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마약중독도 치료제 있다" 범죄보단 질병으로 봐야할 이유?
우리나라에서 마약중독을 질병으로 보는 인식이 부족하고, 치료제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러한 인식투자 부족은 재범률을 높여 결국 사회적 문제를 악화하고,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킨다는 우려도 함께다.
이해국 가톨릭의대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마약중독 치료의 현황과 국가 주도 치료제 확보 필요성 토론회(국민의힘 최수진 의원 주최)에서 마약중독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해국 교수는 마약중독은 우리나라에서 건강 이슈라기보다 아직까지 범죄 이슈로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우리가 전통적으로 알고 있는 50대 남성, 히로뽕, 저학력층 등의 형태는 이미 옛날 얘기가 됐다고 짚었다.
보건복지부가 진행한 2011년도와 2009년도 마약류 중독자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 비율은 4배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에서는 20대가 10배 이상 늘었고, 대졸대학원 이상 학력자도 크게 증가했다. 마약중독이 보편적인 문제로 변화했다는 의미다.
마약중독은 뇌의 기능이 떨어지는 질병이다. 구체적으로는 충동을 조절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전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마약중독을 사법행정체계 위주로 진행하다보니 조건부기소유예 프로그램 후 재발에 대해 취약하고, 치료제 개발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연구가 선진국 대비 낮다는 점이다.
실제 국민의힘 안상훈 의원이 17일 경찰청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마약류 사범 평균 재범률은 45.6%로 나타났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55.9%를 기록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권준수 한양의대 교수(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마약중독자가 형사적인 문제로 잡히면 재판에서 형을 받게 되고, 국립병원에서 입원해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끝나면 풀려나고 끝이다. 이후 다시 재발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 약물중독만 전문으로 재판하는 재판부가 있다. 마약사범 중독환자의 재활까지 유기적으로 연계되고, 치료가 이뤄져 재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연결,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마약중독에 대한 우리나라 전반적 인식은 과거 알코올 중독에 대한 인식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해국 교수는 지금은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20대 환자들도 병원을 많이 찾고 있지만 불과 10년 전만해도 50대가 돼서 오는 경우가 많았다. 암으로 따지면 4기에 치료가 시작된 셈으로 보면 되는데 일반적으로 치료는 빠르게 시작해야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크다고 전했다.
오피오이드 중독의 경우, 마약 중독이 일부 일탈이 아닌 일상의 위험 질병 위험이라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고령환자에서 만성 통증 환자들이 오피오이드를 지속 처방받다가 호흡부전으로 인해 사망하는 일이 늘고 있기 때문.
이 교수는 의료용 마약 진통제의 경우, 아파서 필요한 사람들에 처방을 하다보니 의사가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대부분 심한 중독자들만 병원에 오고 있다. 중독으로 넘어가기 직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과량의 오피오이드를 처방받고 있어 어느 순간 중독자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심각하다는 생각이라며 이제는 마약중독을 특별한 문제로 보고, 대처하는 데에 한계가 왔다고 강조했다.
마약중독 치료제에 대한 인식이 너무 낮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의사들조차 마약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질병으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우려도 함께다.
이 교수는 대표적인 마약인 아편과 히로뽕은 도파민을 바로 증가시킨다. 치료에 필요한 약물은 마약을 하더라도 도파민을 분비하지 않게 하는 것과 미리 도파민을 소량 분비시켜 마약을 하고자하는 욕구를 차단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오피오이드의 경우, 간접적으로 도파민을 분비시키는데 오피오이드를 차단하거나 오피오이드를 조금씩 깔아주는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파민이나 오피오이드를 소량 작용하도록 하는 방식은 금연에서 사용되는 니코틴 패치와 같은 원리다.
주목받고 있는 치료제로는 부프로피온과 날트렉손 주사제를 언급했다. 날트렉손은 오피오이드를 장기간 차단시켜주는 약물이고, 부프로피온은 도파민을 소량 분비시키도록 한다. 이외 우울증약이나 ADHD 약물도 정신 자극약제 중 하나로 전두엽에서 도파민 분비를 조금씩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 교수는 날트렉손의 경우 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ICT 기반 치료제지만 오피오이드를 차단하는 약물이기에 엄청난 금단 증상이 온다. 이에 감옥에 투옥되거나 병원에 입원한 상태 등 개인이 마음대로 약을 할 수 없는 제한적 환경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약중독 치료에 대한 과학적 근거나 과학적 연구가 이미 상당수 전문가들에 의해 나와 있음을 강조하면서, 국가 차원에서 치료 기술을 지원하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건복지부는 마약 중독이 결국엔 불법이라는 점을 벗어날 수 없어, 안정적인 임상 연구의 한계점이 있고, 트렌드가 상당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루기 까다로운 분야라고 짚었다.
박선영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중독정신과장은 교과서에 마약 중독은 치료제가 없다는 말이 쓰여있음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며 병원에 가봤자 약이 없는 질환은 정신과 의사들이 하는 역할이 없는 게 아니냐라는 편견 때문에 이분들이 아무 곳에서도 연결되지 못하고 그간의 세월을 보내왔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마약 중독에 충분히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치료제들이 있다는 점들이 적극적으로 홍보되고, 정신과적인 치료와 꾸준한 관리경과 관찰을 담당해줄 수 있는 기관이 바로 정신의료기관이라는 점 역시 함께 홍보가 되면서 제도적 발판들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필요해 보인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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