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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국회는 자축, 현장은 한숨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의 허상

홍완기 기자2025.10.29 17:04

[초점]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알맹이는 없었다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으로 이름 붙여진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민생 법안이라고 자평하고 있지만, 응급의료 현장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의협신문]은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에 대한 의료계 목소리를 들어보고 응급실 뺑뺑이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해 봤다.

①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의료현장에선 의미 없다
② 응급실 뺑뺑이 막으려면? 기준안예방안 넣어야 ◀

ⓒ의협신문
ⓒ의협신문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으로 이름 붙여진 응급의료에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응급실 뺑뺑이는 소청과 오픈런과 함께 의대 정원 확대 추진의 근거로 사용되며 작년 한 해 대한민국 의료의 최대 위기로 급부상 했다. 이가운데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법안이 등장한 것이다.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이란 명칭은 법안을 만든 발의 의원들을 중심으로 명명됐다. 통과 직후 법안 발의 의원들은 이제 응급실 뺑뺑이가 사라질 것이라는 성과성 보도자료를 일제히 내놨다. 내가 발의한 법안이 응급실 뺑뺑이를 막을거란 취지의 메시지도 함께다.

유일한 한숨은 법안이 적용될 의료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현장에서는 법안 통과 소식에 회의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

이미 다 하고 있는데 핫라인통보 의무 껍데기 법안

이번에 국회 문턱을 넘은 법안은 ▲응급의료기관이 응급 환자 이송하는 사람과 통신을 위한 전용 핫라인을 개설해 운영하도록 하고 ▲수용능력 확인에 필요한 사항을 중앙응급의료센터에 통보토록 하고 이를 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하면 의료기관 평가에 반영하도록 했다.

응급실에서는 직통 전화를 이미 상시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에는 응급실 의사 자체 네트워크를 형성해 SNS를 통해 각 의료기관의 상황을 공유하기도 했다.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응급실 수용 거부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의료기관의 통보 역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보고에 따르면, 응급의료기관 수용곤란 고지는 작년 대비 88%가 증가했다. 건수로 보면 2023년 총 5만 8520건에서 2024년 11만 33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법안에서 수용 능력 확인에 필요한 사항을 보고하도록 하면서도 구체적 가이드라인은 마련하지 않은 점도 한계다.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에서는 수용 능력 확인에 필요한 사항을 보고하도록 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의료기관 평가에 반영하겠다며 의무 강도를 높였다. 반면 거부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전무해 현장에 다시 책임을 넘기고 있다. 법안이 나왔지만 현장의 혼란은 그대로 남은 것이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이 현재 이미 시행 중인 껍데기만 담았을 뿐, 응급실이 환자를 받을 수 없게된 근본 원인을 짚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응급의료현장이 환호했던 법안 따로있다

일찌감치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환호했던 법안은 따로 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작년 22대 국회 시작 후 1호 법안으로 대표발의했지만 아직까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서 계류 중인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다. 해당 법안은 일명 응급의료 살리기 법안으로 불리며 응급의학계의 환호를 받았다.

응급의학의사회는 해당 법안 준비 소식이 들렸던 작년 8월 적극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의사회는 형사책임 면제 범위를 사망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응급의료인이 법적 안전성 위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중증환자를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하다며 지금이라도 이런 법안이 논의되는 것에 일말의 희망을 갖고 있다. 무너지는 응급의료를 되살리는 노력의 출발선이 이번 개정안 발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에서는 응급의료종사자 등의 응급처치 및 의료행위에서 발생한 사상에 대해 형사책임을 면제하는 것이 골자로 해당 행위가 불가피했고, 회피 가능한 중대한 과실이 명백하게 입증되지 않은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다.

해당 법안은 응급의료를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인 사법리스크를 완화하려 했다는 점에서 핵심을 짚었단 평가를 받았다.

응급의료기관이 수용 곤란 통지 이유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단연 의료진 부족이다.

