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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뺑뺑이 대책 '지역 맞춤형 지침' 제대로 작동 안 하는 이유?

박양명 기자2025.11.03 16:51
ⓒ의협신문
ⓒ의협신문

2023년 3월, 10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 숨진 사건은 사회 문제로 떠오르며 응급실 뺑뺑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정부는 응급의료 긴급 대책 일환으로 지역 맞춤형 이송 지침 마련을 계획, 추진했다.

17개 지방자치단체는 자체 응급환자 이송병원 선정 지침 만들기에 돌입했고, 31일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대한응급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일부 지역의 지침이 공개됐다.

전문가들은 지침이라는 단어에 얽매여서는 안된다는 점을 짚으며 지침이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사람이 합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응급의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는 서울, 대구, 광주, 충청북도 지역 응급환자 이송병원 선정 지침 현황과 계획이 공개됐다.

서울은 환자 발생 자치구 안에서 이송할 의료기관을 찾고 인접 자치구, 자치구 수용 곤란 대응 병원으로 연락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각 단계별로 병원 이름을 명시해 중증응급환자에 대한 병원의 책임감을 더 높였다.

대구는 2023년 6월 응급환자 이송 수용 지침 합의서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지침을 다듬고 있다. 환자 수용 문의는 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주관하고 특별한 사유로 수용 병원을 결정하지 못하면 중앙응급의료센터 전원협진망을 이용해 병원을 선정토록 했다. 응급의료전원협진망에는 전원이 보다 용이하게 환자 신상부터 활력징후, 의식 상태, 과거력 등을 입력하도록 하고 있다.

ⓒ의협신문
대구시가 운영 중인 응급의료 전원 협진망 ⓒ의협신문

광주는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아직 최종 지침을 만들고 있는 단계다. 충북 지역은 2개의 대학병원과 23개 병원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소방과 정보를 공유하는 식의 지침을 만들어 시행 중이다. 추후 소방과 의료기관이 응급환자 이송의 적정성에 대해 토의하는 과정도 가지며 소방과 소통을 하고 있다.

응급의학 전문가들은 응급의료에서 팀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어은경 응급의학회 윤리이사는 소방에 파견을 갔을 때 구급차 탑승 경험을 꺼내며 법이나 제도, 지침도 중요하지만 환자안전 문화를 구축하는 게 첫 번째라며 지역사회 안에서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모든 직군은 협업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랬을 때만 환자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용주 소방청 구급의료팀장도 지침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지역이 있는 반면, 어떤 지역은 문서만 존재한다라며 왜 그런 차이가 있는지 보면 소방과 응급의료기관 사이 관계 형성이 결정적이다. 지침은 원칙으로서 존재하고, 잘 작동하고 유지하려면 커뮤니티 안에서 이해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은실 중앙응급의료센터 정책실장 역시 이송과 수용은 세트라고 짚으며 법률로 강제하고 권한을 한쪽에만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 관계기관 합의에 기반한 자원조사 결과에 따른 지침을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 설득과 상호이해, 양보의 시간을 통과해하는데 열매를 맺을 시간이 아직 필요하다고 밝혔다.

단순히 지침을 만드는 데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도 뒤따랐다.

유인술 전 응급의학회 이사장은 보건복지부는 지침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주고 있지만 현장에서 가동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라며 지침을 만들어도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지침 가동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 119와 병원에서 전화받는 사람의 신뢰다. 구급 대원이 환자를 데리고 간다고 했을 때 의사가 그 말을 믿을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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