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후 더 많은 서비스를 이용해보세요

닥플 플러스

검찰 만난 의료법학회 "수술실 CCTV법 실효성 없어"

송성철 기자2025.06.28 14:05
27일 대한의료법학회·보건의약식품 전문검사 커뮤니티 공동학술대회에서 지정토론을 펼친 신동일 서울특별시의사회 부회장(왼쪽)과 정형준 원진녹색병원장. ⓒ의협신문
27일 대한의료법학회보건의약식품 전문검사 커뮤니티 공동학술대회에서 지정토론을 펼친 신동일 서울특별시의사회 부회장(왼쪽)과 정형준 원진녹색병원장. ⓒ의협신문

수술실 CCTV 설치법으로는 무면허의료와 의료사고를 예방할 수 없으며, 오히려 의사환자 불신만 조장하고 사회적 비용 부담만 늘린다는 무용론이 나왔다.

정형준 원장(원진녹색병원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27일 대검찰청 별관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에서 열린 대한의료법학회보건의약식품 전문검사 커뮤니티 공동 학술대회에서 수술실 CCTV를 통해 불법행위 유무의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겠다는 입법 취지는 애초부터 과도한 기대이자 디지털 라이제이션에 대한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수술실 CCTV법은 의료인과 환자 사이에 엄청난 불신에 기반해 도입했다. 제대로 평가나 시범 사업도 하지 않았다고 입법 배경과 과정의 문제점을 짚은 정 원장은 애초에 입법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판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정 원장은 수술실 CCTV 설치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대리수술에 관한 경각심과 비의료인의 수술실 출입을 제한하는 정도지만, 사회적 손해는 막심하다면서 주요 손해로 ▲의사환자 불신 조장 ▲설치관리 비용으로 인한 의료비 상승 ▲수술적 처치 회피 및 최소화로 인한 과소진료 위험 등을 꼽았다.

수술 관련 사고의 상당 부분은 수술 이후 수술실 밖에서 발생한다. 수술 이후를 관리할 수 없는데 과연 CCTV가 환자나 국민이 느끼는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지 회의적이라고 밝힌 정 원장은 모든 수술은 과실이 일어날 수 있다. 통증 주사도 확률적으로 100건을 시술하면 1건 정도 발생한다면서 의사는 의료사고를 항상 생각해야 하고, 그걸 빨리 조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무면허 의료행위인 오더리 수술로 문제가 된 전문병원 사례를 짚은 정 원장은 의사간호사의료기사 등의 상호평가와 감시체계가 붕괴하고, 서로 모종의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체계 자체가 불법 의료행위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CCTV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무면허 의료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대안으로 동료평가(peer review)와 수술실 인력기준을 제안했다.

27일 대검찰청 별관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에서 열린 대한의료법학회·보건의약식품 전문검사 커뮤니티 공동 학술대회에서는 수술실 CCTV, PA와 간호법 등 의료 현안에 관해 집중 논의했다. ⓒ의협신문
27일 대검찰청 별관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에서 열린 대한의료법학회보건의약식품 전문검사 커뮤니티 공동 학술대회에서는 수술실 CCTV, PA와 간호법 등 의료 현안에 관해 집중 논의했다. ⓒ의협신문

의약사건 수사를 통한 제도 개선 필요성 고찰에 관해 발제한 김지수 검사(창원지방검찰청)는 수술실 CCTV 설치와 관련한 처벌 규정이 수술 과정 촬영을 통한 범죄 예방이라는 입법목적에 반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보다는 영상 무단 촬영, 영상 무단 유출 등으로 인격권 침해, 개인정보 침해 결과에 대한 처벌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는 폐쇄회로 텔레비전 촬영 의무화 논의 과정에서 도입 반대 측의 주요 논거였던 촬영 때문에의사의 소극적 의료행위를 야기하고, 환자의 건강권이 침해되며, 영상 유출로 인권 침해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우려가 조문에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지수 검사는 수술실 영상을 촬영하지 않았거나 30일 이상 보관하지 않았을 때 최대 법정형은 벌금 500만원에 불과하다면서 설치 및 촬영 의무 위반을 중하게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이 입법자의 의도로 추정된다고 풀이했다.

김 검사는 의료사건을 수사하다 보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한 것이 맞는지, 처분 결과가 법리적으로 옳더라도 의료계 현실과 동떨어지는 것은 아닌지고민을 거듭하게 된다면서 수사기관 입장에서 의료사건을 대할 때 어떤 부분을 고민하는지 알리고, 국민 보건안전 증진을 위해 의료계와 법조계 및 관련 업무 종사자들이 해결 방안을 논의할 기회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한의료법학회는 의료분쟁건강보험의료제도를 비롯한 의료 관련 법현상을 이론적으로 연구함으로써 법학 발전과 의료환경 개선에 공헌하는 것을 목적으로 1999년 창립한 학술단체다. 회원은 대학교수법조인의료인간호사약사박사학위 과정 재학생 등이며, 정규원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회장을 맡고 있다. 공식 학술지 의료법학을 연 3회 발행하고 있다.

보건의약식품 전문검사 커뮤니티는 다른 분야에 비해 더욱 전문성이 필요한 보건의약 및 식품 분야 검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전문성을 높이고 정보를 공유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공동학술대회 개회식 사회는 의료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모임 대표를 역임하고 현재 한국의료변호사협회 고문인이인재 변호사(법무법인 우성)가 진행했다. 역대 6번째 여성 검사장이라는 이정표를 세운 김선화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장과 정규원 대한의료법학회장(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서초역 가스누출 사고의 혼란을 뚫고 학회에 참여한 회원에게 감사와 격려의 인사말을 전했다.

댓글 0

    많이 본 뉴스

    • (주)이노케어플러스대표자: 진현준
    • 서울특별시 마포구 백범로31길 21, 서울창업허브 본관 415호사업자 등록번호: 748-87-03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