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에이즈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 새 길을 열다
지난 2002년 에이즈에 감염된 혈액을 원료로 만든 국산 혈우병 치료제 주사를 맞은 국내 혈우병 환자들이 에이즈에 집단 감염됐다는 논문이 발표되면서 충격을 줬다. 1990년대 초 혈우병을 앓는 청소년 10여명이 에이즈에 집단감염된 것은 19911993년에 생산된 국산 혈우병치료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결국재조사가 이뤄지게 됐고, 혈액제제 제조물 책임 소송과 증명 책임에 대한새로운 판례가 만들어지는 단초가 됐다.
당시 해당 논문을 발표한 조영걸 울산의대 교수(미생물학교실)가 최근 에이즈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 새 길을 열다(- 혈우병 사례를 중심으로)를 출간했다.
저자는 국립보건원 에이즈과에서 공중보건의(19901993년)로 근무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B형 혈우병 환자들 122명 중 20명에게서 집단 발생한 HIV-1 감염 사건에 대해 논문으로 발표했고, 이를 언론에서 크게 다루면서 재조사가 이뤄졌다.
이 책에는 한국형 HIV-1 유전자 분석을 통해 새로운 판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촘촘히 담긴다. 조사위원회 활동, 언론 보도, 법의 판결 등으로 나눠 지난한 시간을 기록했다. 또 이들에게서 발생한 HCV와 HAV에 대한 간략한 기술도 이어진다. 국산 응고인자를 사용한 환자들에게서 C형, A형 간염의 집단 발생과 관련해, 이 두 바이러스에 대한 판결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저자는 국내 혈우병 환자들에게서 발생한 에이즈 집단 감염사건의 발생, 조사위원회 활동,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 유전자 분석을 통해 결정적 단서를 제공해 20년에 걸쳐 해결한 과정을 사기(史記)를 쓰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펴냈다.
조영걸 교수는 거의 해마다 새로운 바이러스 질환이 탄생하는 시대에 타석지석의 교훈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책에는 해외 전문가들과 주고받은 편지와 판결문 등도 가능한대로 상세히 수록했다라면서 당랑거철(螳螂拒轍)로 굴지의 제약사에 맞서 에이즈 바이러스 유전자를 정밀하게 분석해서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후 재판부에 제출해 문제를 해결했으며, 혈액제제 제조물 책임 소송과 증명 책임에 대한 국내 새로운 판례를 세우게 됐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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