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전공의 적어도 절반 이상 지원했지만…진료과 양극화에 한숨
9월부터 전국 수련병원은 전공의 수련을 재개하지만 의료계 안에서는 기피과와 인기과 양극화 현상에 걱정이 크다. 필수 지역의료를 살리겠다며 추진한 지난 정부의 일방적 정책이 야기한 악영향은 더 커질 것이라는 비관이 나오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서 현 정부는 전공의가 병원 현장으로 돌아왔다는 데 단순히 안도하며 성과로 포장하는 데 그쳐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따라야 한다는 것.
앞서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지난달 29일까지 2025년도 하반기 인턴 및 레지던트 1년차 모집, 상급년차 모집을 공고했다. 인턴과 레지던트 1년차 모집 인원을 총 6213명으로 인턴 3006명, 레지던트 1년차는 3207명이다. 상급년차 모집 인원은 7285명이다. 전국 200여개의 수련병원은 일제히 서류 접수를 마감한 후 면접 등의 절차를 밟고 있다.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지원율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기존에 사직서를 냈던 전공의 중 절반 이상은 다시 지원한 분위기다. 수도권 수련병원, 나아가 빅5 병원 등 일부 수련병원전공의 지원율은 80%에까지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도 28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전공의 절반 이상이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복귀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대병원만 놓고봐도 하반기 전공의 지원율이 78.9%였다. 지방 거점 대학병원 상황도 전체 평균을 놓고보면 50~60% 대에 머무르고 있다. 을지대병원이 60%, 부산대병원이 63%로 지원율이 비교적 높은 편을 기록했다. 전북대병원은 지방 수련병원이라는 한계에도 85%의 복귀율을 기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물론 지방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원율을 보인 곳도 있었다. 제주대병원은 19일까지 하반기 전공의 공개모집 결과 30명만 지원해 지원율이 43%에 그쳤다.
해당 수치는 지난해 말 진행했던 전공의 모집 절차에서 지원율 8.7%와 비교했을 때 정부와 병원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이다.
문제는 인기과와 기피과의 지원율 온도차가 크다는 점이다. 특히 기피과를 전공하던 레지던트는 아예 진로를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했다. 기피과 외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의정 사태 여파로 더 심화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인기과로 꼽히는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등은 지원율이 대다수가 100%를 기록하는가 하면 일부 병원에서는 경쟁 양상을 보였다.
반면 기피과로 꼽히는 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등의 지원율은 처참했다. 전체 지원율이 50~70%대에 머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군입대로 결원이 발생하면서 지원자 미달은 불가피한 상황이 예견된 터였다.
충청권 A대학병원에는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1년차를 4명 모집했고, 상급년차도 모집했지만 통틀어 단 한 명만이 지원했다. 또 다른 충청권 B대학병원 응급의학과에는 14명 중 6명만 지원서를 냈다. 이 중 한 사람은 아예 응급의학과 수련을 포기했고 다른 사름 5명은 서울에 있는 수련병원을 찾아갔다.
전라권 C대학병원 응급의학과는 10명 중 8명만이 원서를 냈는데, 나머지 2명은 다른 수련병원을 찾아갔다. 경상권 D대학병원 응급의학과는 9명 중 4명만 지원서를 내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나머지는 왜 지원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조차 파악이 안되고 있다.
빅5에 속하는 서울대병원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응급의학과 지원율은 34%에 그쳤다. 심장혈관흉부외과 43.8%, 소아청소년과 58.9% 등 서울대병원 전체 평균에 못미쳤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 한 임원은 전체 전공의 지원율은 수도권이 평균 70~80%, 지방 50~60%라고 하지만 진료과마다 분위기가 다른 것은 사실이라며 필수의료과이지만 기피과로 분류되는 진료과 지원율은 30% 정도로 봐야 한다. 고무적이면서도 편차가 크다는 점은 확실이라고 평가했다.
진로포기 경향이 수도권에 위치한 수련병원일수록 덜했지만 단 한 명의 결원이 발생하는 것만으로도 의국의 타격은 크다는 데 교수 사회도 낙담하고 있다. 이 형훈 차관 역시혼란스러웠던 의료 현장이 점차 수습될 것이라면서도 진료과별, 지역별 격차가 있다는 점을인정했다.
경기도 D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전공의 지원율이 한 자릿수에서 50% 이상으로 올랐다며 대단한 성과라고 포장할 수 있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다르다라며 지난해 2월까지만 해도 병원에 있었던 사람이 수련을 포기하거나,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런 면에서 의정사태가 끝난 것 같지만 끝난 게 아니다라며 정부가 정책 고민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통상적인 경우에도 수련 포기자가 있기는 하지만 아주 드물었다. 어떻게든 수련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을 따려는 게 분위기였다라며 의정 사태로 군 입대 영향은 불가피하더라도 수련 포기자가 발생하는 것은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명만 빠져도 그 여파는 추후 전공의 모집과도 연계되는 등 연쇄적이라고 덧붙였다.
경상권 E대학병원 신경외과 교수도 모집인원 중 한 명만 들어오지 않아도 의국이 받는 타격은 크다라며 의료계가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는 게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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