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의료 불균형 '제도화'하려는 정부…지역의사제의 그림자
지옥으로 가는 길은 좋은 의도로 포장되어 있다(The road to hell is paved with good intentions)
선한 마음이나 좋은 목적이라도 그 결과나 실행이 잘못되면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음을 경고한다는 교훈의 미국 속담이다.
이재명 정부가 지역의사제를 국정과제로 삼았다. 지역격차 해소,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 등의 좋은 의도에서다.
국회도 정부 국정과제에 맞춰 지역의사제 입법을 추진하며 빠르게 움직이는 중이다. 해당 법안은 의대 정원의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선발하고, 의사면허 취득 후 공공의료기관 등에서 일정 기간(10년) 의무 복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부와 국회는 법안에 포함된 의무 복무 내용, 면허 취소 사유 등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에도 법률 자문 결과 위헌 소지가 없다고 강행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다만,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지역의사제가 과연 의료 불균형을 해소할 제도인가 아니면 불균형을 제도화하는 또 하나의 실험적 제도인가, 정부는 지금 그 무게를 충분히 고민하고 있는가?
좋은 의도로 시작했다가 실패로 끝난 보건의료 정책은 많다. 윤석열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했지만, 대통령 탄핵으로까지 이어진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정책도 당시 정부의 설명대로라면, 의도 자체는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좋은 의도에서부터 시작했다.
의료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과의 소통이다. 이번 이재명 정부의 지역의사제 역시 성공의 열쇠는 소통에 있다.
다만, 지역의사제 논의 과정에서부터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은 상반된다.
의료계 내에서는 지역의사제가 시행되면 사실상 이중 면허 체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과 지역의사제로 배출된 의사라는 사실이 낙인으로 작용할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낙인 효과의 결과는 지역 내 환자들이 믿을 수 있는 의사가 있는 수도권 병원으로 쏠리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역 의료 인프라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없이 단순히 의사 인력만을 강제로 지역에 배치한다고 지역 의료가 과연 발전할 것인가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국회는 최근 지역의사제 법안을 논의하며 정부와 함께 입법 공청회 개최를 약속했다.
정부는 해당 자리에서 지역의사제를 추진하기에 앞서 지역 환자를 어떻게 유치하고, 의사들을 어떻게 지역에 정주하게 할것인지 구체적인 안을 제시해야한다.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정책적 접근은 신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역의료 강화를 위한 법과 정책은 오히려 지역의료 붕괴로 귀결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정부의 선한 의도가 국민 건강을 저해하는지옥의 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 '490명' 지역의사, 어떻게 선발·교육·수련할 것인가?
- 프로포폴 처방 때 환자 투약내역 확인 '권고'
- 공보의·군의관 줄지 않는 '3년' 복무…의료계, 국회와 여론 환기 총력
- 경북 보건단체, '제13회 캄보디아 해외 의료봉사 해단식' 개최
- 복지부, 비정상·가짜진료 조사 위해 전문가평가제 활성화 추진
- 박형욱 교수, 이소희 '의료사고 사각지대' 주장에 "과장·선동" 비판
- "군의관·공보의 군사훈련기간, '복무기간'으로 산정해야"
- 중환자 관리 패러다임 "병상 수에서 치료 역량 중심으로"
- 전쟁의 땅 우크라이나에 심는 재활치료 '씨앗'
- ADC 급여 이후 '바벤시오' 높은 순응도로 포지셔닝?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