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사직 전공의 복귀 긍정 평가에 의료계 "평균의 함정" 비판
상당수 사직 전공의가 복귀했다. 의료체계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2일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를 공개하며 정은경 장관 이름으로 긍정 평가했다.
반면, 의료계에서는 결과를 놓고 좋지 않은 시그널이라며 정부의 긍정 태도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디테일을 놓고 봤을 때 인기과수도권 쏠림 현상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현상은 특히 기피 진료과일수록 그 정도가 심했다. 기피 진료과는 사회에서 흔히 말하고 있는 필수의료라고 하는 진료과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31일까지 2025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인턴과 레지던트 총 7984명이 선발됐다. 모집인원 1만 3498명의 59.1%에 해당하는 숫자다.
진료과와 지역을 나눠 보면 희비는 엇갈린다. 소위 인기과로 불리는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은 비교적 무난하게 정원을 채웠다.
반면 기피과로 꼽히는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외과, 응급의학과 등 지원율은 레지던트 지원율 평균 61.2%에도 한참 못 미쳤다. 소아청소년과는 210명 모집에 46명만 지원하면서 13.4%의 지원율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역시 21.9%, 외과 36.8%, 산부인과 48.2%에 그쳤다. 내과도 1752명에 1137명이 지원하면서 64.9%의 지원율에 그쳤다.
기피과를 기피하는 현상은 지방으로 갈수록 더 심각했다. 비수도권의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지원율은 8%로 289명을 모집하는데 23명만이 지원서를 냈다. 일례로 충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에는 단 한 명만의 전공의가 지원을 했는데, 충청북도 지역에서 유일한 소청과 레지던트다.
내과의 비수도권 지원율을 특히 도드라졌다. 수도권에서 내과 레지던트 지원율은 75.8%인데 반해 비수도권 지원율은 48.5%로 눈에 띄게 낮아졌다. 비수도권에서 701명의 내과 레지던트를 모집했는데 340명만 지원한 것. 이는 비수도권에서 근무했거나 근무할 예정이었던 내과 레지던트가 수도권 지역으로 지원했다는 것을 뜻한다. 군대를 갔거나 수련을 포기한 인력의 공백일 수도 있다.
실제 서울 빅5에 속하는 한 대학병원 상황을 예로 들면, 내과 레지던트 정원이 연차별로 25명씩, 총 75명이다. 군대에 간 인원을 제외하면 60명만 남는다. 이 인원만 들어와도 사직 전공의 전원 복귀인 셈이데 하반기 모집 과정에서 70명이 지원했다. 결국 군대로 발생한 15명의 공백이 다른 병원에서 온 것이다. 즉, 15명이 속해있던 병원은 공백이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산부인과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가 큰 편이었다. 수도권에서는 417명을 모집하는데 243명이 원서를 내면서 58.3%의 지원율을 보였지만 비수도권은 203명 중 27.6%에 그친 56만 지원했다.
경기도 한 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전문의가 아니면 인정받기 어렵다라며 1년 반 동안 외부 상황을 경험하면서 수입이 발생했더라도 대부분의 전공의는 전문의를 따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진짜 피부미용 등 비급여 영역이 적성에 맞아서 전공을 포기한 전공의는 소수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상급연차면 사실 익숙한 병원에서 남은 수련을 모두 마치는 게 통상적이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환경을 선택하는 전공의가 있다는 것은 비수도권에서 수련을 받는 게 더 이상 이점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고개를 저었다.
응급의학과 상황도 심상치 않다. 응급의학과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지원율이 40% 초반에 머물러 있었다. 전국에서 656명의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를 모집했는데 276명이 지원했다. 이를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눠보면 수도권은 379명 모집에 161명(42.5%)이, 비수도권은 277명 모집에 115명(41.5%)이 지원했다.
실제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수도권 한 대학병원에는 기존에 있던 8명의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한 명도 돌아오지 않았다. 빅5 대학병원 중 한 곳의 지원율은 33%에 그쳤다. 16명이 수련하던 권역응급의료센터 한 곳은 단 4명만 지원했다.
이경원 대한응급의학회 공보이사는 정부의 발표를 평균의 함정이라고 진단했다. 이 이사는 응급의료체계 안정화를 논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결과라며 사실 하반기 전공의 지원에서 그래도 수도권에는 어느 정도 의미 있는 복귀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비수도권과 다르지 않은 결과는 당혹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는 전공의가 없거나 매우 부족한 권역 및 지역 응급의료센터에서 응급 진료는 앞으로도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감당할 수밖에 없는데 정부는 이번 전공의 복귀를 단순히 정상화로 치부하고 있다라며 그동안 한시적 응급의료 지원책이 건강보험 재정 고갈이라는 명분 아래 사라진다면 앞으로 지원율도 담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인기과를 포함한 전체 전공의 복귀 현황에 자칫 가려질 수 있는 응급의학과 현실을 직시하고 응급의료체계 유지에 각별한 관심과 끊임없는 지원이 더울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내과학회 한 임원도 악순환의 고리가 생긴 것이라고 비관했다.
그는 상급연차임에도 익숙하지 않은 환경을 선택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시그널이라며 지난 의정 갈등으로 지방 수련병원에서는 교수들이 대규모로 이탈했다. 전공의가 오지 않으면 교수들의 업무 부담이 더 커질 것이고 이는 곧 전공의가 수련을 재개할 때 더 좋은 환경을 제시할 수가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수련시간 단축 등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겠다는 약속은 수도권에 있는 대형병원 교수들만이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수련환경에 차이가 발생하면 누가 비수도권에 남으려고 하겠나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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