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약물 운전' 무조건 비난보다 먼저 생각할 것들…
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약물 복용 상태에서의 운전 행위를 무조건 약물 운전으로 낙인화하면 안 되고, 약물 복용 중 운전 가능 여부는 개별 환자의 상태와 의학적 판단에 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한국중독정신의학회는 14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한 연예인이 공황장애 치료를 위해 항불안제(벤조디아제핀 계열) 복용 상태에서 운전한 행위가 약물운전으로 비난받는 데 우려를 표명하고, 항불안제 복용이 운전능력 저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두 학회는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은 졸음, 일시적 인지 저하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치료 목적으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정해진 용량과 기간 동안 복용할 경우 대부분 신체가 약물에 적응하면서 부작용은 최소화되고 일상 기능을 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약물 성분이 검출됐다는 이유만으로 운전 능력 저하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라면서 정신질환의 존재나 치료 약물의 복용이 일상생활 기능의 제한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가 돼서는 안 된다. 이는 오히려 정신질환과 치료 약물인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편견과 낙인을 심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약물 운전이라는 용어는 정신질환으로 치료받는 사람을 낙인화하는 비인권적 표현이라는 판단이다.
두 학회는 약물 운전이라는 용어는, 마치 정신질환으로 치료받는 사람이 사회에 위협이 되는 존재로 오인하게 만들며, 건강한 삶을 회복하려고 애쓰는 많은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죄책감을 위축감을 유발하는 비인권적 표현이라면서 이런 표현은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심화하고, 실제로 적지 않은 환자들이 치료를 기피하거나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등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약물에 대한 신체의 반응, 복용 용량, 병용 약물 여부, 현재 정신 상태 등 운전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약물 복용 중 운전 가능 여부는 개별 환자의 상태와 의학적 판단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두 학회는 운전 가능 여부의 결정은 환자의 약물 복용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주치의와 환자 본인이 함께 의학적 판단 하에 이뤄져야 한다. 이점이 도로교통법에 명확한 혈중 알코올 농도 기준을 설정하고 있는 음주운전과 달리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할 수 없는 이유라면서 항불안제를 비롯한 정신질환 치료 약물은 엄격한 처방 기준과 용량 조절 하에 사용된다. 일반적인 치료 용량 내 복용은 운전 능력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약물을 임의로 중단할 경우 갑작스러운 불안 발작, 집중력 저하, 자살 충동 등의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안전한 운전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안전한 약물 복용과 운전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시했다.
두 학회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언제나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약물 처방과 환자의 일상 기능 유지 사이의 균형을 신중하게 판단한다라면서 정신질환 관련 학회들은 향정신성의약품이 안전하게 처방되고 복용될 수 있도록 국민과 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소통과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정신질환 치료가 사회적 편견 없이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향정신성의약품을 불법 마약과 구별해 의학적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을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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