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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지방의료원 무분별 신·증축보다 기존 기관 효율화가 먼저

이정환 기자2025.07.03 15:41
ⓒ의협신문
ⓒ의협신문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중 33곳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의료원을 신설하거나 증축할 때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과 관련 대한의사협회가 기존의 기관이 제기능을 하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많은 공공병원들이 적자 경영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무분별한 지방의료원 설립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진보당 전종덕 의원 등 15명의 국회의원은 5월 26일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두 법안은 공공보건의료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지방의료원을 신설 또는 증축하는 경우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도록 하고, 지방의료원이 재난, 감염병 발생 등으로 공공보건의료기관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영상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국가가 이를 보전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전종덕 의원은 지역 간 의료서비스 격차에 대응하고 공공보건의료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지방의료원을 설립하는 경우에는 신속한 추진이 가능하도록 절차적 특례를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의협은 지방의료원의 신속한 설립보다는 지방의료원의 경영정상화를 통해 기존 기관의 효율화가 더 시급하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지방의료원의 목적은 지역주민의 건강 증진과 지역 보건의료의 발전이며, 이는 공공의료 영역뿐만 아니라 전체 지역사회 의료체계를 지원하고 강화하기 위한 역할로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공공의료와 민간의료의 기능과 역할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방의료원은 진료 기능을 확장하며 직접적으로 민간 의료기관과의 경쟁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짚었다.

더욱이 지방의료원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진료의 질적 수준, 비효율적 경영 요소들을 근본적으로 극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고 있고, 이에 더해 경쟁력 강화가 기관의 무분별한 외형적 확장과 투자에 의존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지방 의료를 지탱하는 많은 민간 의료기관의 도태를 불러오고 보편적인 의료 제공을 오히려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이처럼 지방의료원이 양질의 의료자원확보와 제공 가능한 의료의 질적 수준이 민간 의료기관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은 채, 개정안과 같이 단순히 지방의료원 설립과 공공의료체계 구축을 목적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한다면, 비합리적인 사업 추진으로 인한 국고 낭비의 수준이 막대해질 것이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오히려 공공의료기관의 역할과 기능을 명확히 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 현재 공공의료기관이 제공하는 사회적 가치와 효율성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하고 개선 방향을 마련할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의협에 따르면, 우선 기존 지방의료원의 운영 개선을 최우선으로 하고 지역사회의 전체 의료 상황과 취약성에 근거해, 이를 공공기관 혹은 민간 기관에 관계없이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하고 효율적인 투자의 방향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기존 의료원 대상으로 의료질 지표, 재정 건전성을 감안한 운영 효율성 평가를 보다 강화하고, 공공기관은 응급감염병 관리 전담하며 민간은 현재의 진료 기능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지역 의료 상황에 따라 적절히 분담할 수 있도록 제도와 지원방안이 필요하다.

의협은 이런 전제가 충족될 경우 보다 전문적인 공공의료 기관의 역할에 부합하는 우수한 의료인력 확보가 가능하며, 이를 위해 보다 강화된 지역인센티브을 포함한 적극적인 예산 지원을 고려할 것을 제안했다.

즉, ▲양질의 의료 인력 확보 ▲보다 높은 의료의 질적 수준 ▲효율적인 의료 제공과 같은 가치가 공공의료 기관의 목표가 돼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의 재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지출하고 공공의료의 효과를 가져갈 수 있도록 충분한 근거와 협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통한 무분별한 지방의료원 설립도 경계했다.

의협은 예비타당성조사는 공공사업의 경제성정책성지역균형발전 등의 요소를 면밀히 검토해 불필요한 재정 지출을 방지하는 핵심 절차임에도 현행 국가재정법은 긴급한 경제사회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필요한 사업의 경우 이미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짚었다.

예로 최근 서부산의료원, 대전의료원, 경남의료원 진주병원이 국가재정법 제38조의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한 사업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아,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된 사례가 있다.

따라서 지방의료원 설립 및 공공의료체계 구축 사업 전반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별도 조항 신설은 실익이 크지 않고, 오히려 기존 제도의 취지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다른 부처의 사업과의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의협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의협은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중 33곳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4년 6월 기준 전국 지방의료원의 누적 적자액은 1112억원(성남의료원 제외), 병상 가동률은 제주 72.9%, 대구 62.5%, 서울 53.3%, 인천 46.4%, 성남 36.6%, 부산 34.4% 등으로 코로나19 이전 평균 병상 가동률인 80%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전국 지방의료원 상당수가 경영악화와 의료진 부족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도 언급했다.

지난 2013년 진주의료원이 폐업했고, 2023년 광주시립 제2요양병원이 적자 경영으로 인해 폐업한 사례를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

의협은 이처럼 많은 공공병원들이 적자 경영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무분별하게 지방의료원을 설립에 앞서 진료 기능 중복, 전문 인력 유출, 표준화된 진료 프로토콜 부재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의 해결을 통한 공공의료 기관의 기능 강화와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2023년 광주시립 제2요양병원 폐업은 경영 악화의 전형적 사례로, 무분별한 확장보다 기존 기관의 효율화가 시급함을 시사한다면서 지방의료원의 설립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의 특례 규정이 아닌, 국가 재정의 합리적인 운용을 위해 필요시 현행 국가재정법의 체계 내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아울러 타 분야 및 지역에 미칠 파급 효과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지방의료원법 개정안에서는 인구 감소 지역에 설립된 지방의료원에 대해 국가가 운영 경비를 보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이는 오히려 지역 간 보조금 지원의 형평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협은 응급실 가동률이나 민간의료 기관에서 적절히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군이나 환자들에 대한 진료 실적 등 의료의 공익적 수행 역량과 실적을 감안한 평가 지표를 산정하고, 이를 근거로 우수 기관에 대해 더욱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개정안에는 재난, 감염병 발생 등의 상황에 따라 지방의료원의 경영상 손실에 대해 보전하도록 되어있으나, 감염병 발생 대응에 따른 보전은 이미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한 손실보상제도가 운영되고 있다면서 재정은 목적에 맞게 사용되어야지, 지방의료원 경영상 손실 보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일반 의료기관과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신중한 검토를 요구했다.

의협은 단순히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보조하는 것이 아닌, 기존 지방의료원을 포함한 공공의료기관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의료 인력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등 지방의료원이 지역의료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도록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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