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폐암치료 패러다임 전환...렉라자 병용, 표준으로 자리매김"
렉라자(성분명 라제르티닙) 기반 병용요법이 연이어 주목할만한 임상 성과를 내며,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그 지평을 넓혀나가고 있다.
최근 열린 세계폐암학회(WCLC 2025)에서는 렉라자-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3상 임상 연구인 MARIPOSA의 후속 연구 결과가 공개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MARIPOSA 연구는 타그리소(오시머티닙)와의 직접 비교를 통해 렉라자 병용요법의 가치를 확인한 연구로, 렉라자 병용요법이 타그리소 단독요법에 비해 무진행 생존기간을 30% 높이고(PFS 중앙값 23.7개월 vs 16.6개월), 전체 생존기간 분석에서도 사망 위험을 25% 줄이는(OS HR 0.75) 결과를 냈다.
후속 연구에서는 OS외에도 다양한 측면에서 렉라자 병용요법의 유의미한 치료효과를 입증했다. 객관적 반응률(ORR)을 높였고, 우수한 중추신경계(CNS) 억제효과를 보이며 병용요법 전략의 임상적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WCLC 2025에서 발표된 렉라자 연구 결과의 의의는 무엇이고, 이것이 임상 환경에 미칠 영향은 어떠할까. 연구에 참여한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와 임선민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병용요법이 폐암의 새로운 표준치료로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하며 임상 현장에서의 패러다임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Q. WCLC 2025에서 발표된 결과들로 보자면 렉라자와 타그리소 두 3세대 TKI 병용요법 모두 4년에 가까운 생존기간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치료 패러다임과 임상 현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는가?
조병철 교수: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MARIPOSA 연구를 통해 전체생존기간(OS) 개선을 입증한 최초로 화학요법을 배제한 병용요법이다. 항암화학요법 없이 두 표적치료를 병용해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유의미한 생존 기간 연장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그동안 치료 논의의 중심이 무진행생존기간(PFS)이었다면, 이번 MARIPOSA 연구는 유의한 OS 개선을 보여주며 실제 임상 패러다임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임선민 교수: 3상 임상연구의 핵심 목표는 OS 개선이다. 두 연구 모두 유의미한 생존 개선을 입증하면서 병용요법이 새로운 표준치료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병용요법 사용이 증가하고 있음을 체감한다.
Q. WCLC 2025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MARIPOSA 3상의 후속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임상적 발견은 무엇인가?
조: 전체 생존기간(OS) 개선 외에도 여러 측면에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렉라자-리브리반트의 ORR은 약 80%에 달했으며, PFS도 유의하게 늘어났다. 특히 우수한 CNS 억제 효과를 보이며,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약 3배 많은 환자에서 CNS 진행 없이 반응이 유지됐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차별점은 내성 기전 분석 결과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는 내성 기전의 발생 빈도뿐 아니라 유전적생물학적 특성 자체의 변화를 동반하는 질적 변화까지 확인됐다. 이는 액체생검(ctDNA) 분석으로 입증된 결과로, 기존 연구와 달리 내성 기전의 질적 변화를 유도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의가 있다.
Q. 내성 기전의 질적 변화란 무엇을 의미하나?
조: 내성 기전의 질적 변화는 단순히 치료 기간을 연장하는 것을 넘어 종양 생물학적 특성을 근본적으로 바꿔 OS 개선에 기여하는 핵심 요인으로 해석된다. MARIPOSA와 FLAURA2의 가장 큰 차이는 인종별 치료 효과다. MARIPOSA 연구는 아시아 비아시아 환자 모두에서 일관된 OS 개선을 보인 반면, FLAURA2에서는 아시아인 환자군에서의 OS 개선 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이는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이 종양 생물학적 특성에 근본적 변화를 주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아시아 지역은 EGFR 변이 환자가 많아 의료진의 경험이 풍부하고, 환자들도 후속치료에 적극적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병용요법 여부와 관계없이 OS 차이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임상시험에서 흔히 제시되는 포레스트 플롯은 이러한 인종임상적 특성에 따른 효과 차이를 확인하는 도구다. 이상적인 치료제라면 인종, 임상적 배경, 후속치료 여부와 관계없이 고른 효과를 보여야 하며, MARIPOSA 연구는 바로 그 일관성을 입증했다.
