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의협, 국회 통과한 응급의료법·약사법 개정안 강력 비판
대한의사협회가 10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응급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실시간 운영현황 제공 의무화), 약사법 개정안(대체조제 사후통보)을 강력 비판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10월 30일 정례브리핑에서 10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먼저 응급의료법 개정안과 관련 김 대변인은 응급의료기관의 실시간 운영현황 제공을 의무화했는데, 현장의 구조적 여건과 실질적 운영 현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통과돼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응급의료기관의 진료 가능 여부는 단순한 병상 수나 장비 현황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시각각 변동하는 인력 가용성, 중증 환자 집중도, 장비의 일시적 고장, 감염병 대응 상황 등 복합적 요인에 따라 달라지는데, 법안은 이러한 현실적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 정보입력 의무만을 부과하고 있어 의료현장의 판단과 자율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다수의 응급의료기관, 특히 지방 및 중소병원은 실시간 정보 갱신을 담당할 전담 인력과 시스템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임에도, 이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방안이 전무한 상태에서 법적 의무만 앞세운 것은 비현실적 조치라면서 결과적으로 법 시행 이후에는 오히려 정보의 정확성과 신속성이 떨어지고, 현장 의료진이 행정업무에 매몰되는 역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응급의료법 제48조의2 제2항에 따른 수용의무 조항과 병행될 경우, 현장의 불가피한 진료 불가 상황에 대해 면책 규정이나 정당한 사유의 명확한 기준이 부재하다면, 의료기관과 의료진은 법적 책임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응급환자 진료의 연속성과 안전성 확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법 시행에 앞서 ▲전담 인력 확충 ▲정보입력 시스템 고도화 ▲교육 및 예산 지원 등 현장 지원체계가 우선 마련돼야 하며, 동시에 수용 불가 사유의 명문화와 합리적 면책 규정 마련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면서 최소한의 보완 없이 법적 의무만 강행하는 것은 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대체조제 사후통보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약사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약사가 의사에게 대체조제 사실을 직접 통보하도록 한 기본 원칙을 무너뜨리고, 의사의 처방권을 무력화시켜 환자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졸속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처방을 변경한 내용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거쳐 간접적이고 지연된 형태로 의사에게 전달될 경우 환자의 약물 부작용이나 상호작용에 즉각 대응할 수 없게 되고, 환자가 실제 어떤 약을 복용했는지 확인할 수 없게 돼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의협이 최근 실시한 대회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체조제 제도의 부정적 평가가 86.9%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처방약이 약국에서 대체조제된 경험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84%가 있다고 응답해 의료현장에서 대체조제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대체조제 시 사전동의나 사후통보 없이 이뤄지는 불법 약국 행위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약사법 개정으로 약사의 대체조제가 만연하고, 사전동의나 사후통보 없는 불법행위도 증가해 환자의 건강권을 철저히 외면하고 의약분업의 원칙을 훼손할 것을 거듭 우려했다.
김 대변인은 의협은 대체조제로 인한 약화사고와 환자 안전 문제의 심각성을 지속적으로 홍보할 것이고, 이미 고발한 바 있듯이 의사 처방의 불법 무단변경과 불법 대체조제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민 건강보다 직역의 편의만을 우선한 이번 약사법 개정안을 결코 수용할 수 없으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법 제정 후 발생할 문제들에 대해 국회는 반드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밖에 10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시체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시체 관리 강화), 의료법 개정안(무면허의료행위 처벌 조항)에 대한 일부 문제점도 언급했다.
김 대변인은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시체 이용 과정 전반에 대한 관리와 감독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데, 시체와 관련된 비윤리적상업적 활용을 예방하고 관리를 강화하는 취지에는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체의 수집 및 이용 현황 등에 대한 정기적인 자료 제출 의무화 및 관련 종사자에 대한 과도한 법적 제재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새롭게 부여된 사전 심의 의무와 현황 보고 의무 등이 일선 의료 현장에 불필요한 행정적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보다 효율적이고 의료현장에 부합하는 방안을 정부와 함께 지속적으로 모색하며 시체 기증자의 숭고한 뜻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 시스템의 정비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의료법 개정안(무면허 의료행위 처벌 조항)에 대해서는 무면허의료행위로 인해 사망중상해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 무면허의료행위를 하거나 교사한 자에 대한 처벌 수위(형량)가 현행보다 강화되는 것으로써, 처벌 대상 범위는 현행 법률과 동일하며, 처벌 대상 및 범위가 늘어나거나 변동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간호조무사가 의사의 지도하에 진료 보조를 수행할 수 있는데, 이는 개정안 시행 여부와는 무관하게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간호조무사의 진료보조행위가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일부 지적이 있지만, 실제 적절한 진료보조행위에 해당한다면 처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의협은 의료인이 아닌 자를 포함해 의료인이 면허 범위를 벗어나 의료행위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의 입장을 취하고 있고, 의료법 제27조에 따른 무면허 의료행위를 근절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하면서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한 처벌이 명확히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임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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