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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성분명 처방,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홍완기 기자2025.10.02 14:05
홍완기 기자 ⓒ의협신문
홍완기 기자 ⓒ의협신문

약계의 오랜 숙원. 성분명 처방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재명 대통령 공약과 국정과제에 수급불안정 의약품에 한정한 성분명 처방이 포함되면서, 최근엔 입법 시도 한 걸음에도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약계는 흐름을 타고 성분명 처방 제도화 추진을 방점에 둔 국회 토론회를 열었다. 약계의 동반자인 약사 출신 서영석 의원과 처벌 조항을 포함해 수급불안정 의약품에 대한 성분명 처방을 의무화하는 법을 발의한 장종태 의원이 함께한 토론회였다.

토론회장은 앉을 자리도 부족했다. 기자들은 바닥까지 채우고 앉아 키보드를 쳤다. 한약사 일반의약품 반대 시위를 위해 국회 근처를 찾은 약계 지부장들이 모두 동원됐다는 후문도 들을 수 있었다. 그만큼 공 들인 행사였다는 거다.

약계 숙원 주제, 공들인 토론회. 하지만 분위기는 약계 기대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정부가 답해줬으면 좋겠다. 입장을 확실히 해 달라. 제네릭 약성분이 같다고 하면 효과도 똑같은 거 아닌가?

재정 절감, 환자의 선택권 보장 등 약계의 논리가 계속되던 찰나, 환자 입장으로 참석한 패널이 던진 질문이었다. 어찌보면 단순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질문이 나온 셈이었다.

해당 질문은 정부를 향했지만 이미 오랫동안 답을 해온 이들이 있다. 누구보다 오랜시간 환자 가까이에서 약의 차이를 경험한 의사들이다.

약에는 주성분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부성분이 있고, 제제를 형성하기 위해 들어가는 부수적 재료들이있다. 조금의 차이가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신중할 수 밖에 없고, 신중해야만 한다.

최근에는 의사 면허를 가진 의원들의 입에서도 단호한 답변이 이어지고 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동일한 성분의 약을 회사만 바꾸어 처방했을 때 겪었던 아찔한 경험을 밝혔다. 만성질환이 있어 세프트리악손이라는 약을 항상 맞았던 환자였는데, 동일 성분의 약으로 교체하자 쇼크에 빠졌던 것이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같은 성분이라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효, 부작용, 흡수율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환자마다 다른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고,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도 아무리 동일한 성분과 함량과 제형일지라도 약에 따라 환자에게 미치는 효과와 부작용은 엄연히 다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의사라면 누구나 환자가 던진 물음에 명료하게 답하고 있다.

환자는 약의 색깔만 바뀌어도 적응하기 어려워 한다

환자가 약을 제때, 정량으로 복용하는 정도를 복약 순응도라고 한다. 개원가에서는 환자가 평소 먹던 약이 바뀔 경우 이러한 순응도가 떨어질 수 있어, 상당히 조심스럽다고 토로한다.

정부 역시 토론장에서 환자의 이러한 우려점에 우선적으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지적은 역설적으로 약계가 내세운 국민 설문에서 출발했다.

약사회는 국민의 성분명 처방 수용도가 높다는 근거로 대국민 설문을 조명했다. 정부의 시선은 달랐다. 동의하지 않는 국민들. 그들이 느끼는 불안감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강준혁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장은 15% 정도는 성분명 처방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논의의 시작은 기대효과가 아닌 어떤 것 때문에 우려하고 있는지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의사들의 일관된 지적처럼 약은 색깔 하나, 제형, 부성분이 환자의 상태를 좌지우지할 수 있고, 순응도를 흔들수도 있다. 작은 차이가 결국엔 치료 효과를 뒤집을 수 있다는 얘기다.

환자가 물었던 질문의 화살을 약계에 돌려본다. 의사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음에도, 환자에게 문제 없다는 확답을 줄 수 있는가? 많은 의사들의 우려와 걱정은 정말 기우일뿐이라고 보는가?

성분명 처방 논의가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제도적 효율성의 문제로 축소될 때, 환자의 불안은 커질 수 밖에 없다. 근본적인 질의에 해답을 찾을 수 없다면, 환자들은 약 봉투를 쥔 채 같은 질문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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