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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 의료사고로 형사 책임 사건에 "필수의료 붕괴 가속화" 우려

박양명 기자2025.09.11 17:24
ⓒ의협신문
ⓒ의협신문

한 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전공의가 분만 과정에서 생긴 의료사고로 민사 소송에 이어 형사 책임까지 져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의료계는 필수의료 붕괴를 가속화 시킨다라며 연일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료진이 환자 생명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상황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사고에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의료 현장에 큰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고 11일 밝혔다.

2018년 12월, 경기도 한 대학병원 산부인과에서 분만 의료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분만을 담당한 산부인과 교수와 전공의는 4년 넘도록 손해배상 소송을 이어가고 있고 동시에 불구속 기소 상태로 형사 재판까지 받아야 한다.

의협은 의료현장은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위험에 직면해 있고 단순한 결과 중심의 형사적 판단은 의료인의 진료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라며 이번 사건은 사법 리스크가 핵심 의료를 위협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의료행위는 형사책임을 면제하거나 경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도입이 꼭 필요하다라며 국회와 정부, 의료계가 참여하는 논의 구조에서 실질적 대책 마련을 추진하려고 한다. 피해자 구제 방안도 앞장서서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의학회도 같은 날 성명서를 내고 필수의료 붕괴를 무시한 무리한 사법 절차라며 사법기관이 지속 가능한 필수의료 체계를 지키고 확립하기 위해 현명하며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학회는 우리나라에서 가속화하고 있는 필수의료 붕괴 원인은 의료계나 의사 개인에게 있는 게 아니라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재원 확보와 지원 등 근본적인 정부 대책의 부재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악결과에 대해 단순히 의료진 잘못으로 단정해 고의성을 가진 범죄 행위와 동일시하고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하는 것은 어려운 의료환경 속에서도 사명감을 갖고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에게 분만장을 떠나라는 경고장과 다르지 않다라며 우리나라에서 분만 같은 필수의료에 대한 형사 기소는 이미 소수에 불과한 산과 교수들이 분만을 포기하고 대학병원을 떠나게 만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사회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본질적으로 위험성이 있는 업무가 있다. 그런 영역에서 위험이 생겼다고 해당 업무자를 형사처벌 하는 것은 정의로운 공권력 행사가 아니라 사회를 마비시키는 행위라며 사법기관은 이번 사안을 국민 생명과 건강, 필수의료 존속에 직결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모체태아의학회도 성명서를 통해 산과학 멸종이 시작됐다라며 분만 인프라 붕괴가 심각한 모자 보건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성남시의사회 역시 의료진을 형사 피고인으로 세우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의료진의 헌신을 범죄시 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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