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전공의도 복귀할까? 국회 찾아 두 가지 요청 내놨다
사직 전공의들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을 만나 설문조사를 근거로 한 전공의들의 요청사항을 전달했다. 복지위 위원들은 의대생들의 복귀 선언 물결이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경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와 국회 보건복지위원들은 1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중증핵심의료 재건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전공의들의 문제의식과 의견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성존 비대위원장은 그간의 사태로 환자와 보호자들이 겪었을 불안함에 마음이 무겁다며 국회와 함께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재건하는 중요한 초석을 다지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더 나은 의료라는 환자와 의료계의 공동 목표를 향한 고민과 노력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전공의들이 꼽은 요청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수련의 연속성 ▲의료 현장의 법적 리스크 완화 두 가지.
전공의들은 간담회 시작에 앞서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심장혈관흉부외과신경외과신경과 등에 대해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사용해온 필수의료 대신 중증핵심의료를 명칭으로 활용할 것을 요구했다.
대전협 비대위가 지난 2~5일 전국 사직 전공의 845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개도 이어졌다. 우선 요구안으로 △일방적인 의료 정책 실행 방안의 재검토 △수련 연속성의 보장 △의료 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가 상위 세 가지로 꼽혔다.
김재영 전공의(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는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중증핵심의료과목 지원율을 정리한 그래프를 비교분석하면서, 지원율 감소와 원인을 짚었다.
가장 심각한 감소율을 보인 곳은 소아청소년과였는데 2016년 지원율이 123%로 경쟁을 통해 들어가야했던 인기과였지만 2018년 이대목동병원 소청과 의료진 구속 사태 이후인 2019년 모집부터 지원율이 급감해 2023년 25%로 폭락했음을 조명했다.
2024년 의대생인턴을 대상으로 한 소청과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86%의 응답자가 소청과에 지원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가장 주요 이유로 꼽힌 것은 소송 리스크. 98%의 응답자가 소송리스크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했고, 실제 80%는 소청과 관련 사건사고가 소청과를 지원하지 않는 데 큰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중증핵심의료과목 전공의들의 결과값을 따로 분석한 결과를 전하면서는 전체 전공의에 비해 불가항력적인, 의도하지 않은 의료 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가 수련 연속성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수련을 포기한 전공의들 중 72.1%는 중증핵심의료과목 전공의들이었다. 수련을 포기한 계기에 이러한 법적 부담이 높은 이유를 차지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중증핵심의료과목의 재건을 위한 두 번째 설문조사 결과도 전했다. 해당 결과에서 수련 포기 선택자 중 88%가 중증핵심의료과목 전공의들이었고, 변경 선택자 중 94.1%가 중증핵심의료과목 전공의들이었다.
앞선 설문에서도 수련을 재개할 생각이 없다고 답변한 전공의 중 72.1%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신경외과, 신경과, 응급의학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등 필수의료 전공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재영 전공의는 중증핵심의료과의 경우 재건이 더욱 힘들어질 것을 시사한다며 일방적인 정책 추진 실행 방안에 의해 수련 중단을 고민했거나 앞으로 수련받을 과를 선택할 때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수련 중단이나 과 변경을 고민한 비율이 중증 핵심 의료 과목에서 1.6배 정도 더 많았다고 덧붙였다.
수련을 포기한 전공의들의 답변 분석도 이어졌다.
일방적 의료 정책 추진으로 인해 수련을 포기한 비율은 전공 과목에 관계없이 비슷했지만, 의도치 않은 의료 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과 불합리한 수련 환경으로 인해 수련을 포기한 비율은 중증핵심의료과목 전공의들이 각각 법적 부담 2.15배, 불합리한 수련 환경 1.3배 더 많았다.
수련환경 개선에 대한 요구도 이어졌다.
근로자로서의 합당한 대우와 함께 피교육자로서 잘 배워서 뛰어난 의사가 되는 것이 환자를 지키고 국가 보건의료에 기여하는 길이라는 이유에서다.
김 전공의는 의정 사태가 벌어지기 이전부터 중증핵심의료과목 전공의 선생님들은 교육보다는 업무에 치중된 근무 환경에 더 많이 노출됐다며 중증 핵심 의료 과목 전공의들의 중도 포기를 유발하는 악순환을 소개했다.
중증핵심의료과목의 경우, 중증도가 높고 다루는 병이 많은 만큼 필연적으로 환자 수도 많다. 부족한 지도 전문의 수는 교수님의 업무 로딩을 증가시킨다. 행정 서류 작성 등을 전공의가 대신하게 되거나 전공의 1인당 과도한 환자 수 배정을 유발한다. 결국 단순 처방, 처치 등 반복 업무가 유발된다. 전공의는 기대했던 수련 과정과 현실과의 큰 괴리로 흥미가 떨어져 쉽게 지치고, 중도 이탈이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남은 전공의들에 그 업무는 더 가중된다.
김 전공의는 전공의 특별법에 명시된 주 80시간의 근무 시간 제한이 무늬일 뿐인 상황이 발생하고, 심할 땐 36시간 연속 근무로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중도 이탈률이 더 늘어나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며 이렇게 졸국자가 감소하면, 지도 전문의 수는 더 부족해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경수 전공의(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는 전남대병원에서 발생했던 장중첩증 환자가 사망했던 사건에서 소송이 진행된 사례, 페라미플루 투여 후 이상 행동 부작용으로 추락 사고가 발생하여 소송을 당한 사례, 이대 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에서 담당 교수가 구속됐던 사례 등을 언급하면서 의사들은 의료 과실을 떠나 법적인 문제를 마주치게 되며 이를 회피하기 위해 방어적으로 소극적으로 진료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꼬집었다.
사법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의사들은 적극적책임있는 진료를 하게 되고, 환자들은 더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중증핵심의료과지원 전공의가 늘어나게될 것이라는 점, 그리고 방어진료가 줄어 장기적으로 의료비 절감이 될 것이라는 점 등 긍정적 효과를 강조했다.
보건복지위원들은 의대생들의 복귀 선언이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입장과 함께 향후 중증핵심의료재건을 위해 지속 소통해 나갈 것임을 약속했다.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앞서 의대생들이 복귀를 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무너졌던 의료 교육 토대도 다시 세우기 시작해야 할 것 같고, 세울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된 것 같다며 이 흐름이 이어져서 전공의 분들께서도 좀 복귀할 수 있도록, 조속히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들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 갈등 상황에서 가장 큰 상처는 신뢰가 깨지고 대화가 단절됐었다는 점이었다면서 그동안 수차례 만나면서 어느 정도 신뢰는 복원됐다고 믿는다. 공식적으로 이런 대화를 이어가면서, 조금 더 신뢰 관계를 강화해 나가면서, 소통과 신뢰의 폭을 좀 넓혀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더불어민주당)는 우리 모두가 국민들에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한마음으로 복귀하겠다는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회도, 정부도 분명히 해법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오늘 자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향후 중증 핵심의료 재건을 포함해 보건 의료 체계를 회복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지속적인 소통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해 김동건김은식김재언남기원류영환박경수박창용유청준 전공의가 각 병원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이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해 더불어민주당 김윤남인순백혜련서미화서영석소병훈장종태전진숙 의원,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 등 보건복지위원들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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