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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조절 T세포'에 주목한 이유?

이영재 기자2025.10.14 13:55
왼쪽부터  메리 E. 브런카우, 프레드 램스델, 시몬 사카구치.
왼쪽부터 메리 E. 브런카우, 프레드 램스델, 시몬 사카구치.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면역학의 근간인 면역관용(immune tolerance) 연구를 통해 면역세포가 우리 몸을 공격하는 것을 막는 조절 T세포의 존재를 밝혀낸 메리 E. 브런카우(Mary E. Brunkow미국 시애틀 시스템생물학연구소 선임 프로그램 매니저), 프레드 램스델(Fred Ramsdell미국 샌프란시스코 소노마바이오테라퓨틱스 과학 고문), 시몬 사카구치(Shimon Sakaguchi일본 오사카대 석좌교수) 등 3인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은 인체의 면역체계가 어떻게 통제되는지를 발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조절 T 세포 발견이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수상자들은 면역 체계가 외부의 적을 공격하면서도 자기 자신은 공격하지 않도록 제어하는 시스템인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Treg)의 원리를 밝혀냄으로써 자가면역질환 연구의 새 지평을 열었다.

사카구치는 1990년대 초, 기존 면역학이 설명하지 못하던 현상인 왜 어떤 T세포는 대부분의 T세포와는 다르게 오히려 면역반응을 억제하는가?에 주목했으며, 그 결과 조절 T세포라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이후 브런카우와 램스델은 희귀한 자가면역성 생쥐 모델을 통해 이 T세포에서 Foxp3 유전자가 제일 중요한 조절인자임을 밝혀냈다.

Foxp3 유전자의 결함과 이상은 면역 균형을 무너뜨리고, 결국 몸이 스스로를 공격하는 비정상적면역상태인 자가면역질환을 초래한다.이들의 연구는 자가면역질환은 단순히 공격성 과잉 면역의 문제도 있지만, 면역의 브레이크가 고장 난 상태도 중요한 원인임을 알게 했다.

제갈동욱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는 자가면역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자가조절 T세포가 존재하거나 증가해서, 자기를 인식하는 T세포를 억제해야 질병 치료에 도움된다. 반대로, 암은 자신의 세포가 무한증식하는 성질이 있어 암치료에서는 자가조절T세포가 감소하거나 없어야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라면서 자가조절 T세포가 발현하는 T세포 수용체를 인위적으로 정상 T세포에게 발현하게 한다면 루프스, 1형 당뇨병, 류마티스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이런 T 세포를 환자에게 채취해 증폭시킨 후, 인위적으로 이런 수용체를 발현하게 하는 CAR-Treg 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은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가 특히 주목할 점은 희귀질환 연구를 통해 일반 질환 이해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데 있다.

브런카우와 램스델이 조절T세포의 역할을 실증한 IPEX증후군은 100만 명당 1명 미만의 극희귀질환이지만, 이 환자들에 대한 분자유전학적 연구가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1형 당뇨병 같은 흔한 자가면역질환의 병인을 설명하는 핵심 열쇠를 제공했다. 이는 기초의학 연구에서 모델 시스템의 중요성을 보여주며, 단순 질병 치료를 넘어 면역학의 기본 원리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과학적 가치가 크다는 지적이다.

또 양방향 중개연구(bidirectional translation)도 가능케 했다. 자가면역질환에서는 FOXP3+ 조절 T세포를 증강하는 방향으로, 암에서는 종양 미세환경 내 조절 T세포를 억제하는 정반대 방향으로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

이주하 교수(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는 조절 T세포와 FOXP3의 발견은 자가면역질환을 면역계의 오작동에서 평화유지군의 부족 또는 기능장애로 재정의했으며, IPEX 증후군 같은 희귀질환 연구를 통해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의 공통 기전을 밝혀낸 것은 기초 과학의 힘을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라면서 과거에는 면역억제제로 전체 면역계를 억눌렀지만, 이제는 조절 T세포를 증강하거나 이식해 질병의 근본 원인을 표적 치료할 수 있게 됐다. 보다 정교하고 부작용이 적은 방향으로 다양한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라 설명했다.

하정훈 교수(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도 이번 연구는 자가면역질환, 암 면역치료, 장기이식 등 여러 분야의 치료 전략을 바꿔놓을 수 있는 업적이라면서 기초 연구가 실제 환자 진료로 이어지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앞으로 난치성 질환 극복에도 큰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면역활성과 면역관용이라는 두 축의 균형이 건강의 본질적 핵심임도 재확인했다.

김완욱 교수(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는 수상자들은 조절 T림프구와 FoxP3 단백질을 평생에 걸쳐 탐구한 끝에 면역 항상성의 핵심 원리를 규명했으며, 이는 암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라면서 2018년 James P. Allison 교수와 Tasuku Honjo 교수가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데 이어, 이번 수상은 면역활성과 면역관용이라는 두 축의 균형이 인류 건강의 본질적 핵심임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고 평가했다.

이들의 발견 이후 학계는 자가면역 연구의 패러다임을 면역 억제에서 면역균형회복으로 전환했다. 기존 치료제들은 면역반응 광범위하게 억제해 부작용을 초래했지만, 조절 T세포를 강화해 필요한 면역은 살리고, 과도한 면역만 조절하는 선택적 접근전략이 가능해졌다. 최근에는 환자 자신의 조절 T세포를 확장하거나, 유노만능줄기세포(iPSC)에서 유래한 CAR-Treg 세포치료제로 이식 거부반응이나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주지현 교수(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는 이 연구는 단순히 면역조절세포 하나의 기능을 밝힌 연구가 아니라, 인간 면역계가 자기와 타인을 구분하는 철학적 기준을 제시한 상징적 사건이다. 자가면역질환은 면역이 자기 자신을 잊어버리고 공격하는 상태이고, 조절 T세포는 그 기억을 되찾게 해 공격을 멈추게 하는 생체 내 조화 메커니즘이다. 이 균형의 회복을 어떻게 인위적으로 구현할 것인지가 최근 면역학이 고민하는 대주제이며, 수상자들이 우리에게 남긴 숙제라면서 자가면역 분야는 조절T세포를 통해 노벨상 수상의 학문적 영예도 있지만, 면역을 통제하는 기술에서 면역을 이해하고 설계하는 과학으로 나아가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앞으로 의학은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더 강한 약이 아니라, 더 정교한 면역 조절 전략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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