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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현직 검사가 보는 의사 형사처벌 "과연 사회에 유익한가"

고신정 기자2025.08.23 19:42
ⓒ의협신문
강연하는 안성수 서울고등검찰청 검사 ⓒ의협신문

형사처벌 조항 해석에 대한 원칙이 미비한 점이, 한국의 의사 과잉 처벌화 경향의 또 다른 원인이라는 현직 검사의 진단이 나왔다.

처벌을 강하게 한다고 해서 안전사고 발생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며, 과잉 처벌화 경향은 오히려 사건의 은폐를 부추기고 이로 인해 시스템 개선의 기회를 늦추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안성수 서울고등검찰청 검사는 23일 의료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초청 강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안 검사는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사법 결정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형벌조항의 명확한 입법과 투명하고 일관성 있는 조항 적용이 필요하다는 지론 하에 그 실현을 위한 활동들을 해나가고 있다.

안 검사는 국내 형벌규정의 문제로, 먼저 입법의 모호성을 지적했다.

형벌조항이라 함은 국가가 무엇을 명령하고 무엇을 금지하는지, 어떤 행위가 위법한지에 대한 고지를 충분히 또한 구체적으로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례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안 검사는 일례로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위해 가능성이 있는 식품을 진열만해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안전한 식품이라도 위해 가능성의 우려는 있을 수 있다면서 막연한 조항으로 인한 처벌 가능성이 상존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료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으로 하여금 정당한 사유없이 진료를 거부하지 못하며, 특히 응급환자에게는 응급의료법에 따라 최선의 처치를 하도록 하는 진료거부 금지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 때 최선의 처치가 무엇인지, 진료거부를 인정할만한 정당한 사유가 무엇인지 등은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안 검사는 최선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며 최선과 차선을 구별하기는 어렵다면서 이처럼 막연한 형벌조항은 일반인이 예견하기 불가능하며, 차선을 처벌한다면 누구도 범죄 고의 없이 처벌받을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안 검사는 해당 법률에 따르자면 의료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의사는 응급환자에 대해 최선을 다할 수 없어 거부하면 정당한 사유없는 진료거부로, 진료에 응하면 최선의 처치를 하지 않은 행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지위에 놓이게 되는 것이라면서 그 부당성을 짚었다.

형벌규정 해석의 일관성 부재도 문제다.

안 검사는 유감스럽게도, 오랜시간 논의를 거쳐 개인의 삶과 인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그 해석에 대한 원칙을 정립해 온 영미와 달리, 우리나라는 일관된 형벌조항의 해석방법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이에 판단자의 자의와 주관에 따라 판단을 달리하거나, 조항을 확대 적용하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의료사고에 따른 업무상 과실치사나 과실치상죄로 인정되려면 과실 또는 업무상 과실이 있고, 그 과실에 의한 행위가 파해자의 상해와 인과관계가 있으며, 그 결과에 대한 예견 가능성이 존재하여야 하나 각각의 단계에서 그 해석이나 판단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안 검사는 전문가의 불완전한 선택은 과실과 다르다면서 전문가의 핵심 영역은 재량을 전제로 하는 판단이며, 판단의 결과가 당초 예상과 다른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악의가 아닌 오판, 불완전한 선택은 형사과실로 보아서는 안된다. 나쁜 결과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전문가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의료과실에 대한 과도한 처벌은 사회적으로 유용하지 않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도 짚었다.

안 검사는 고의가 없는 과실에 대해서도 중형에 처하게 하는 법률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처벌을 강하게 한다고 해서 그런 사고들을 막을 수는 없다면서 과잉 처벌화 경향은 오히려 사건의 은폐를 부추기고 이로 인해 시스템 개선의 기회를 늦추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이고 합리적인 수준을 초월한 의무이행을 요구하고, 그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처벌한다면 의사는 형벌의 위험이 두려워 진료를 주저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결국 환자에도 불이익이 된다고도 밝힌 안 검사는 단순한 실수로 환자에게 해악이 발생했다고 형사처벌 하는 것은 적정치 않다고 부연했다.

의료계를 향해서는 인식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안 검사는 의사 형사처벌 사례가 생각보다 너무 많더라. 이런 상황이라면 어떤 의사가 리스크 테이킹을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을 정도라며 결국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책을 제시하는 일은 지식인과 전문가의 몫이다. 못 본체 하지 않는다면 햇살이 비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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