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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료인 의료행위 금지한 의료법 '합헌'

송성철 기자2025.07.25 17:00
2022년 2월 11일.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의협신문
2022년 2월 11일.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은 본문 기사와 관련 없음] ⓒ의협신문

누구든지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하거나 의료인에게 면허 사항 외의 의료행위를 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 의료법 제27조 제5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17일 의료법 제27조 위헌소원 사건 결정문을 통해 7인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직업의 자유와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사건의 발단은 코로나19가 급격히 증가한 2022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구에 소재한 ○○의원을 개설운영한 A씨는 2022년 2월 20일경 의료인이 아닌 남편에게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키트(RAT)로 코로나19 검체 채취 등 의료행위를 하도록 했다가 적발됐다. 의료법 위반 혐의로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되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법에 근거, A씨에게 3개월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기각을,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역시 7월 25일 기각 판결을 내렸다.

A씨는 행정소송 과정에서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한 의료법 제27조 제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A씨는 심판대상 조항은 의료행위가 무엇인지 명확히 규정하지 않았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면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의료인과 비의료인의 직업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 의료소비자의 건강권 및 자기결정권, 의료행위 선택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의료법 제27조 5항과 함께 제27조 1항(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을 심판대상 조항으로 보고 7인 재판관(재판장 김형두) 전원이 심리를 진행했다.

헌재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과 관련해 의료인의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함과 동시에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일반 공중위생에 밀접하고 중대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의료법에서 의료인이 되는 자격에 대하여 엄격한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면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처벌하는 취지는 의료행위를 의료인에게만 독점적으로 허용하고 일반인이 이를 하지 못하게 금지하여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사람의 생명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상의 위험을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의료법의 입법목적, 의료인의 사명에 관한 의료법상의 여러 규정 및 의료행위의 개념에 관한 대법원 판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선례조항 중 의료행위의 개념은 건전한 일반상식을 가진 사람이 일의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거나 법관에 의한 적용단계에서 다의적으로 해석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그러므로 선례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했다.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에 관해서도 의료행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근본인 사람의 신체와 생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의과대학에서 기초의학부터 시작하여 단순한 의료기술 이상의 인체 전반에 관한 이론적 뒷받침과 인간의 신체 및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체계적으로 교육받고 상당기간 임상실습을 한 후 이 점에 관한 국가의 검증(국가시험)을 거친 의료인에 의하여 행하여져야 한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아니한 방법 또는 무면허 의료행위자에 의한 약간의 부작용도 존엄과 가치를 지닌 인간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 위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무면허 의료행위자 중에서 부작용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구분하는 것은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며, 부분적으로 그 구분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일반인들이 이러한 능력이 있는 무면허 의료행위자를 식별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국가에서 일정한 형태의 자격인증을 하는 방법 이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무면허 의료행위를 일률적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그 치료결과에 관계없이 처벌하는 선례조항의 규제방법은 비례의 원칙에 합치된다고 밝혔다.

헌재는 선례조항이 의료인이 아닌 자의 의료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중대한 헌법적 법익인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헌법 제36조 제3항)를 이행하기 위하여 적합한 조치로서, 국민의 기본권을 더 적게 제한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위와 같은 중대한 공익이 효율적으로 실현될 수 없다며 따라서 선례조항으로 말미암은 기본권의 제한은 비례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비의료인에게 금지되는 의료행위에서 코로나19 검체 채취행위는 제외해야 한다는 A씨의 주장에 관해서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는 멸균 면봉을 비인두 후면까지 이동시켜 그 부근 표면에서 수회 돌리는 방법으로 비인두도말물을 채취하여야 하므로 출혈 등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는 의학 지식과 기능을 갖춘 의료인이 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를 가져올 우려가 있으므로 의료행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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