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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국회 통과한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보는 의료현장은 '싸늘'

박양명 기자2025.10.28 15:50

[초점]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알맹이는 없었다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으로 이름 붙여진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10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민생 법안이라고 자평하지만, 응급의료 현장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의협신문]은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에 대한 의료계 목소리를 들어보고 응급실 뺑뺑이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해 봤다.

①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의료현장에선 의미 없다
② 응급실 뺑뺑이 막으려면? 기준안예방안 넣어야

ⓒ의협신문
ⓒ의협신문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국민 삶과 직결된 민생법안으로 분류,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일명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을 놓고 실제 의료 현장은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법안에 등장하는 시스템은 이미 현실에서 존재하고 있지만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겁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국회는 10월 26일 본회의를 열고 법안 76건을 상정했는데이 중 보건복지위원회 관련 안건 25건 모두 가결됐다. 그중에는 응급실 뺑뺑이를 방지하겠다며 발의한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도 있다.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법안을 통합 조정한 내용으로 응급의료기관이 응급 환자 이송하는 사람과 통신을 위한 전용 핫라인을 개설 운영토록 하고 있다. 수용 능력 확인에 필요한 사항을 중앙응급의료센터에 통보토록 하고 이를 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하면 의료기관 평가에 반영토록 하는 내용도 있다. 재난 상황에서 환자 이송 및 지원한 응급의료기관과 응급이송업체 등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재정 지원도 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이라고 지칭하며 응급환자가 제때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자평하지만, 의료 현장은 의미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실제 응급실 핫라인은 이미 구축돼 있고 응급의료정보는 이미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자료로 전송하고 있다. 병상정보와 진료정보는 응급의료상황판에 공개하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보건복지부 점검 결과에 따르면 전체 412개 응급의료기관이 응급의료 전용 회선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응급의학회 이경원 공보이사는 이미 응급실들은 직통 전화를 운영하고 있는데 응급실 미수용이 해소될 것처럼 떠들썩하게 나오니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응급실 미수용 문제는 응급 환자를 수용할 병상과 인력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도 개인의 경험을 꺼내며 의미 없는 법안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삐삐를 차고 다니던 시절부터 PDA, 휴대전화까지 별의별 방법을 다 해봤다. 지금도 근무할 때 재난 전화, 전원 전화 등 휴대폰을 3개씩 들고 있다라며 응급실 뺑뺑이라고 하는 게 전화가 없어서 문제가 생긴 게 아니라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응급의료 자원 정보 공유도 중앙에서 관리하겠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다라며 같은 병원 안에서도 1층과 2층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며 환자 이동을 고려해야 한다. 결국, 의료기관이 환자를 거부하지 못하게 강제 수용하도록 하기 위한 빌드업 과정 밖에 안된다고 비판했다.

의료계는 응급실 뺑뺑이라는 말 자체에도 불편함을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은 응급실에 연락하는 과정은 환자가 전원하는 과정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라며 응급실 뺑뺑이가 없는 나라는 없다. 응급실 뺑뺑이를 마치 병원에서 환자를 안 받으려 해서 생기는 일로 바라보고 있는 이상 이 문제는 영원히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응급의학과의사회는 28일 성명서까지 내고 정부 책임을 응급실 현장에 돌리려고 한다라며 법 개정을 규탄했다. 응급의학과의사회는 강제로 이송병원을 선정해 환자를 보내면 응급실 뺑뺑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환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라며 그나마 현장에 버티고 있던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희망과 미래가 없는 응급의료현장에서 이탈할 것이고 우리나라 응급의료는 붕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송 지연의 근본 원인은 인프라 부족이라는 점도 재차 지적했다. 이형민 회장은 현재 응급환자 이송 지연 문제는 개별 병원의 대응 부족이 아니라 중증환자 치료를 담당할 최종 치료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라며 병원에 책임을 전가하거나 마치 대부분 진료가 가능하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정보를 강제 공개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응급환자 치료 역량을 실질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중환자 병상, 전문 진료과 인력, 특수치료장비 확보 같은 인프라 개선과 정부의 재정적 및 행정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응급의학과의사회는 응급실 뺑뺑이를 없애기 위해서는 응급실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현장의 응급의학 전문의가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환자의 수용결정도 진료의 일부분이고 전문적인 판단으로 존중해야 한다. 새롭게 핫라인을 구축해서 가뜩이나 어려운 응급의료 현장에 더 부담을 줄 게 아니라 현장을 이해하고 도움이 될 제대로 된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산하 단체 의견을 수렴해 올해 3월 핫라인 개설 관련 법안에 대해 실질적인 응급의료 체계 개선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의원실에 제출한 바 있다. 7월에는 응급의료기관의 수용 능력을 중앙응급의료센터에 실시간 통보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응급진료 역량 제고보다 형식적 책임 부과에 그칠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응급의학과의사회는 응급의료기관의 운영 상황과 배후 진료가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공개되는 것은 구급대의 병원 선정 및 전원 병원 선정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시시각각 바뀌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해서는 전담 인력이 24시간 상주하여 지속적인 확인과 업데이트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응급실 현황뿐 아니라 병원의 전체 병상 가동률, 특수치료장비, 각 진료과의 응급 진료 역량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해야 하므로 상당한 인력과 예산 확보가 필수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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