인력부족을 이유로 응급의료기관이 수용곤란을 고지한 경우는 2023년 1만 8750건에서 2024년 4만 3658건으로 133%가 증가했다. 이는 전체 수용곤란 이유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의료진 부족 문제, 기피문제가 악화하고 있는 현상을 사법 리스크 완화를 통해 멈춰보려고 했던 것이다.

또 다른 법안의 핵심은 응급의료기관의 응급의료 거부기피 사유를 명확히한 것이다. 실제 거부 사유를 보고해야 하는 의료기관의 혼란을 없애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법안에서는 ▲응급실 병상 부족(수용 예정으로 인한 병상 부족을 포함) ▲응급의료인력의 부족 ▲협진 및 최종 치료과의 부재 또는 해당 의료인력의 부족 ▲필수 진단 장비 부족으로 응급의료 지연의 위험이 있는 경우 ▲입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에 있어 중환자실 병상 및 입원 가능 병상이 부족한 경우(입원 예약으로 인한 병상 부족 포함) ▲전력 및 통신 등의 장애로 검사, 처치 등 신속한 응급의료 수행이 불가능한 경우 ▲위에 준하는 사유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를 나열했다.

■ 알맹이 법안, 나왔지만 세 번째 계류의료현장 이해 부족 원인 지목

응급의료 살리기 법안은 2024년 11월 14일 전체회의에서 법안소위에 회부된 후 3차례 심사를 받았지만 모두 계속심사로 결론나며 계류된 상태다.

현장에서는 이송 거부를 응급의료기관이나 의료진의 잘못으로 생각하는 오해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장은 법안이 3번째 계류됐던 8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송 거부에서 거부라는 단어를 사용하다보니, 의료진이나 의료기관이 할 수 있으면서 안한다는 생각이 깔려있는 것 같다며 한탄했다.

실제 보건의료 전반의 주요 법안을 다루는 보건복지위원회 안에서도 현장 필요도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국회가 지난 9월 공개한 복지위 법안소위 회의록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은응급의료 살리기 법안 내용 전반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김남희 의원은 고의 또는 회피 가능한 중대한 과실을 명백하게 입증하지 않은 경우 형사책임을 면제하는 조문은 법체계상 거의 본 적이 없는, 전체적으로 무리가 있는 점이 있다. 법률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법안의 골자인 형사책임 면제 내용 자체를 문제삼았다.

응급의료를 거부할 수 있는 사유가 너무 많다는 평가와 함께 입원 가능 병상이야 나중에 찾을 수도 있는 거다. 해당 의료인력의 부족, 근데 부족하면 부족한 사람들 중에서 어느정도 위급성을 따져가지고 대처를 할 수도 있는 것이라는 발언도 했다.

응급의학계에서는 해당 발언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이형민 회장은 응급실에서 응급처치만을 요구한다면, 수용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문제는 응급처치만을 요구하지 않는 현실이다. 응급실에선 최종처치 자체를 책임질 수는 없다.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상태에서, 수용 거부 사유까지 불가하다는 것을 들으면, 그럼 대체 어쩌라는 것인지 다시 묻고 싶다고 한탄했다.

의료계에서는 해당 법안이 현장에서 바라는 것의 최소 기준이라고 강조한다. 해당 법안 계류 소식이 들릴 때마다 한숨 섞인 비판도 나온다.

응급실 뺑뺑이로 불리는 응급의료기관의 수용 거부 문제에 대한 원인이 통계로 나왔고, 현장에서의 요구가 법안 발의로 발전했지만 의료현장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거듭 좌절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주영 의원은 법안 심사에서 선의로 이루어지는 의료행위를 그 결과에 따라 법으로 처벌하려는 현재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종사자의 이탈로 인한 응급의료체계 붕괴는 기정사실이 될 것이라며 개정안 필요성을 강조한 뒤 어영부영하는 동안 전 국민이 응급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와 권리가 없어지고 있다며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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