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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핵 비대, 악성화 아닌 '전이 억제' 확인

이영재 기자2025.09.26 13:35

암 세포의 핵 비대는 악성화의 원인이 아니라, 오히려 전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직 검사에서 암세포는 정상보다 큰 핵(세포의 유전정보 저장고)을 지닌 경우가 흔히 관찰된다. 그동안 이는 암의 악화 신호로 여겨졌지만, 정확한 원인과 영향은 밝혀지지 않았다.

김준김지훈김유미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암세포 핵 비대가 악성화의 원인이 아니라 복제 스트레스에 따른 일시적 반응이며, 오히려 전이를 억제할 수 있음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암 진단과 전이 억제를 위한 새 치료 전략 개발로 이어질 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암세포에서 핵이 커지는 분자적 이유를 밝혀내면서 병리 검사에서 자주 관찰되지만 직접적 원인과 암 발달과의 관계가 불명확했던 핵 비대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초를 마련했다.

연구팀은 암세포에 흔한 DNA 복제 스트레스(세포가 DNA를 복사할 때 생기는 부담오류 신호)가 핵 속 액틴 단백질을 뭉치게(중합) 만들고, 이것이 핵을 크게 만드는 직접 원인이라고 밝혔다.

■ 암세포 핵비대 현상이 유도되는 기전과 세포 생리에 미치는 영향.
■ 암세포 핵비대 현상이 유도되는 기전과 세포 생리에 미치는 영향.

이번 결과는 암세포 핵 크기의 변화가 단순히 암세포가 이득을 보기 위해 진화한 형질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임시방편적 반응이며, 암세포의 전이 가능성에는 제약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향후 연구에서는 핵 크기 변화가 암 치료 표적이 될 수 있는지, 또는 전이 억제와 관련된 단서가 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결론은 ▲유전자 기능 스크리닝(수천 개 유전자를 차례로 억제해, 핵 크기 조절에 관여하는 주요 유전자를 찾아냄) ▲전사체 분석(핵이 커질 때 어떤 유전자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는지 확인) ▲3차원 유전체 구조 분석(Hi-C)으로 핵 비대가 단순한 크기 변화가 아니라, DNA의 접힘과 유전자 배치 변화와 연결 규명 ▲생쥐 이식 모델(핵이 커진 암세포가 실제로 이동성과 전이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 등을 통해 입증했다.

김준 교수는 DNA 복제 스트레스가 핵 크기 균형을 무너뜨린다는 사실을 확인해, 오래된 병리 관찰의 배경 기전을 설명했다라면서 앞으로 암 진단과 전이 예측에 핵의 구조 변화를 새로운 지표로 활용할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김창곤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현 고려대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 홍세명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학술지 PNAS(미국국립과학원회보) 온라인판 9월 9일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Replication stress-induced nuclear hypertrophy alters chromatin topology and impacts cancer cell fit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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