를 열었다. ⓒ의협신문

예기치 않은 의료사고가 발생 분쟁으로까지 이어질 때를 대비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일까. 의사 출신 변호사이기도 한 이동필 변호사(법무법인 의성)는 진료기록부 작성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동시에 발생한 악결과에 대한 유감 표명은 괜찮다고도 했다.

이동필 변호사는 9일 대한의사협회 제42차 온라인 종합학술대회 의료분쟁과 의료감정 세션에 참여해 의료분쟁 발생 시 단계별 대응법을 발표했다. 해당 세션은 전성훈 의협 법제이사와 한동우 학술이사가 좌장을 맡았다.

그는 진료기록부 작성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진료기록부는 의료과실 유무를 판단하는 결정적인 자료라며 진료기록에 누락사항이 없는지, 오기가 없는지 확인하고 필요시 사실대로 수정,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은 진료기록부 등을 갖추고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의료 행위에 관한 사항과 의견을 상세히 기록하고 서명해야 한다. 의료인은 진료기록부 등을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고의로 사실과 다르게 추가 기재 수정해서는 안 된다.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 1개월 면허정지 처분, 나아가 면허 취소까지도 가능하다. 진료기록부를 수정해야 하면 수정 전 원본까지도 모두 보존해야 한다.

이 변호사는 진료기록부 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최근 소송 추세도 전했다. 환자 측이 수정 전 진료기록 원본 열람 및 복사를 요구하는가 하면 전자차트 로그 기록 제출까지 요구하고 있다는 것.

진료기록 수정 사실이 있음에도 수정 전 원본을 보존하지 않았다면 보건소에 신고하고 의료법 위반으로 형사고발하고 의료사고 발생 후 전자차트에 로그인해 기록 수정 사실이 확인되면 진료기록 거짓 기재 및 조작을 주장하며 보건소에 신고하고 의료법 위반으로 형사 고발하는 상황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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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훈 법제이사(왼쪽)와 한동우 학술이사는 의료분쟁과 의료감정 세션 좌장을 맡았다. ⓒ의협신문

이동필 변호사는 진료기록부에 사실대로 추가 기재, 수정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제때 상세하고 정확하게 기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여기서 제때는 꼭 당일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가급적 빨리하는 게 좋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판례를 보면 진료내용에서 이상하다는 지적을 당하고 나서 수정을 하면 제때 수정한 게 아니라는 판결이 있다라며 지적 당하기 전 오류를 발견해서 수정했다면 당일이 아니더라도 늦은 게 아니다. 두 번, 세 번 수정하는 과정도 모두 기록에 남겨둬야 하고 전자서명을 하기 전 기록에 누락이나 오류가 없는지 확인한 다음 서명하고 수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환자 측이 진료기록부를 열람, 사본을 요구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환자의 배우자, 직계 존속비속, 형제자매, 배우자의 직계 존속이 환자 본인의 동의서와 친족 관계임을 나타내는 증명서 등을 첨부하는 등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춰서 요청하면 진료기록 사본을 줘야 한다. 다만, 형제자매는 환자의 배우자와 직계 존속비속, 배우자의 직계 존속이 모두 없을 때로 한정한다.

이 변호사는 환자 본인이 요구하면 당연히 진료기록 열람 및 사본 제공을 해야 한다라면서도 환자의 삼촌, 이모, 고모는 자료 제공 대상이 아니다. 법령을 근거로 줄 수 없다고 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사고에서 사과의 문제도 오래된 의문이다. 추후 법적 다툼 등으로 이어졌을 때 사과 표명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동필 변호사는 환자나 보호자 위로와 함께 성실히 대화할 필요는 있는데 모든 대화는 녹취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라며 나쁜 결과에 대한 사과와 유감 표명은 과실 인정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대신 섣부른 의학적 추정이나 법률적 판단을 이야기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환자가 회복되지 못해 정말 안타깝고 가슴이 아픕니다(죄송합니다), 환자가 잘못된 부분에 법적으로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분명히 책임지겠습니다, 손해배상은 제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병원 경영진 회의, 법무팀과 상의가 필요합니다 등이 있다.

그는 결과가 나쁘다고 해서 그전에 차라리 다른 방법을 썼으면 좋았겠다는 식으로 의학적 추정을 하는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라며 의학적 추정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아무런 잘못이 없고 소송해도 질 것이다, 법대로 하라는 것도 안된다. 환자나 보호자 감정이 악화돼 실제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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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필 변호사(왼쪽)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의협신문

의료분쟁을 가장 원만하게 끝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단계가 합의인데 이 과정에서는 오히려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의료인이 합의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고 합의를 할지는 오로지 의료인 본인의 선택과 판단에 따라 결정한다.

합의를 할 때는 합의 상대방을 주의해야 한다. 합의 상대방에는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직계존속, 직계비속, 배우자)도 포함된다. 환자가 사망했을 때는 환자의 1순위 상속권자가 포함되고, 미성년자일 때는 친권자인 부모 모두 포함된다.

합의서를 작성한 다음에 별도의 공증을 필요 없고 자필로 주소, 이름, 서명을 기재해 필적만 남기면 된다. 이 변호사는 합의서에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의 문구를 넣더라도 추후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을 짚으며 합의서는 신중을 기해 정확히 작성해야 하고 법률 전문가 조력을 받는 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법조계는 형사 소송에 휘말렸을 때 전문가 조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이동필 변호사는 초기 경찰 단계에서 진술이 굉장히 중요하다라며 사건의 경중이나 실제 과실 여부 등을 고려해 어떤 방향으로 대응할 것인지 잘 심사숙고해야 한다. 다른 의료인이나 다른 보건의료 종사나 등에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의 진술은 굉장히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의협 의료감정원 교육정보위원회 간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서형 변호사(법무법인 대륙아주)도 수사 단계에서 불기소 처분으로 종결되면 더 이상 다툼은 이어지지 않지만 일단 기소가 되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더라도 3심까지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결론이 뒤집힐 수도 있기 때문에 수사 단계에서 잘 대응해 기소되지 않는 게 제일 좋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의사는 수사기관이 조사에 부르면 변호인 없이 그냥 가서 진술하고 기소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가 재판 단계에 와서야 변호인을 선임한다라며 수사 단계에서 법률적 조언을 받고 대응해서 기소되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만약에 기소돼 소송으로 이어지더라도 수사 단계에서 변호인 조력을 받았을 때는 조서 등에서 불리한 요소가 최소한으로 담기도록 정리가 되기 때문에 좋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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