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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조정위 비영리단체 위원이 과반수? "전문성 저해"

이정환 기자2025.06.18 10:43
ⓒ의협신문
ⓒ의협신문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의료분쟁조정위원회 위원 중 비영리민간단체가 추천한 위원이 과반수가 되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분쟁조정법(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자 대한의사협회가 강력 반대하고 나섰다.

비영리민간단체에서 추천하는 위원이 과반수를 차지하게 되면 ▲조정위원회의 전문성과 균형성 저해 ▲중립성 및 공정성 훼손 가능 ▲의료계의 위축과 제도의 실효성 저하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지난 5월 26일 의료분쟁 조정 시 환자 및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더 반영될 수 있도록 의료분쟁조정위원회(조정위원회)의 위원 중 비영리민간단체에서 추천한 위원이 과반수가 되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분쟁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김선민 의원에 따르면 현행법은 의료분쟁을 조정하거나 중재하기 위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의료분쟁조정위원회를 두도록 하면서, 해당 위원회는 위원장 및 100명 이상 300명 이내의 조정위원으로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25년 2월 기준 조정위원회의 위원 구성을 살펴보면, 보건의료인단체 또는 보건의료기관단체에서 추천한 위원은 전체 위원의 약 44%인 반면, 환자를 포함해 소비자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비영리민간단체에서 추천한 위원은 15%이다.

김선민 의원은 조정위원회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조정부를 구성하는 경우에도 소비자의 권익을 대변할 비영리민간단체에서 추천한 위원 수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정위원회의 위원 중 비영리민간단체에서 추천한 위원이 전체 위원의 과반수가 되도록 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고, 조정부의 조정위원을 7명으로 구성하되, 그 중 3명은 비영리민간단체에서 추천한 사람으로 구성하도록 함으로써 환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증대하려는 것이라고 법안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해당 법안에 대해 강력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개정안이 환자의 권익보호를 증대하고자 하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조정위원회와 조정부는 의료과실 여부, 인과관계, 예견 가능성, 표준 진료범위 등 고도의 의료 전문적 판단이 요구되는 사안을 다루는 기구로써, 비영리단체 추천 위원이 과반수를 차지하게 될 경우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의협은 의료분쟁 조정은 고도의 의료지식과 법률 판단이 요구되는 전문적 행위라면서 비영리민간단체가 추천한 위원이 과반수를 차지하게 되면, 의료적 전문성과 실무경험을 갖춘 위원의 비율이 감소하게 돼 의료 전문가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한 조정의 질과 전문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적 사실 판단이 왜곡되거나 단순화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중립성 및 공정성 훼손 가능성도 우려했다. 의협은 비영리민간단체가 모든 환자나 소비자의 입장을 공정하게 대변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면서 특정 입장을 가진 단체가 과도하게 위원으로 구성될 경우, 조정의 중립성과 객관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또 해당 위원회의 의료인 참여 비중이 현저히 낮아지면, 의료계의 조정 참여가 위축되고 제도에 대한 신뢰와 협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과학적 근거보다는 감정적정서적 판단이 우선시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로 인한 왜곡된 선례들이 축적돼 장기적으로는 의료행위의 위축 효과를 유발하고, 의료인의 필수의료 기피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으며, 오히려 조정 불신 증가분쟁 장기화소송 증가 등과 같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면서 결국 분쟁 조정의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환자 보호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정부 조정위원 증원과 관련해서는 현재 조정부 조정위원 5명을 구성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할 때, 개정안처럼 현 조정위원 5명에서 7명으로 증원하게 될 경우, 조정위원회 개최는 더욱 어려워지게 될 것이고, 결국, 심사조정 등의 기간 연장을 초래해 환자에게도 불이익이 초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개정안의 취지는 환자 권익 보호 증대라고 이해할 수 있겠으나, 위원회 구성의 편중, 전문성 약화, 제도 실효성 저하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므로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전문성과 중립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시각이 반영될 수 있도록 위원 추천 절차를 개선해 나가는 방향이 더욱 바람직하다며 이번 의정갈등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 반영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절감한 상황에서 현재 임상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의료전문가 단체들과의 충분한 논의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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