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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의학계 파고든 신약 코리아 패싱론 '유감'

고신정 기자2025.07.03 11:22
ⓒ의협신문

코리아 패싱.

글로벌 제약사들이 신약 임상과 출시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하거나, 후순위로 미루는 현상을 말한다. 그 뒤로는 흔히 보수적인 약가 정책, 불확실한 수가 체계 등 한국 정부에 대한 비판이 따라 붙는다.

실제 일부 항암제희귀질환 치료제의 경우 한국 출시가 유럽이나 미국보다 수년씩 늦는 사례가 있다. 제약업계는 이를 근거로 한국이 글로벌 신약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며 강한 위기 의식을 드러낸다.

코리아 패싱이라는 수사는 환자에게는 두려움이다. 신약의 국내 출시가 지연될 경우 환자들의 치료 기회가 제한된다는 점에서, 신약이 절실한 환자들의 위기감을 자극한다.

이에 일부 환자들은 제약계의 여론에 힘을 실으며 정부의 태도를 비난하기도 한다. 산업계의 이해 관계와 환자들의 절박함을 생각한다면 그들의 주장 자체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

다만 코리아 패싱이라는 프레임에 매몰되는 건, 복잡한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태도일 수 있다. 최근 의료계가 제약사의 코리아 패싱 주장에 목소리를 보태는 모습은 그래서 더 낯설다.

(우리 정부가) 외국 (약값) 수준을 못 맞춰주고 있다거나 우리나라는 의약품 최저가 정책을 펼치고 있어, 회사와 (가격)타협되지 않는 경우 신약도입이 지연돼 환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 낮은 약가가 신약 진입의 걸림돌이라는 등의 이야기들이 의학계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공공연하게 나온다.

주지하다시피 국내에 신약 도입이 늦어지는 이유는 하나가 아니다.

제약사 자체의 전략적 판단, 국내 시장 규모, 경쟁 약제 유무, 국내외 임상 데이터 확보 상황 등 다양한 요소들이 맞물린 문제다. 정부가 약값을 짜게 불러서라는 단선적 설명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사례가 더 많다.

국내 환자 수가 적은 희귀질환 치료제의 경우, 제약사가 아예 한국 시장을 고려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시장성이 낮다는 판단, 혹은 후속 제품의 출시에 집중하겠다는 제약사의 전략적 판단이 우선되는 것이다.

환자의 치료 기회를 넓히는 일은 단지 약가를 높이는 것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빠르고 유연한 허가 체계, 합리적인 약가와 급여 평가 시스템, 이에 더해 제약사 스스로의 시장 진입 의지도 함께 점검돼야 한다.

코리아 패싱이라는 단어는 자극적이다. 그래서 감정을 흔든다.

신약 도입 지연을 방관해서는 안된다는 경고적 측면이라면 필요한 표현일 수도 있겠으나, 이것이 단지 정부를 향한 정치적 구호로만 소비된다면, 환자들은 여전히 뒤늦은 신약 앞에서 기다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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