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정원 2.5배 늘어난 충북의대 현실은? "강의실 신축 계획 백지화"
의대정원 2000명 확대라는 급진적 정책 발표 후 1년 8개월여의 시간 사이, 정권이 바뀌는 큰 변화를 맞으면서 병원과 학교를 떠났던 전공의와 의대생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다만, 흘러간 시간 동안 일어난 출혈은 고스란히 의료계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증원이 가장 많이 이뤄진 의대였던 충북의대만 놓고 봐도 그렇다. 24학번과 25학번을 모두 합한 150명이 학생은 180석 규모의 의대 강당에서 함께 수업을 들어야 한다. 내년도 정원이 기존으로 되돌아가면서 강의실 신축 계획도 백지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채희복 충북의대 의정사태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발간하는 계간 의료정책포럼 가을호에 의대정원 증원 이후 교육 현실을 전했다.
충북의대는 지난해 2월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따라 정원이 126명으로 늘었다. 기존 49명 보다 약 2.5배 더 늘어난 숫자다. 올해 2학기부터 충북의대는 지난해 휴학했던 24학번 예과 1학년 48명과 늘어난 신입생까지 174명을 한 번에 교육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게 휴학, 군 입대 등의 사유로 150명으로 교육 인원이 줄었다.
이들은 2027년 3월 본과 1학년 과정에서 함께 해부학 실습을 들어야 하고, 2030년에는 본과 3학년 150명과 본과 4학년 50명 등 총 200명이 충북대병원 등에서 실습교육을 받아야 한다.
의대정원 이후 교수는 50명 늘었고, 150명 수용 규모의 의대 대강당은 200명이 들어갈 수 있도록 공사했다. 다만 의대 관련 신축 건물 3개 동을 짓기로 한 것은 정권 교체 후 중단됐다. 실습교육을 위해서는 병원 인근 청주성모병원, 충주의료원 등과 실습 학생을 위한 공동 교육 상호 합의각서를 교환하고 해당병원 전문의를 교육 지도전문의 및 외래 초빙교수로 위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해부학 실습도 현재 6명이 한 조를 이뤄 8개의 해부용 시신으로 10개의 실습 테이블에서 실습했는데, 2년 후 각 조의 인원을 8명으로 늘리더라도 최소한 20구의 시신과 추가 테이블이 필요한 상황이다.
채 교수는 정부가 충북대에 처음 약속했던 140명 교수 충원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라며 앞으로 정년퇴임 등으로 생기는 결원을 이번 순증 TO 외에 별도로 충원 가능한지도 미정이라고 비관했다.
이어 25학번은 평소 정원의 3.5배가 선발됐는데, 이들이 전공의 수련을 받게 되는 시기에는 전공의 TO가 늘지 않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이런 불안은 학생들이 학부성적에 신경증 증세를 갖도록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채 교수는 정책적으로 국가고시 시험제도를 개선하고 전공의 수련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통상 의사 국가고시는 3000명의 졸업예정자가 9~10월 사이 실기시험을 치르고, 이듬해 1월 초에 이론시험을 치르는 식이다.
채 교수는 25학번은 4500명으로 정원이 늘었기 때문에 이들이 졸업하는 해에는 실습시험 기간을 5개월로 늘리거나 시험센터를 두개로 확장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라며 2025년에 들어온 인력이 필수의료 전문의료 인력으로 교육받고 훈련될 수 있도록 전공의 TO를 늘리고 학회나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대한의사협회도 국민을 위해 일하는 조직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채희복 교수는 의사단체의 법적 대표 기구인 의협은 의사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이익단체에서 탈피해 국민보건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위한 선도적인 처방을 제시해야 한다라며 먼저 의료시장 혼탁, 허위 과장광고 등을 지양하고 비양심적인 진료행위를 한 회원에 대해 자체 징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 정부의 실정 때문에 이번 사태가 일어난 것은 맞지만 그 내면에는 의사단체가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한 단체라는 사회의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에 의사에게 내려진 철퇴에 대해 우리 사회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라며 우리는 먼저 그런 성찰을 바탕으로 의료생태계 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이 힘을 모아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 자기 자신보다는 환자와 사회를 위해 솔선수범하는 의사로 사회의 인식을 개선해 나간다면 제2, 제3의 의정사태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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