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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수련 중 평가'…'평가' 보다 '교육'이 핵심
전공의 수련과정에서 수련 중 평가(Work Based AssessmentWBA)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014년 대한의사협회는 한국의 의사상(像)으로 ▲환자 진료 ▲소통과 협력 ▲사회적 책무성 ▲전문직업성 ▲교육과 연구 등을 제시했다. 이런 소양을 갖춘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전공의 수련과정에서도 이에 걸맞는 평가체계를 마련하고, 또 적절한 학습 환경도 만들어줘야 한다.
수련과정에서 교육 단계별, 과정별, 시기별 교육 목표를 정하고, 이에 대한 역량 평가를 통해 전공의들이 스스로 교육 목표에 대한 학습정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하며, 교육의 주체로서 궁극적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박현미 고려의대 교수는 최근 열린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전공의 수련 중 평가 발제를 통해 현대 의료 환경에서는 임상현장, 의사결정 과정, 팀워크 등 전반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며, 수련 중 평가는 교육과 실무 사이의 격차를 메워 더 나은 의사, 더 안전한 환자를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평가보다는 교육이 핵심이다.
현재 전공의 수련과정에서는 위에 언급한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전공의들은 임상 현장에서 교수들의 진료와 수술에 참여하면서, 교육정도에 대한 평가없이 스며들듯이 지식과 역량을 갖추게 한다.
박현미 교수는 영국에서 외과의사로 활동했던 경험을 옮겼다.
박현미 교수는 한국의 수련과정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연차가 올라가지만, 영국에서는 1년마다 역량을 평가한다. 만약 교육 목표에 이르지 못하면 2년차에 올라가도 6개월 안에 1년차에 습득할 내용을 전부 따라와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라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 환자 소통, 단독 진료수술 가능 여부 등에 대한 평가를 단계별로 받는다. 수련과정 전반을 지도전문의들이 직접 살피면서 전공의들이 더 나은 의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과정은 결국 환자 안전을 향상시킨다고 설명했다.
WBA가 중요한 이유는 환자 안전은 물론 수련 질을 보장하고, 역량평가를 가능케 해 전공의 스스로 수련교육의 주체라는 인식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박현미 교수는 WBA는 임상실무 지식에 대해 실질적인 역량평가를 할 수 있고, 즉각적이고 체계적인 피드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수련 진행 상황에 대한 포괄적 관점에서 종단 평가가 가능하며, 독립 진료로 전환하기 전 필수기준을 충족시켜 환자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라면서 교육에 드는 시간보다는 역량 기반 의학 교육과 술기 교육에 집중할 수 있으며, 전공의 개별 요구에 맞춰 조기에 교육을 조정하면서 전반적인 역량 제고도 도모할 수 있다고 짚었다.
수련교육의 표준화와 객관적인 평가를 위한 다양한 평가 도구방법도 필요하다.
박현미 교수는 한국에는 수련병원이 많지만 수련과정에 대해 연구하고 발표하는 교수들은 한정돼 있다. 수련교육평가의 표준화가 잘 될 수 있을 지 우려된다라면서 WBA 도구방법에는 ▲사례기반 토론(CBD) ▲임상평가실습(CEX) ▲DOPS(절차기술 직접관찰) ▲절차기반평가(PBA) ▲다중소스피드백(MSF) 등이 있다. 물론 이 모든 걸 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한국형으로 만들면 된다. 단 하나만 만드는 게 아니라 우리 현실에 맞게 사람마다의 다양한 편차도 고려해서 여러 가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WBA를 통해 전공의들은 수련교육에 대해자신들이 해야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1주일에 1개씩, 2주일에 1개씩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게 된다. .
박현미 교수는 영국 수련과정을 되짚어 보면 1주일에 한 개씩 내가 집도했던 수술에 대해 교수님이 피드백을 준다. 피드백을 통해 내가 어느 부분은 잘하고 있고,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 알게 된다라면서 WBA 방법 중 MSF는 시사점이 많다. 이 방법은 함께 일하는 스태프 전원에게 익명의 피드백을 받는다. 교수는 물론 간호사와 청소하는 분들까지 의견을 내도록 한다. 이 과정을 통해 교수들에게는 잘 하지만 간호사나 청소하는 분들에게 함부로 하게 되면 이 상황이 낱낱이 드러난다. 이럴 경우 교육지도전문의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고, 다음 연차로 올라갈 수 없다고 전했다.
인성과 소통공감 능력까지 살핀다는 얘기다.
WBA는 의학적 결정 과정에서 자신감 영역에도 도움을 준다.
박현미 교수는 역량은 갖췄지만 자신감이 없는 경우 망설이다가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이 때 지도전문의가 WBA를 통해 용기를 줄 수 있다. 역량을 갖췄으니 충분히 할 수 있다는 한 마디 말로도 성과를 낼 수 있다라면서 제일 위험한 경우는 역량은 갖추지 못하고 자신감만 넘치는 경우다. 이런 전공의들은 실수할 가능성이 많다. 이 역시 WBA로 잡아줘야 한다. 역량에 따른 한계를 분명히 짚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의사를 향한 공동 목표에는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박현미 교수는 트레이니도 힘들고 트레이너도 힘들면 결국 안 하게 된다. 어디에나 저항은 있다. 새롭게 시작하는 것에는 늘 익숙치 않다. 바쁘다는 핑계로 외면하게 된다. 이제라도 어느 기관이 트레이닝을 잘 하지는지, 더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인식도 바꾸고 모아야 할 자료도 많다. 좋은 의사를 만들기 위해 함께 나서야 한다라면서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WBA를 도입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홍콩이 운용하고 있다. 현대 의료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의사를 양성하는 데 임상현장 평가는 필수적이다. WBA는 교육과 실제 사이의 간극을 효과적으로 메우고 유능한 의사를 길러 내며, 더 실질적인 환자 안전을 일구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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