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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재정 위협하는 비급여 통제해야? 국회미래연구원 보고서 '시끌'

홍완기 기자2025.11.03 17:09
국회미래연구원은 3일 '건강보험 재정 지속가능성을 위한 비급여 및 실손보험 통제 방안'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의협신문
국회미래연구원은 3일 건강보험 재정 지속가능성을 위한 비급여 및 실손보험 통제 방안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의협신문

국회미래연구원이 건강보험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로 비급여 의료서비스의 급속한 확산을 꼽았다. 재정건전성을 위해 병행진료를 단계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제안도 했는데, 의료계에서는 문제의 원인을 잘못 짚은 결과 중심적 분석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국회미래연구원은 3일 건강보험 재정 지속가능성을 위한 비급여 및 실손보험 통제 방안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체 의료비는 133조원으로, 건강보험이 86.3조 원(64.8%), 환자가 32.6조 원(24.5%), 실손보험이 14.1조원(10.6%)을 부담했다. 같은 해 비급여 진료비는 20.2조원으로, 13년만에 약 2.5배 증가했다.

비급여 항목의 구성의 변화도 조명했다. 과거에는 CTMRI 등 의료적 비급여가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도수치료수액치료미용성형 등 비의료적 서비스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비급여 팽창의 결과 건강보험 보장률은 60% 중반 수준에서 정체됐고, 의료비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의료기관의 병행진료를 통한 수익 확대가 비급여 팽창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2023년 말 기준 실손보험 가입자는 약 3997만명으로,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의 77.7%에 해당한다. 12세대 실손보험은 손해율이 각각 97.7%, 92.5%로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3세대(128.5%)와 4세대(111.9%) 상품의 경우 적자 구조에 놓였다고 정리했다.

한국의 비급여 구조가 단순한 의료 남용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 설계 단계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다.

건강보험 제도 도입 초기 저부담-저급여-저수가 구조로 전국민 보장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비급여가 제도적으로 허용됐고, 이후 복지부가 비급여 가격 자율권을 부여하면서 병행진료가 일상화됐다는 것이다.

실손보험이 금융당국 관리 하에 도입되면서, 국민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의 이원적 관리체계가 상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결론도 있다.

보고서는 공보험과 민영보험의 연계관리 부재가 재정건전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의학적 필요가 있는 항목은 급여화를 통해통제하고 ▲삶의 질 개선 항목은 병행진료 금지 및 실손 보충형으로 전환하며 ▲의학적 필요성이 희박한 항목에 대해서는정보공개시장경쟁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의료계는 해당 보고서가 결과 중심적으로 쓰여져 잘못된 분석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비급여가 팽창한 결과가 아닌, 팽창하게 된 원인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경태 대한의사협회 감사(성남시의사회장)는 3일 SNS를 통해 해당 보고서를 공유하면서 비급여 확대는 의사의 탐욕 때문이 아니라 급여 진료만으로는 병원이 버틸 수 없는 구조 때문이라며 보고서는 현실을 외면하고 결과만 문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급여는 의료기관의 수익 추구가 아니라, 저수가 구조가 만든 필연적 결과라는 분석이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급여 진료만으로는 인건비임대료장비 유지비를 감당하기 어렵고, 그 결과 비급여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숨통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이 의료계의 시각이다.

김경태 감사는 실손보험의 구조적 결함을 의료현장에 떠넘기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실손보험은 도입 당시부터 무제한 보장에 가까운 포괄적 구조로 설계됐다. 금융당국의 관리 부재 속에서 보험사는 과잉 판매느슨한 심사를 반복해 왔다. 이제 와서 의료기관에 책임을 묻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실손보험이 건강보험과 별도 체계로 운영되면서 상호 통제가 작동하지 않는 이원적 관리 체계 자체가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보고서가 제안한 핵심 대안 중 하나인 병행진료의 단계적 금지에 대해서도 현실을 모르는 탁상 처방이라고 봤다.

김 감사는 급여 진료 수가로는 병원이 운영될 수 없는 상황에서 병행진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 생존 기반이라면서 이를 행정적으로 막으면 결과는 뻔하다. 의료의 질 하락과 지역의료 붕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비급여 진료 없이 운영이 가능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거의 없으며, 병행진료 금지는 지방고령층취약지부터 타격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비급여 통제보다 우선돼야 할 세 가지로는 ▲지속 가능할 만큼의 적정 보상체계 확립 ▲건보실손의 이원 관리 구조 해소 ▲정책 설계 단계에서 의료계 의견 반영을 꼽았다.

김 감사는 저수가 체계가 바뀌지 않는 한 비급여는 언제든 다른 이름으로 되살아난다면서 이제는 억제가 아니라 정상화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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