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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이재명 대통령 의대 4곳 신설 공약…또 다른 의정 갈등 불씨

이정환 기자2025.06.27 16:16
ⓒ의협신문
ⓒ의협신문

윤석열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했던 의대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의대생들이 학교를,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의료대란이 발생했지만, 정치권, 정부, 의료계는 여전히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서 의대정원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대란 사태가 수습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가 모아졌으나, 대선 과정에서 발표한 공공의대 설립 공약이 또 다른 의정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선 공약집을 살펴보면,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국민중심 의료개혁 공론화위원회를 신설해 공정성, 투명성, 전문성이 확보되는 의료정책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이와 함께 대선 광역공약집에서는 인천광역시, 전북특별자치도, 전라남도에는 공공의대를 신설하고, 경상북도에는 일반 의과대학 신설을 약속했다.

하지만, 공약집 어디를 봐도 왜 4곳의 지역에 공공의대와 일반 의과대학을 신설해야 하는지, 의대 모집정원은 어느 정도 규모인지, 들어가는 재정은 얼마인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은 없다. 이를 두고 윤석열 정부의 과학적 추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의대정원 2000명 증원과 뭐가 다른지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중앙 정책공약집에서 대한민국 어디에서든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지역필수공공의료를 살려내겠습니다라면서 지역의사제, 지역의대, 공공의료 사관학교 신설로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의과대학이 없는 지역에 의대 신설과 공공의료 사관학교 신설을 추진하겠다는 것인데, 인천, 전북, 전남지역의 공공의대 신설과 공공의료 사관학교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구체적인 설명도 없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의대정원 증원 사태로 의료대란이 발생해 해결점도 찾지 못하고 있는데, 새 정부가 공약으로 제시한 의대 4곳 신설이 또 다른 의정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사태를 해결해야 할 이재명 정부가 의료사태를 해결하기보다는 의대 신설이라는 공약으로 또 다른 뇌관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5월 28일 한국과학기자협회와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이 공동 주관한 제21대 대통령 선거후보 과학-보건의료 공약 토론회 패널로 참석해 공공의대 관련 공약의 문제를 짚기도 했다.

김성근 대변인은 공공의대 관련 공약은 의협과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차이가 가장 큰 부분이라면서 의협의 입장을 떠나서라도 의사 개개인은 공공의대에 대한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별도의 공공의대나 공공의료 사관학교를 통한 인력 공급으로 공공의료 개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

또 공공의대 신설 후 인력이 배출되는 시기는 10년 후인데, 그 사이에 의료공백을 메울 방안이 공약에서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이어 사관학교라는 용어는 보통 군인 신분을 뜻한다면서 학생들을 군인 신분으로 생각해 이런 용어를 쓴 것인지도 궁금하다고도 물었다.

실제로 공공의대 관련 논의가 있을 때마다 대학을 졸업하고 의사면허를 취득하면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공공보건 의료기관에서 일정기간(10년) 동안 의무 복무를 하도록 하는 내용이 논란이 됐다.

김성근 대변인은 의료계에서는 공공의대 설립으로, 또 다시 의대정원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반발과 함께 제대로 된 교육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방의과대학의 경우, 현재도 대학원생조교기초의학 교수 등에 대한 모집이 어렵다며 그런 상황에서 몇 개의 의대를 지역에 신설한다는 생각은 부적절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전라남도의사회와 경상북도의사회도 공공의대 및 일반 의과대학 신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최운창 전라남도의사회장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전남지역에 공공의대를 신설하겠다는 내용을 확인했다며 지역의사회와도 충분한 논의와 토의 없이 공약이 나온 것을 보고 놀라고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또 의과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칠 교수 자원도 충분하지 않고, 3차병원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의대만 신설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최운창 회장은 전남지역의 경우 당장 공공의대가 필요한 것보다는 중증환자를 치료하고, 지역 필수의료를 책임질 수 있는 3차병원에 대한 지원이 더 필요하다. 만약 새로 의대를 만들면서 지역에 있는 병원들마저 존립의 기로에 서게하는 것은 공멸의 길로 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전남지역은 인구소멸지역이다. 신설된 의과대학에 들어올 학생 수도 보장할 수 없고, 공공의대 부속병원이 새로 만들어진다고 해도 재정만 낭비될 것이라며 공공의대 신설을 반대했다.

이길호 경상북도의사회장도 새로운 의과대학을 설립하기보다는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했던 의대정원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료사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과연 현 시점에서 의과대학 신설이 정말 필요한지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은 정치적 공약이다. 의대가 꼭 필요한지 충분히 검토를 하지 않은 것 같다. 의대 신설과 관련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길호 회장은 경북지역에는 동국대학교 의과대학이 있는데, 지역 중심의 지원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면서 의대신설보다는 현재 있는 지방의대 및 지역 수련체계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지역 균형 발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동국의대 등 지방의대에 대한 재정 및 제도적 지원 확대가 필요하고, 의대생과 전공의는 지역 내 교육수련 체계 안에서 학습근무하도록 유도해야 하며, 수련병원 및 교수진 지원 확대를 통해 지역의료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

이길호 회장은 공중보건의사를 대체할 수 있는 시니어 의사 채용 활성화도 언급했다. 이길호 회장은 공보의 수 감소에 따른 대체 인력으로 은퇴 또는 경력 의사를 농어촌 보건지소에 채용하고, 일정 자격 요건을 갖춘 시니어 의사에게 활동 수당, 주거 지원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는 공공의료의 질적 향상과 지역 의료 격차 해소에 반대하지 않지만, 현행 공공의대 정책은 실효성 없는 강제, 비도덕적 유인, 정치적 목적에 의한 왜곡이 뒤섞인 잘못된 방안이라면서 현실적이면서도 도덕적 정당성을 갖춘 근본적 대안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5월 19일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이 주최한 의료정책포럼에서도 공공의대 신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은혜 교수(순천향대 부천병원 영상의학과)는 이재명 대통령이 공공의대 설립에 시동을 걸면서 새로운 의정 갈등을 불러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은혜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이 구상하는 공공의대 방식으로는 지역의료 인력을 제대로 확보하기 어렵다라며 지역의료 인력을 확보하고 지역의료를 살릴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진료권 설정 및 환자의료체계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공공의대 대안으로 ▲공공필수지역 의료인력 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기존 의대와 부속병원 지원 ▲공급 측면에서 공공의대가 아닌 공정한 보상체계 마련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전공의가 저렴한 인력으로 소모되지 않고 수련을 충실하게 받을 수 있도록 수련비용을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라며 교수가 과중한 진료 부담에서 벗어나 의대생 교육과 전공의 수련에 충분한 시간을 쓸 수 있도록 교수 인건비 절반을 연구비 형태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존 의대를 활용해 지역의사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공공의대의 대안이라면서 비급여를 가급적 급여화하고 행위료와 검사료의 상대가치가 균형을 이루도록 수가 구조를 개혁해 급여 서비스만 제공해도 의료기관을 운영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의료정책포럼에서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도 공공의료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하는 고민은 공공의대 신설 쪽으로 귀결하고 있다라며 공공과 민간 의료 개념 정립이 확실히 돼 있지 않은 나라에서 이런 방향성이 오히려 큰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논의와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 인프라, 수련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공의대 설립 효과는 의문이고, 정책 효과도 불확실하다라며 의료 불균형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추가돼야 할 것 같고, 지역의료, 핵심의료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 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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