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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정부 ‘지역의사제’ 입법 강행...의정갈등 재현 불씨되나

이승우 기자2025.09.11 10:56
ⓒ의협신문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당과 정부가 지역의사제 즉 의사를 10년, 15년 일정기간 동안 한 지역에서만 근무하도록 강제하는 입법 추진 강행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어, 1년 6개월간의 의정갈등이 어렵게 봉합되는 시기에 또 다른 의정갈등의 빌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련 법률안 심사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에서 논란이 큰 만큼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의료계 의견수렴을 거쳐야 한다 이유로 유보됐음에도 여당 인사들은 지역의사제 법률안 통과를 이재명 정부 보건의료 분야 최우선 정책과제로 추진하겠다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지난 4일 보건복지 분야 당정대 협의회 직후 지역의사제 법안을 정기국회 안에 통과할 수 있도록 뜻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정기국회 폐회일이 12월 9일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100일 이내에 입법을 완료하겠다는 것.

그간 해당 입법 추진에 유보적이었던 보건복지부도 태도를 바꿔 의료계가 지역의사제를 반대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인 의사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에 따른 위헌 가능성에 대해 복수의 법무법인 등으로부터 위헌 소지가 없다는 법률검토를 받아, 검토 결과에 대해 법제처에 의견을 조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법안들은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대표 법안으로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발의한 지역의사 양성을 위한 법률안은 의과대학 정원의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선발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선발된 학생에게는 학비를 전액 지급하되, 의사 면허 취득 후 공공의료기관 등에서 일정 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복무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 등도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8월 19일 1법안소위에서 해당 법률안들을 병합심사했지만 보류 결정을 내였다. 법률안 심사 과정에서 기획재정부와 교육부는 각각 지역의사제 수용 곤란 입장을 밝혔다. 특히 교육부의 경우 대학에 대한 입학전형 운영 및 신입생 선발에 대한 자율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보건복지위 수석전문위원도 10년간 의무복무를 강제하는 것은 직업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며 지역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발적 계약을 통해 지역근무를 유인하도록 하는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를 도입하려는 취지의 법안도 제출돼 있는 만큼, 지역의사제 도입 여부 및 그 방안에 대해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은 지역의사로 10년을 근무한다는데, 의대 졸업하고 1년 인턴 마치고 4년 전문의 과정 마치고 나면 5년이 다 지나가 버린다. 5년밖에 지역에 근무를 안 하는데 이후에는 다 수도권으로 또 도망갈 것이라며 이 제도가 효율성이 있는지, 강제 사항으로 하면 제2의 의정갈등 상황이 또 돌출될 거라고 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의료 전문단체와 좀 더 심도 있게 소통을 하고, 지역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해서 다시는 제2의 의료갈등 사항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1법안소위원장인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 역시 제2의 의정갈등, 사회에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는 중요한 법안들이라며 3건의 법안을 반드시 공청회를 거쳐야 한다. 입법이 되면 문제없이 순항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해당 법안은 완성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의료계, 사회 전체와 논의가 제대로 진행된 법안이 아니며, 의료계가 제기하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선제적 해결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러한 의협의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혔다. 김 대변인은 우선 당장 (지역필수의료 분야) 의사가 부족한 것이 문제인데 10년 후 의사 배출 문제를 한가하게 논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지역의사 배출이 지역근무의사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며, 지역의사는 물론 함께 일할 보건의료인력들이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제반 여건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회와 정부 움직임을 보면 법안과 정책 추진에 많은 고민이 들어가 있는지 염려스럽다라며 지난 정부처럼 강압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이거나 과학적 근거, 합리적 과정 없이 결론에 이르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의료계가 지역의사제를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인 위헌적 의사 직업선택권 침해 주장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법률 검토 결과를 토대로 신속한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여당 고위관계자는 당정대 협의회에서 정기국회에서 추진할 법안들(지역의사제 관련법 포함) 입법을 서둘러서 잘 추진하고 필요한 예산도 잘 활보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당정대가 (입법을 위해) 자주 교류하고 상황을 교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정원 조정은 무조건 (보건복지부 주관)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논의를 통해서 결정하되, 의대정원 조정 없는 지역의사제부터 우선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지역의사제 위헌 논란에 관해서는 이전에도 법무법인 검토, 법률자문을 통해 위헌요소가 없다 판단됐었는데 최근 보건복지부가 다시 한번 자문을 통해 전혀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고, 검토 결과를 법제처에 보내 의견조회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률 검토 결과 핵심은 지역의사제에 지원해 합격한 의대생들이 이미 의무복무 내용 등을 인지하고 지원하게 되며, 의대교육과 수련비용 등을 지자체와 정부로부터 지원 받는 조건으로 의무복무에 동의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가 아니라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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