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독감약 투입 후 '극단적 행동'...설명의무 두고 판결 엇갈려
#. 전신 근육통, 고열, 오심 등의 증상으로 경기도 A병원 응급실을 찾은 10대의 B군. 의료진은 A형 독감 양성 반응을 확인하고 페라미플루 150mg 2병을 생리식염수에 혼합해 정맥주사로 투여했다. B군은 증상이 나아져 집으로 왔고, 다음날 오후 아파트 7층에서 뛰어내렸다.
#. 10대의 C양은 고열, 인후통 등의 증상으로 부산 C소아청소년과의원을 찾았다. C소청과 원장은 A형 독감을 확인하고 C양에게 타미플루캡슐 75mg 등의 약을 처방했다. 같은 날 저녁 약을 먹고 방으로 들어간 C양은 다음날 새벽 사망한 채 발견됐다. 아파트 12층에서 뛰어내린 것.
독감 치료제를 주사약 또는 먹는 약으로 접한 두 명의 10대 환자는 치료 후 투신했다. 한 명은 하반신 마비, 또 다른 한 명은 사망이라는 악결과를 맞았다.
이들의 부모는 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페라미플루, 타미플루를 주사하거나 먹은 환자 중 특히 소아청소년은 정신이상, 섬망, 환각, 이상행동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즉, 지도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것.
세부적인 내용의 차이는 있지만 설명의 의무 위반에 대한 법원 판단은 다르게 나왔다. 사건의 성격이 같음에도 법원에 따라 판단을달리하고 있어 독감 치료제를 소아청소년에게 처방할 때는 보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페라미플루 이상행동 부작용 설명 안 해 6억 배상?
먼저 경기도 사건을 전담한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2민사부는 의료진의 지도 설명의 의무 위반을 인정해 손해배상 책임이 40%는 있다고 봤다. 손해배상액도 5억 7048만원에 달했다. 의료진은 항소를 포기했고 사건은 1심에서 마무리됐다. 해당 판결은 2023년 10월에 나왔다.
남부지법은 의사의 지도설명의무 위반 주장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페라미플루 부작용으로 정신, 신경증상이 생길 수 있고 부작용 등 특히 소아청소년에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부작용이다라며 의사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부작용 발생 가능성, 투약 후 주의 사항 및 요양 방법에 대한 지도 설명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페라미플루 제품설명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처방정보 등을 들며 페라미플루 투약에 따른 부작용으로 이상행동이 나타나는 경우는 매우 드문 부작용 사례에 해당하기 때문에 의료진도 사건사고 발생을 쉽사리 예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지도 설명의무 위반 인정 안한 부산지법, 무슨 일?
반면, 부산 사건을 심리한 부산지방법원은 의사와 약사의 지도 설명의무 위반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족 측은 소청과 원장과 타미플루를 조제한 약사까지 손해배상 소송 대상으로 삼았다. 부산지법은 지난 9일 환자의 자기결정권 등 행사 기회를 가지지 못한 데 대한 위자료만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손해배상액으로 2700만원을 책정했다. 이미 지도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한 남부지법 사례가 있었던 만큼 부산지법 재판부도 판결에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타미플루 제품설명서에는 10세 이상의 미성년 환자에게서 인과관계는 불분명하지만, 약의 복용 후 이상행동이 발현하고 추락 등의 사고에 이른 예가 주로 일본에서 보고되고 있다는 등의 주의사항이 나와 있다.
부산지법은 타미플루 설명서에 있는 인과관계는 불분명하지만이라는 문구에 집중했다.
재판부는 환자 증상과 체중 등을 고려한 환자의 타미플루 처방 및 용량 결정 등은 적절했다라며 타미플루와 소아 미성년자 이상행동 발현 등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타미플루 처방으로 의료상 과실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타미플루와 소아미성년자 등 이상행동 발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명확한 연구내지 분석 결과가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오히려 다수 연구 내지 분석 결과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소아청소년에 타미플루페라미플루 처방할 때 설명 어떡해?
의사의 설명의무는 고시 설명, 조언 설명, 지도 설명으로 나눠진다. 독감 치료제 관련 사건에서는 지도 설명의무가 쟁점이었는데, 퇴원 후 지켜야 할 주의사항 등 요양방법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는 것으로 이를 위반해 환자에게 악결과가 생기면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경기도 사건에서는 지도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됐고, 부산 사건에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 부산 사건에서는 법원이 조언 설명의무 위반만 인정했다. 조언 설명은 환자에게 자기 결정에 의한 선택이 요구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위반하면 위자료 배상 책임이 발생한다.
부산 사건에서 의사와 약사 변호를 맡은 이동필 변호사(법무법인 의성)도 지도 설명의무 위반이 아니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독감 그 자체로 소아청소년 환자에게 이상행동이 발생할 수 있다, 다수의 추적 연구에서 타미플루가 소아청소년 이상행동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등의 문헌을 증거로 다수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독감 치료제 처방과 이상행동 관련 사건에서 상급심 판단이 없는 만큼 법원마다 판단을 다르게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라며 앞으로 타미플루, 페라미플루를 소아청소년에게 처방투약할 때 의사는 물론 약사도 이상행동 유발 관련 내용을 설명복약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명 사실을 진료기록복약지도 기록에 기재하거나 녹음 등으로 증거를 남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사건을 진행한 서울남부지법 판결문에 따르면페라미플루 투약 후 2일간 환자가 혼자 있도록 해서는 안되고 행동을 주의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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