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의사 출신 의원들 '성분명 처방' 두고 엇갈린 행보?
22대 국회에서 성분명 처방 입법 시도가 이어지면서 의료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의사 출신 국회의원들의 행보가 갈리고 있다.
현장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약사회가 주관하는 성분명 처방 관련 토론회를 공동 주최하며 제도 도입 논의에 힘을 싣는 의원도 있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28일 개인 SNS를 통해 또 다른 의료대란을 부르는 성분명 처방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성분명 처방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했다.
한지아 의원은 임상의사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며 같은 성분이라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효, 부작용, 흡수율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이는 환자마다 다른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분이 같다고 해서 약의 효과가 완전히 같을 수 없다는 지적. 이런 미묘한 차이는 고령자, 중증질환자, 면역저하 환자에게는 건강에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짚었다.
한 의원은 복잡한 임상 현실을 무시한 채 성분명 처방을 의무화하겠다고 나섰다.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심지어 이를 따르지 않으면 형사처벌하겠다는 초유의 방침까지 예고했다며 환자 상태에 따른 전문적 판단을 범죄로 취급하는 순간, 의료현장의 자율성과 전문성은 무너진다고 꼬집었다.
비슷한 우려는 다른 의사 출신 의원들에게서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은 지난 1월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대체조제 사후통보 추가법을 논의하던 중 아무리 동일한 성분과 함량과 제형일지라도 약에 따라 가지고 환자에게 미치는 효과와 부작용은 엄연히 다를 수 있다. 의사는 자기 면허를 걸고 모든 책임을 지고 처방을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 의사의 처방이 왜 필요한가?라고 반문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 역시 같은 회의에서 실제 사례를 들며 성분명 처방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주영 의원은 항상 동일 성분의 항생제를 맞던 환자가 제약회사가 달라진 뒤 주사 직후 쇼크에 빠진 사례를 응급실에서 직접 경험했다. 약에는 주성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부성분도 있고 부성분을 넘어서 이 약을 믹스하기 위한 혹은 약 제제를 형성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부수적인 것들이 있다며 이것은 직역 간의 문제가 아니다. 처방권에 대한 문제라면 얼마나 정확한 처방, 내가 내린 것의 오리지널리티를 확실하게 지켜서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 출신 국회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성분명 처방에 대한 우려점을 짚고 있는 것. 반면, 일부 의사 출신 의원들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과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30일 약사회 주관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5명의 의원에 포함됐다. 해당 토론회는 성분명 처방 한국형 모델 도입 정책토론회 제목으로,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주제 앞에는 국민의 조제약 선택권확대를 위한이라는 단서가 달렸는데, 이는 약사회가 성분명 처방 제도 필요성을 주장할 때, 단골 근거로 사용하는 것으로 주제가 성분명 처방의 필요성으로 귀결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주최 의원들이 해당 토론회에 참석해 어떤 주장을 이야기할 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약사회 주관으로, 성분명 처방 필요성에 치우칠 것으로 예상되는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정부는 국정과제에 포함된 성분명 처방을 품절이 잦은 필수의약품에 한정한다고 선을 긋고 있으나, 약사회는 이를 전면 확대 프레임으로 끌고 가며 갈등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대학생 성분명 처방 광고 공모전을 열고, 이번 토론회까지 추진하며 여론전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대한의사협회는 성분명처방 제도화는 과학적 진료행위에 대한 침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의료계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계속된 성분명 처방 논쟁과 관련 ▲환자 안전 위협 ▲의사 처방권 침해 ▲책임소재 불분명 ▲의약분업 원칙 훼손 등을 짚으며 강력 반대 입장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처방과 조제는 분리해야 하고 △진료에 대한 판단은 면허를 가진 의사에게 전적으로 위임해야 하며 △국민에게 안전하고 과학적인 치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의협은 입장문에서 성분명처방은 결국 처방권이 약사 직역으로 이전 또는 공유를 의미한다라며 의료의 기본을 훼손하고 환자 치료의 연속성과 책임소재를 모호하게 만드는 매우 위험한 제도라고 재차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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