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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필수의료 배상보험, 이제 의사 개인 아니라 '팀과 기관'

손문호 KMA폴리시 특별위원2025.10.31 10:06
ⓒ의협신문
ⓒ의협신문

보건복지부가 필수의료 의료진 배상보험료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기관이 3억원까지 부담하고 그 초과~10억 원 구간을 보험으로 보장하되 국가가 보험료의 75%를 지원한다는 큰 틀은 타당하다. 다만 가입과 분담의 단위를 여전히 의사 개인에 두는 순간, 제도는 임상 현실과 어긋난다.

분만실과 소아수술실 진료는 의사 혼자가 아니라 간호사전공의기사로 이어지는 팀이 수행한다. 사고의 원인도, 방지의 해법도, 사후의 학습 역시 팀과 시스템의 문제다. 그럼에도 비용과 위험을 의사에게만 집중시키면 고난도 술기를 회피하고 전원지연이 늘며 필수의료의 공급 자체가 흔들린다.

해법은 간명하다. 현 정부안의 보장구간과 국가 지원 비율은 유지하되 가입 주체를 개인에서 기관 단체보험으로 옮기고 피보험자 범위에 간호사와 전공의를 포함하는 것이다. 개인은 법률비용심리지원 등 소액 특약으로 보완하면 된다.

이렇게 구조를 바꾸면 권한책임인센티브의 축이 팀 전체로 정렬되어 누구도 남의 일로 밀어낼 수 없다. 무엇보다 환자안전은 개인의 선의가 아니라 표준화체크 리스트시뮬레이션 훈련 같은 시스템 투자에서 나온다.

따라서 보험은 보상에 그치지 말고 예방과 학습을 끌어내는 장치가 되어야 한다. 체크 리스트 준수율, 팀 드릴 이수, MM 컨퍼런스 운영, 조기 리포팅과 원인분석 같은 지표를 달성할수록 보험료가 10~30%까지 낮아지도록 요율을 위험과 예방 성과에 연동하는 것이다.

기관이 3억의 기본 리텐션을 부담하되 안전체계에 투자할수록 요율이 내려간다면, 경영진도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안전은 할인임을 체감하게 된다.

산과 영역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분만 중 중증 손상에 대해서는 과실 입증 없이 신속히 지원하는 무과실(노폴트) 시범을 도입하되 반드시 원인분석예방 권고이행평가를 묶어야 한다. 피해자 보호와 분쟁 비용 절감, 재발 방지를 동시에 겨냥하는 장치다. 이렇게 보상과 예방을 하나의 패키지로 설계하면 손해율은 내려가고, 제도는 지속 가능해진다.

일각에서는 기관과 간호사까지 포함하면 복잡해진다, 의사 부담이 늘어난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그러나 현실이 팀 진료인 이상, 복잡함을 이유로 외면할 수 없다. 오히려 위험과 비용을 국가기관팀으로 분산하면 개인의 체감부담은 줄고, 현장의 수용성은 높아진다. 간호사를 포함한 공동분담은 책임 전가가 아니라 책임 공유이며, 방어진료를 줄이고 실수에서 배우는 문화를 가능하게 한다.

필수의료를 지키는 길은 거창한 구호에 있지 않다. 우리가 매일 오가는 분만실과 소아수술실의 진실을 제도에 비추는 데 있다. 보험의 설계가 임상의 현실을 따라오면 공급은 안정되고 환자 보호는 두터워진다. 이제 의사만의 보험에서 벗어나자. 팀이 함께 책임지고, 기관이 시스템으로 뒷받침하며, 국가는 공공적 목적에 맞게 지원을 이어가는 구조로 바꾸자. 그것이 환자안전과 의료의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살리는 가장 현실적이고 공정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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