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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다른 국가는 의사가 예뻐서 형사 고소 안 할까?

홍완기 기자2025.07.30 16:52
더나은 의료시스템을 함께 만들어가는 의료소비자·공급자 공동행동(의료공동행동)은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의료사고안전망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주최했다. ⓒ의협신문
더나은 의료시스템을 함께 만들어가는 의료소비자공급자 공동행동(의료공동행동)은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의료사고안전망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주최했다. ⓒ의협신문

의료사고를 둘러싼 현 제도가 의료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의료소비자정부가 함께 제도 개혁 필요성에 공감했다. 의료사고를 사적 영역의 문제로 치부하고, 민형사문제로 접근하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나은 의료시스템을 함께 만들어가는 의료소비자공급자 공동행동(의료공동행동) 주최 의료사고안전망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의료행위는 본질적으로 형사면책을 전제로 하고, 의사가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 생명을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사회적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현실은 통계로도 확인된 바 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2022년 발표한 의료행위의 형벌화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연평균 752.8건의 의료과실 관련 형사 사건이 수사기관에 의해 입건됐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의료과실로 1심까지 진행된 형사 재판은 연 평균 34건이었다. 기소된 의사는 192명 중 유죄가 123건(71.5%)으로 집계됐다.

영국 자체 보고서에서 최근 6년동안 의료사고로 의사가 기소된 건수가 4명, 프랑스가 6명 수준 등이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의협신문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의협신문

의료사고의 민형사 접근 방안은 의료 실수를 은폐해 재발 방지의 기회를 놓치게 만들고, 필수의료 기피현상을 가속하며 방어진료를 양산하는 등 많은 문제점이 있다.

타 국가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 오래 전부터 법 개정 등을 통해 중대한 과실에 한정하고,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과잉 처벌을 방지하고 있다.

김성근 대변인은 내 앞에 있는 환자 수술을 할지 말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해당 수술로 소송에 걸리거나 민사적으로 책임을 크게 져야 될지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아야 한다. 최근에는 그런 분위기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수술자체 외 많은 고려가 되고 있다는 얘기라며 대부분의 나라에서 의사가 예뻐서 형사고소를 많이 안하겠나? 사회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그러한 제도정책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사가 중요한 이유는 하지 않을 자유를 포기하고, 환자 곁으로 뛰어들기 때문이라면서 현행 시스템은 오히려 그런 의사를 기소의 위험 앞에 내몰고 있다고 꼬집었다.

강희경 의료공동행동 대표(서울의대 교수) 역시 정부 조사에서 기소는 50건이 넘지 않지만 입건 건수는 700여건 이상으로 밝혀졌다. 매해 700명보다 많은 의료인이 형사조사 참고인으로 소환된다는 의미라며 소송 중심의 대응은 우리의 미래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 특히 잦은 민-형사 소송과 높은 민사 배상액은 의료진이 민-형사 소송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진료를 기피하게 만들어 소위 필수-지역의료를 붕괴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희경 의료공동행동 대표(서울의대 교수), 유미화 의료공동행동 대표 ⓒ의협신문
강희경 의료공동행동 대표(서울의대 교수), 유미화 의료공동행동 대표 ⓒ의협신문

의료공동행동은 이날 독립적인 환자안전 조사기구를 신설해 전문가 의독립적객관적인 조사로 사실관계, 근본원인을 확인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해 시스템 개선과 재발방지에 집중할 것을 제안했다.

뉴질랜드의 건강 장애 위원회, 독일의 의료사고 감정위원회, 덴마크의 환자 안전청, 스웨덴의 보건복지 감독청 환자 안전부 등 해외 사례도 함께 소개했다. 특히 뉴질랜드의 경우, 1997년 형법을 개정해 보통사람이라면 결코 하지 않을만큼 심한 의료 부주의위반에 대해서만 벌을 하도록 했다.

의료사고안전망 기금을 도입해 과실유무와 관계없이 의료사고의 피해를 기준으로 신속하고 충분한 선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과 의료사고와 관련한 사법처리 기준을 정립할 것, 의사면허윤리기구를 설치해 의료인으로서 제대로 책임을 지게 하고 재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 등도 함께 요청했다.

유미화 의료공동행동 대표는 최근 의료사고 건수에 대한 이야기가 있지만, 건수에 집착해 풀어갈 문제는 아니다. 국민의 기본권이 보장되는 전제 하에, 의사환자 모두를 위한 의료사고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환자안전강화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의료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 건강권 제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짚었다.

강준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총괄과장 ⓒ의협신문
강준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총괄과장 ⓒ의협신문

보건복지부 역시 그간 의료사고가 사적인 문제로 해결돼 왔던 것에 문제의식을 함께 했다.

강준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총괄과장은 의료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를 감추거나 소송으로 끌고 가는 상황이 이어져 왔다며 의료 분쟁 조정 제도 역시 조정률이 50%정도로, 온전히 정착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앞서 의료개혁특위에서 검토했던 의료사고 심의위원회 법제화 필요성도 짚었다.

강준 과장은 의료사고 심의위원회는 수사나 기소로 가기 전에 평가할 수 있는 기구로, 사전 정보 실체를 규명하고 반드시 합법적 처벌을 해야 될 것과 민사로 풀어야 될 것들을 구분해 주는 필터링 체계다. 향후 법제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의료감정과 관련해서는 중재원 감정의 결과도 있지만 결국에는 법원에 가서 또다시 추가 감정을 하게 되는 상황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분쟁 조정에 관련된 감정 체계를 굉장히 국가 차원에서 대폭 강화하는 그런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며 의료사고에 대한 용어에 대해 환자안전사고나 의료 안전사고 등으로 명칭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환자안전사고와 의료사고 개념에 대해선 이견이 나오기도 했다.

의료공동행동은 이날 발제에서 의료사고를 환자안전사고에 포함되는 개념으로 정의했다. 사고의 많은 원인이 시스템의 결함과 예방 실패에 있음에도, 현재는 소송 중심의 구조 탓에 실수가 은폐되고 환자 안전 강화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김성근 대변인은 환자안전사고 안에 의료사고가 포함된다는 전제는 심각한 오류다. 환자 안전 사고는 기본적으로 시스템 개선과 개선 노력을 통해 이론상 제로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만약 환자안전사고에 의료사고가 포함된다면, 무과실 의료사고 배상이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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