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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한의사들에게 속아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

강석하 과학중심의학연구원장2025.10.14 10:41
ⓒ의협신문
발전된 의료기술을 한의사도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주장은 자격이 미달되는 자의 행위로 인해 환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을 막기 위해 무면허 의료행위를 제한한 의료법 취지와 상충된다. ⓒ의협신문

지난 10월 10일 서영석 의원 등 51명의 국회의원이 한의사에게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을 허용하는 취지의 의료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한의사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사용할 수 없는 법적인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무면허 의료행위이고, 다른 하나는 한의사는 방사선 발생장치의 안전관리책임자 자격기준에 해당하지 않으며 방사선사에 대한 지도권한도 없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의료기관 개설자나 관리자는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설치한 경우에는 안전관리책임자가 되어라며 한의사들도 책임자가 될 수 있게 허용했다.

개정안 제안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한의 의료에서 발전된 의료기술의 이용이 제한되는 것이 문제라는 주장이다.

발전된 의료기술을 한의사도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주장은 언뜻 그럴듯하게 들린다. 하지만 자격이 미달되는 자의 행위로 인해 환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을 막기 위해 무면허 의료행위를 제한한 의료법 취지와 상충된다.

아무리 발전된 기술이어도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 각각의 전문성에 맞는 영역에서만 허용해야 한다. 방사선 영상진단은 한의학적 원리나 전통과 동떨어져 있으며, 한의사는 이 영역의 전문가가 아니다.

한의사들은 한의대 수업에서 영상진단을 가르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한의사는 대학병원의 현대의학 진료현장이 아닌 한방병원의 한방의료 진료현장에서만 실습받은 완전히 다른 영역의 의료인이라는 뚜렷한 차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둘째 한의사의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사용이 법률에 적법하다고 판단하는 등 법률해석이 변화함이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해당 사건과 판결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의사들의 거짓말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 사건에서 해당 한의사는 엑스선 골밀도 측정기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영상을 참고하지 않았고, 골밀도 수치를 참고하지도 않았으며, 단지 자동으로 제시한 성장추정치만 참고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주장을 인정해서 이 사건 기기에서 추출된 성장추정치를 한의학적 진료에 참고하거나 환자들에게 그 자료를 제공한 것에 불과하다며 현대의학적 의료행위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기기는 저선량 기기이기 때문에 방사선 기기 안전관리책임자 규정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법원 판결의 취지는 한의사들의 왜곡과 달리 한의사의 방사선 영상 진단이 적법하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며, 현대의학적 진료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한의사의 주장을 믿었고, 그로 인해 의료법 위반은 없었다는 것뿐이다.

의료법 개정을 통해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자격을 한의사에게 허용한다고 해도 방사선 영상진단이 무면허 의료행위가 아니라는 판결이 나온 적이 없으므로 한의사들이 의사와 같은 방식으로 진단했을 때 불법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의사에게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자격을 주어 방사선 기기 설치를 합법화해도 한방의료행위를 벗어났다면 의료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하나 더 주목할 부분은 한의사의 엑스선 골밀도 측정기 사용이 무면허 의료행위는 아니었어도 매우 부적절했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해당 기기(제허05-576호, BGM-6)에 관해 문의한 결과 뼈 또는 인접 조직에 엑스선을 투과하여 뼈의 밀도와 미네랄 함량을 측정하는 기구로 허가받은 제품이며, 성장추정치를 자동으로 추출해 주는 기능에 대해서는 허가받지 않았음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즉, 한의사는 환자들에게 키 성장 한약을 판매하면서 엑스선 기기의 인증되지 않은 기능을 이용했다. 부적절한 진단이며 일종의 사기라고도 볼 수 있다. 이 한의사의 한방 성장치료는 무작위대조군 임상시험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제대로 검증한다면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올 리 없고, 사기와 다를 바 없다고 본다. 이 한의사의 성장진단과 치료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일까? 이런 한의사들에게 방사선 진단기기를 허용하면 환자에게 도움이 될까? 해가 될까?

강석하 과학중심의학연구원장 ⓒ의협신문
강석하 과학중심의학연구원장 ⓒ의협신문

서영석 의원의 의료법 개정안에서 제시한 가장 큰 근거인 무죄 판결 사건은 윤리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한 행위였다. 게다가 한의사의 방사선 영상진단 자격을 인정한 판결도 아니었는데 한의사들의 거짓말에 속아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하기에 이르렀다. 51명의 국회의원과 그 보좌관 모두 한의사들의 판결 왜곡에 속아 넘어가면서 아무도 판결문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것 같다.

남을 속이는 사람이 이득을 취하는 사회에서 선량한 사람은 보호받기 어렵다. 의료인인 한의사들이 자신의 이득을 위해 법원 판결 내용을 속이는 등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해대는데, 국회가 그들에게 속아 넘어간다면 선량한 국민은 누가 지켜줄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의학의 기준에서 명백한 사기행위임에도 한방의료의 특수성이라고 허용되는 엉터리 진단과 치료가 많다. 한의사에게 새로운 기기를 쥐여주면 환자의 피해만 더해질 가능성이 높다.

국회가 나서야 할 일은 한의사의 명백한 사기 행위를 한방 의료행위라며 폭넓게 허용해서 환자가 피해를 당하고, 의료재정도 낭비하는 중대한 문제를 바로잡는 일이다.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서영석의원 등 51인, 의안번호 2213463) ⓒ의협신문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서영석의원 등 51인, 의안번호 2213463) ⓒ의협신문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서영석의원 등 51인, 의안번호 2213463)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
현행법령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관리운용자격을 명시하지 않고 보건복지부령으로 위임하고 있으나, 위임된 보건복지부령 중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자격기준에서 한의원 및 한의사가 제외되어 한의의료에서 발전된 의료기술의 이용이 제한되고 있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설치한 의료기관에서는 선임된 안전관리책임자에게 책임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어 의료기관 개설자에게는 책임이 제외되는 등의 불합리함이 있었음.
의료기기 기술의 발달로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사용이 의료분야에 보편적으로 확대되고 있을 뿐 아니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는 한의사의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새로운 판단기준을 제시한 후, 최근 법원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참조하여 한의사의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사용이 법률에 적법하다고 판단하는 등 법률해석이 변화함에 따라 안전관리책임의 소재를 법률에서 명확히 할 필요가 있음.
이에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설치한 의료기관에서 해당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직접 안전관리책임자가 되어 관리하도록 하고, 그 외의 경우나 별도의 선임이 필요한 경우 별도의 적정인력을 둘 수 있도록 하여, 종별 의료에서 발전된 의료기기 기술을 적극 활용할 뿐 아니라 안전관리에 더욱 노력하고 의료기관 종사자 및 환자들의 불필요한 방사선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함(안 제37조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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