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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이름은 불러달라 외치는 것이 아니고 자연스레 불려지는 것이다

이재만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2025.08.20 10:06
이재만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이재만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Doctor는 누구를 지칭하나? : 국제용어의 비교

의사(醫師)라는 호칭이 특정 직역에만 한정되는 것은 지극히 보편적이고 당연하다. 영어에서 Doctor(닥터)라고 부르면 통상적으로 의과계 의사를 가리키며, 치과의사나 수의사는 보통 Dentist, Veterinarian이라는 별개의 명칭으로 부른다.

한국어가 한자 문화권이라 의사, 치과의사, 수의사처럼 공통 어근에 접두어만 붙이는 방식이지만, 영어나 국제용어에서는 각 직군별 고유 명칭을 사용하여 구분한다.

세계보건기구(WHO)나 각국 보건당국의 분류를 보아도, Medical Doctor(의사)와 Dentist(치과의사), Pharmacist(약사), Traditional Medicine Practitioner(전통의료종사자) 등이 각각 별도로 분류되며, 서로 동일한 범주로 취급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의료법령 영문 번역본에서도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를 doctor, dentist, oriental medicine doctor로 옮기고 있는데, 여기서 doctor는 좁은 의미로 의과의를 지칭함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의사라는 호칭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일반적으로는 의과대학을 졸업하여 현대의학을 수행하는 전문의료인에게 주어지는 칭호다. 치과의사나 한의사를 각각 따로 지칭하는 명칭이 존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각 직역의 교육과 면허 체계, 담당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구분해 부르는 관행이 정착된 것이다.

대한한의(漢醫 韓醫)사협회는 보건의료계에 여전히 일제강점기의 잔재가 남아있다며, 의사 라는 명칭이 전유물처럼 쓰이고 있으며,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언어사용의 국제적 기준이나 현대의 전문직 체계와 맞지 않는 요구일 뿐이다.

오늘날 의사라는 말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에 비춰 어디까지나 Modern Medical Doctor. 즉, 현대의학을 수행하는 일반의전문의만을 뜻하는 호칭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더불어 한의사를 비롯한 다른 직역을 그 고유 명칭으로 부르는 것은 각 분야의 전문성을 존중하면서도 소비자에게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합리적 구분인 것이다.

최근 한의계가 제기한 의사라는 말은 원래 한의사를 지칭했다, 일제가 한의학을 탄압말살했다, 한의학은 민족의학이라는 주장은 역사적 사실과 제도 변화의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과장되거나 편향된 서사라고 할 수 있다.

대한제국기 고종의 의료 근대화 정책은 전통 의업을 서양의학으로 대체하려는 능동적 노력이었고, 의사라는 용어도 그 흐름 속에서 서양의학 전문인(Medical Doctor, Physician)을 가리키는 용어로 재탄생 했다.

의사규칙 초기에 한방 관련 문구가 포함된 것은 과도기적 조치였을 뿐, 근본 취지는 새로운 의사면허 제도를 확립하는 데 있었다는 점이 분명하다.

일제강점기의 의생규칙역시 한의사를 완전히 배척하기보다는 한시적으로나마 전통의료행위를 공식 영역에 묶어둔 정책으로, 한방계가 스스로 격하라는 평가를 하는 것은 자격지심의 자학적 해석에 불과하다.

역사적 맥락을 보면, 의생으로의 명칭 변경은 한의사를 무자격자로 전락시키는 탄압이라기보다, 한의업을 별도로 인정은 하되 격을 달리하여 관리하려는 정책이었다.

오히려 이로써 한의들은 의생이라는 공인 신분을 얻어 일정 기간 의료행위를 이어갈 수 있었고, 일제강점기 후반까지도 조선인 의생들은 개업을 지속했고, 광복 이후 이들이 다시 漢醫師로 명칭을 바꾸어 제도권 의료인으로 존속하게 된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즉, 의생규칙은 전통의료를 완전히 금지하지 않고 한시적으로나마 제도권에 묶어둔 제한적 공인 정책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한의학 자체의 뿌리를 따져볼 때 중국에서 비롯된 동아시아 전통의학이며, 해방 이후 1980년대에 들어 민족주의적 분위기 속에서 비로소 우리 고유의 의학이라는 정체성이 부여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전문 용어 사용 면에서도, 의사(Doctor)라는 일반 호칭은 세계적으로 현대의학의 전문의를 지칭 하는 데 쓰이고 치과의사한의사 등은 각기 구분하는 것이 통례다.

역사는 그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의료용어와 제도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한의계 일부의 주장처럼 전통의학에 대한 폄훼나 차별의 관점만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중요한 것은 감정적 프레임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인식이다. 한의학은 우리의 소중한 유산일 수 있으나, 그것이 본래부터 배타적 민족의학으로 존재해온 것도 아니고 의사라는 용어의 원주인도 아니었다는 점을 역사 기록이 보여준다.

그동안 한의학이 민족의학이라거나 일제의 민족혼 말살 정책으로 격하됐다고 주장하는 한의계는 감정적 프레임을 벗어나, 합리적 과학적 세계적 기준으로 정확한 역사 인식과 올바른 용어 사용을 하여야 한다. 의생에 불과했던 본인들의 과거를 반성하고 현재 한방 고유 영역의 역할에 충실하길 바란다.

결론적으로, 사실을 토대로 한 건설적인 논의만이 의료계 내 불필요한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 보건의 이익을 함께 도모하는 길(진정한 모두가 동의하는 의료일원화)을 확립해야 할 시점이다.

만약 의사 (Medical Doctor, Physician) 의 호칭으로 불리고 싶다면, 오롯이 정규 의과대학 수료와 의과 전공의 수련을 해야 할 것이다. 그 것이 한방(?)사들 에게 정의로운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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