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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포백 김대봉 문학선

이영재 기자2025.10.14 09:58

일제강점기, 의사이자 시인소설가로 살다 간 포백(抱白) 김대봉(19081943). 그는 진료 현장에서 마주한 환자의 육신과 정신의 고통을 글로 옮기며, 의학의 시선이 환자의 내부에만 머무르지 않고 인간 전체로 향해야 함을 깨달았다. 그리고 길지 않은 삶 속 뚜렷한 문학적 족적을 남겼다.

유형준 의학과문학접경연구소장(필명 유담/시인수필가/CM병원 내분비내과/전 한림의대 교수)이 의학과 문학의 경계를 허문 한국 최초의 의사문인 김대봉의 문학세계를 조명한 포백 김대봉 문학선을 펴냈다.

저자는 지난 4월 열린 의학과 문학 접경 연구소 세미나에서 김대봉이 국내 첫 의사문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저자는 몸과 마음의 질병이 제기하는 고통과 생명과 체험은 의사와 문인이 집중하고 몰두하는 인간 이해의 근원적 소재이며 주제다. 의학과 문학이 맞닿으면 두 영역의 터인 인관관계 이해를 기름지게 하는 거름으로 작동한다라면서 의학과 문학 사이에 쌓여 있는 관습적 구별을 헐어낼 재능을 지닌 의사문인을 찾아 자료를 수집하고 천착하고 있다. 이 과정속에서 포백이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문인임을 확인했다고 알렸다.

문학과 의학의 접경에서 무심(無心)의 시인으로서 살아낸 연유도 설명했다.

저자는 의사 김대봉은 시를 지었다. 시인 김대봉은 의업을 수행했다. 그는 활동 영역이 달라, 스스로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두 접경에서 타고난 진실성과 성실한으로 최선을 다하기 위해 그 역시 진실한 성실로 인간주의적 연민을 추구하고 다졌다라면서 그 추구의 노정(路程)에서 드러낼 수 있는 오롯한 노정(露呈)은 무심(無心)이 가장 마뜩했을 것이다. 김대봉을 무심의 의사 시인이라 주저없이 부른다로 전했다.

유형준 의학과문학접경연구소장

인간을 향한 가장 적극적인 관심의 표현이 역설적이게도 무심이라는 진단이다.

저자는 인간주의에 뿌리 박고 환자를 연민하되, 만만치 않은 현실 속 자신도 연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진료현장에서 만나야 하는 정상을 벗어난 육신과 정신의 고통은 환자와 함께 의사 자신도 겪고 헤쳐나가야 할 세상이라면서 물 끓듯, 꽃 피듯 표출하는 무심, 사념(邪念)이 아닌 사념(思念), 덧칠한 혼이 아닌 무심, 무심은 가장 강력한 인간에 대한 관심의 역설이다. 무심은 의학과 문학 사이에서 채워서 비우고, 넘쳐서 지워 내버리는 인간주의를 추구하고 실천하고자 했던 의사문인 포백 그 자체가 분명하다고 짚었다.

의학과 문학의 교차점에서 인간 이해를 추구했던 김대봉의 문학적 실천은 같은 의사이자 문인인 저자에 의해 되살아난다.

저자는 전 세계 의사문인 108명의 삶과 글을 옮긴 글짓는 의사들(2024)에서 최첨단 진단기기의 숫자와 기호에만 의존하는 치료 과정 속에 인간적 이해의 치유 행위가 사라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현재 삶 곳곳에 스며들고 있는 인공지능(AI)은 이런 인간 몰이해를 더욱 심화시키고, 나아가 그 필요마저 부정하는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겠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인간의 삶은 편의와 결과로만 재단할 수 없다. 몸과 마음에 고스란히 새겨지는 삶의 과정은 그 자체로 고귀하다.

의사의 시선으로 인간의 존재를 탐구하고, 문학의 언어로 풀어낸 김대봉의 작품은 그래서 더욱 가치있고 귀하다. 이 책에는 그런 여정이 고스란히 담긴다.

저자는 삶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에 목마른 이들에게 이 책은 더욱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책은 포백의 작품 중 의학적 내용 또는 수사가 뚜렷한 시와 산문을 골라 묶었다. 시는 무심(1938)을 기준으로 이전 발표 시, 무심에 실린 시, 그후에 발표한 시 등으로 나눠 실었다(☎ 02-3272-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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