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10억 배상 나오면 7억 국가가" 政, 불가항력 분만 사고 국가부담 제안
정부가 불가항력적 분만 의료사고와 관련, 국가 부담을 확대하는 방안을 의료계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배상보험 가입을 전제로, 해당 배상을 통해 3억까지 보상을 받으면 나머지 비용에 대해 10억까지 국가가 보전하는 형태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2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4차 추계학술대회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정부가 제안한 사법 리스크 완화 방안을 공개했다.
김재연 회장은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 배상제도가 최근 3000만원에서 3억으로 늘었다. 배상보험 체계 역시 3억 정도로 보험 상품이 개발운영돼 있다며 하지만 최근 판결에서 10억 이상의 고액배상 사례가 나오면서 정부와 새로운 지원방안을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분만 의료사고 국가배상제도는 의료진의 과실이 없이 발생한 분만 의료사고에 대해 국가가 배상해 환자와 의료진의 소송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배상 한도는 3억원 까지다.
김재연 회장에 따르면, 정부는 해당 한도를 10억원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은 불가항력 사고에 대해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인데, 10억을 국가에서 다 책임진다는 것이 아니고, 배상보험에 가입을 한다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 해당 보험에서 3억까지 보상을 받으면 나머지 7억 정도의 비용을 정부가 보상하는 형태로 제안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시스템 운영은 의료분쟁조정원이 주관하도록 하고, 보험은 민간 보험사를 선정하거나 대한의사협회 공제조합을 선정하는 안이 모두 검토되고 있다.
아직 협의 중인 대안임에도 산부인과계는 해당 제안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적용 사례가 극히 드문 광고용 정책이 될거란 우려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19일 공개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제출 자료에 따르면, 3억 보상한동 상향 이후 청구 건수는 3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자들이 중재원 제도보다는 사법적 해결을 하는 경향과 함께 보상 인정 요건이 엄격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기 위해서는 과실 여부에 관계 없이 국가의 배상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재판 과정에서 의학적 판단과 맞지 않는 결론이 나오는 경우가 많고, 최선의 진료상황을 가정해 이에 미치지 못한 경우 역시 과실로 보는 경우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석수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대의원회 간사는 의학적 한계를 고려하지 않고, 이상적인 진료를 기준으로 유죄를 판결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석수 간사는 태아가 탯줄에 목이 감긴 경우 등을 발견했을 때, 저산소증이 생길 경우 5분 이후엔 손상이 일어난다. 그 아이를 응급으로 분만할 때까지 아무리 빨리 준비하더라도 최소 30분이 걸린다. 수술을 하더라도 5분 안에 저산소증이 온 경우엔 예후가 특별히 더 좋아지지 않는다. 이상 상황이 생길거란건 신이 아닌 이상 예측할 수 없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제왕절개가 아닌 자연분만을 20분에 걸려 진행했는데, 유죄가 나왔다.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마취전문의 대신 산부인과의사가 산모를 마취하다가 의료사고가 난 사례에 대해서도 마취과의사를 구하기가 너무 어려운 현실을 짚었다.
이 간사는 마취를 하는 의사를 구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대부분 위험한 상황을 피하려고 한다. 현장에서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도 돈다며 이러한 경우가 군읍 단위가 아닌 광역시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방의 겨우 거의 붕괴상태라고 봐도 무방하다. 지역으로 내려갈수록 자연분만을 시도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본다. 저수가에 더해 재판에 대한 리스크가 의학적 견해와 관계 없이 이뤄지는 현실은 심각한 상황을 만들어 냈다고 비판했다.
이기철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부회장은 의료보험수가가 정상분만 시, 100만원이다. 배상은 10억이 넘게 나온다. 만약 현실적인 수가를 보장해준다면 문제가 없지만 수가가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는 국가가 최소한의 보장을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우리나라 분만 인프라 붕괴를 막기 위한 ▲필수의료 회생기금 조성 ▲ 공공정책수가 도입 ▲의료배상책임보험 의무 가입 지원 및 형사처벌 부담 완화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 완전 책임제 도입 ▲분만실 유지 기본 수가 신설 ▲고위험 분만 전담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 및 분만취약지 지원 강화 등 6가지 정책 제안을 내놨다.
김 회장은 정부 방안은 현재 법원의 수십 억 원대 배상 판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사법 리스크 부담을 전혀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사법부의 판결에 의해 무력화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진료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정책이 실현돼야 한다. 24시간 운영이라는 필수 의료 시스템의 유지를 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안전한 분만 환경은 의료인 개인의 책임이 아닌, 국가와 사회 전체의 공공적 책임이라며 국민의 건강과 미래 세대의 출산 기본권을 위해 정부의 즉각적전폭적 정책 전환을 다시 한 번 강력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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