Q. 병용요법의 이상반응 관리에도 관심이 높다. 이번 WCLC 2025에서 COCOON, PALOMA-2 등 피부 이상반응 관리 및 환자 편의성 연구 결과도 나왔다.
임: COCOON 연구는 피부 부작용을 예방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두피, 피부, 손톱 관리법을 강화한 환자군은 대조군보다 중증(Grade 3) 이상의 피부 이상반응 발생이 현저히 줄었다.
PALOMA-2 연구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포함한 8개 코호트에서 리브리반트 피하주사(SC)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리브리반트 SC는 기존 정맥주사(IV) 대비 주입 관련 반응(IRR)이 7분의 1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으며, 안전성과 유효성은 기존과 동등하게 확인됐다. 리브리반트 SC는 이미 유럽에서 승인을 받았고, 미국에서도 곧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임상 현장에서도리브리반트가 SC 제형으로 점차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Q. 국외 임상 현장에서 렉라자의 이상반응 때문에 사용을 꺼린다는 의견도 있다.
조: 이는 과장된 우려다. 대표적으로 손발 저림은 한국 환자에서는 비교적 흔하지만, 서양인에서는 드물다. 인종별 약물 동태학적 차이와 피부 특성이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내 단독요법에서는 약 30% 환자에서 보고됐지만, 글로벌 병용 임상에서는 5% 이상 부작용 리스트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환자는 작은 증상에도 민감하므로 의료진이 반복적으로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 용량 감량이나 관리법으로 조절 가능하며,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렉라자-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은 PALOMA-2, COCOON 연구 등을 통해 이상반응이 충분히 관리 가능함을 입증했다. 비용 문제를 제외하면 병용요법을 사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Q. 실제 진료 현장에서 3세대 TKI 병용요법에 대한 환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조: 현재 타그리소 단독요법의 OS 중앙값은 약 36개월에 불과하다. 환자의 20~30%는 장기간 치료를 유지하지만, 나머지 70%는 3년 이내에 질병이 진행돼 결국 세포독성 항암요법으로 넘어가고 1년 내 사망에 이른다. 반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OS 중앙값을 12개월 이상 연장한 것이 확인됐다. 환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기간이다. 병용요법은 환자의 생존 연장 효과 측면에서 큰 임상적 의미를 지닌다.
임: 실제 진료 현장에서 3세대 TKI 병용요법을 사용해 보면 초기 반응이 매우 빠르게 나타나며 환자들의 증상도 빠르게 개선된다. 초기 부작용만 적절히 관리 및 예방하면 외래 진료로도 충분히 치료를 지속할 수 있다. 결국 환자가 효과적인 약으로 장기간 생존하도록 돕는 것이 치료의 최우선 과제다.
Q. 환자 맞춤 치료라는 측면에서 고령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도 병용요법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조: 고령 환자에서도 병용요법의 혜택은 분명히 확인된다. 다만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고령 환자들은 대체로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가족 지원이 충분한 선별된 환자군이기 때문에, 실제 진료 현장에서 만나는 고령 환자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EGFR 변이 폐암 환자의 평균 연령은 60대 중반으로 일반 폐암보다 약 10년 젊은 편이며, 80세 이상에서는 병용요법 적용에 신중해야 한다.
연령 자체보다는 치료 의지, 자기 관리 가능 여부, 기저질환, 전이 양상 등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환자가 뇌전이가 있거나 치료 의지가 강하고 관리가 가능하다면 병용요법을 우선 고려할 수 있다. 물론 일부 의료진은 여전히 단독요법을 선호하지만, 환자의 요구와 데이터 확산을 고려할 때 병용요법이 결국 표준치료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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