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유급은 실패가 아니다, 의대생의 존엄을 지키는 선택
2025년, 대한민국 의대생 수천 명은 전례 없는 선택을 했다. 복학하지 않기로. 일부는 자퇴서를 제출했고, 또 일부는 유급을 감수하며 싸움의 길을 택했다. 이들의 결정은 단순한 반발이 아니다. 그것은 의사로서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자, 부실한 의대 교육으로 면허를 따는 것은 진짜 의료를 해치는 일이라는 각성이다.
지금 정부와 정치권은 복귀만 하면 구제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면허 취득만을 목표로 한 속도전일 뿐이다. 의사라는 직업의 공공성과 전문성, 그에 따르는 교육의 연속성과 내실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졸속 복귀야말로 도제식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는 길이다.
학사유연화는 이 지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이는 단순한 구제가 아닌 의대 교육의 원칙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제대로 배울 수 없다면 그 학기를 쉬는 것이 옳다. 무리하게 커리큘럼을 끼워 넣는 것은 교수도, 학생도, 환자도 위협할 뿐이다.
복학을 거부한 의대생들이 진짜 말하고 싶은 것은 시간이 걸려도 우리는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진 유급을 감수하며 자신들의 전문성과 양심을 지키고 있다. 그것은 회피가 아니라 선언이다. 사회와 교육제도에 보내는 정중하지만 단호한 항의다.
오늘의 선택은 고통스럽고, 때로는 외롭다. 하지만 미래의 환자 앞에서 나는 그 시기에 꿰맞춘 졸속 수업이 아니라, 원칙을 지키는 수련을 선택했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 선택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유급은 실패가 아니다. 그것은 전문가로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자기희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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