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취임 4개월 만에 '직위해제' 당한 보건소장 '승소'
취임 4개월 만에 직위해제 처분을 받은 보건소장이 인사권자인 지방자치단체장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
창원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최근 전 보건소장 A씨가 거제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직위해제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23년 7월 1일 개방형직위 2차 공개모집을 통해 거제시 보건소에 부임했다.
하지만 보건소장 취임 두 달도 안 돼 치매 치료제 처방 문제로 내부 갈등에 휘말렸다. 치매안심센터장을 겸한 A씨는 치매치료제 아리셉트(Aricept)의 폐질환 부작용을 들어 답손(Dapsone)으로 처방약을 대체했다. 그러자 일부 직원은 한센병 치료제를 치매 환자에게 처방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A씨는 아리셉트는 치매 증상만 다소 개선할 뿐 치료 약이 될 수 없고 폐질환 등 부작용이 더 많지만, 답손은 인지기능 개선 및 치료약물로서 효능이 연구로 입증됐다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치매 치료약 처방과 업무 추진 과정에서 의사 처방권 침해와 임상윤리 문제를 놓고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거제시는 지난 2023년 11월 2일 보건소 업무 소홀, 치매 환자 진료에만 집중, 직원에 대한 폭언과 갑질, 결재 거부 등 직무 태만과 품위 손상 등을 이유로 들어 A씨를 직위해제했다.
취임 4개월 만에 직위해제 처분을 받은 A씨는 절차상 하자가 있고 처분 사유가 부존재한다며 경상남도지방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제기했으나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창원지법 재판부는 직위해제 처분은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봤다. 직위해제는 일시적인 조치로 징계와는 성격이 달라 반드시 행정절차법상의 사전 통지나 의견 청취를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에게 처분 사유 설명서를 교부하고, 인사위원회를 거치는 등 지방공무원법상 규정을 준수했다며 원고가 주장한 절차적 위법성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직위해제 처분은 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제시한 A씨의 업무 소홀, 폭언 등은 지방공무원법상 징계 사유에 해당할 수는 있지만, 직위해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직위해제 처분은 공무원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벌적 제재인 징계와 법적 성질이 다르지만, 해당 공무원에게 보수승진승급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직간접적으로 불리한 효력을 발생시키는 침익적 처분이고, 그것이 부당하게 장기화될 경우에는 결과적으로 해임과 유사한 수준의 불이익을 초래할 가능성까지 내재되어 있으므로, 직위해제의 요건 및 효력 상실소멸 시점 등은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고에 대한 객관적인 근무성적 평정결과에 관하여는 제출된 자료가 없고, 원고의 근무 경력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가 정신적육체적으로 직무를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상태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서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의 원인으로 들고 있는 전반적인 보건소 업무 소홀, 치매 환자 치료에만 집중, 직원에 대한 폭언 및 갑질, 업무 배제, 보건소장실 출입 제한, 결재 거부 등으로 인해 품위유지의무위반, 성실의무위반, 공무원행동강령 위반하였다라는 사유는, 지방공무원법상 징계사유에 해당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직위해제 사유인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나쁜 사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적법한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로 직위해제 처분은 법률 위반으로 무효가 됐지만, 복직은 불가능하게 됐다.
A씨는 직위해제 다음 날인 2023년 11월 3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고, 같은 달 10일 의원면직 처리했기 때문이다.
거제시는 상급심 항소 여부와 관련해 현재(8월 28일)까지 결정한 사항은 없다. 9월 4일 이전까지 항소 여부에 관해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거제시는 전임 보건소장 사직 이후 채용 공고와 재공고까지 냈지만, 의사 지원자는 응모하지 않았다. 거제시는 임용시험 연장공고를 거쳐 지난 6월 비의사인 의료기술직 공무원을 보건소장에 발령한 상황이다.
현행 지역보건법상 보건소장은 의사 면허가 있어야 하지만 2차례 이상 공모 후에도 지원자가 없으면 간호의무의료기술보건 진료 분야 공무원을 임용할 수 있다.
2021년 통계 자료를 보면 전국 258개 보건소 가운데 의사 출신 보건소장은 41%에 불과한 실정이다. 나머지 59%는 간호사한의사치과의사를 비롯해 의료기술보건 직군 공무원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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