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의사파업 금지법 아니라 갈등 합리적 봉합할 협의가 먼저"
의사 집단행동 시 필수의료 만큼은 유지토록 강제하는 법안이 국회에 등장했다. 지난해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 때문에 나온 것인데 법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파업과 필수유지 업무 관계에 대한 국내외 사례를 살펴보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슈브리핑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결론부터 보면, 연구진은 의정 갈등을 봉합하지 못해 의료대란을 초래한 것은 정부 책임이 크고 의료대란을 막기 위해 필수의료 유지라는 사후조치보다 갈등을 합리적으로 봉합할 수 있는 사전조치를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지난 8월 의사 집단행동 시 필수의료를 유지토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2020년에도 필수유지 의료행위를 규정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정지 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한다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다.
연구진은 정부와 국회는 의료대란 반복을 우려하기에 앞서 의정 갈등 반복을 걱정해야 한다라며 갈등을 적절히 봉합해 의정 갈등 결과가 대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료대란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의대 정원 증원이라는 정책을 왜 밀어붙였을까 ▲의대정원 증원이 결정되기까지 격렬한 논쟁과 대화, 설득은 충분했는가 ▲의료대란 현실화 직전 및 직후 정부와 의료계는 협상에 최선을 다했는가 등의 질문이 먼저 있어야 하고 답하는 과정에서 제도와 입법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정부 정책은 의제를 우선 설정하고 정부, 학계, 전문가, 공익 대표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여 논쟁과 협의 과정을 거친다라며 그 결과 정책 방향과 내용이 구체화되면 최종적으로 국민 동의와 협조를 구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의대증원은 이미 정부가 내어 놓은 결과를 최종적으로 의료계에 동의와 협조를 구하는 형국이었다고 했다.
적어도 의대정원 2000명 증원 결정은 정책의 중대성 및 파급력을 고려할 때 의료전문가가 적어도 50% 이상으로 구성된 회의체에서 최소 3~5년 정도 쟁 및 협의 과정을 거쳤어야 한다고 했다.
현재 국회에 등장한 필수유지 업무는 이미 노동조합법에 있다는 점도 짚었다. 노동조합법에 따르면 병원 사업의 필수유지 업무를 필수공익사업 중 하나로 규정하고 이를 정지폐지방해하는 형태로 쟁의행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동시에 현행 의료법에 있는 업무개시명령 조항도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담았다.
연구진은 필수유지 업무를 의료법에 규정하는 것은 같은 내용을 각각의 법률에 중복으로 규정하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서 불필요하다라며 필수의료 지역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현 상황에서 필수의료 종사자에게 비합리적인 의무와 책임을 더하는 것은 사기를 꺾는 것이고 필수의료 현장에서 이탈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적법한 쟁의행위에도 불구하고 업무가 정지되면 국민 피해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노동조합법에서 필수유지 업무를 강제하고 있다라며 이는 정당한 파업권을 보장하되 파업으로 인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 균형, 조정 결과다. 필수유지 업무 유지라는 강제적 조치는 적법한 쟁의행위의 존재인정보장을 전제로 할 때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갈등 상황 해결을 위해 법을 꺼내기 보다는 협의를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는 게 의료정책연구원의 제안이다.
연구진은 법제도가 미비하더라도 특정 직역과 정부 협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결국 상화 대화와 협의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들이 있다라며 각종 금지, 명령, 처벌로 점철된 의료법을 도구삼아 의료대란의 빌미를 제공할 것인지, 대화와 양보로 타협점을 찾아 안정적인 정책 실현을 담보할 것인지는 더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이어 의무와 금지,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앞서 정부와 의료계 사이 대화의 장 공식화, 법제화를 우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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