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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예산 삭감에 의정 갈등까지 "의사들의 연구가 단절됐다"

박양명 기자2025.06.17 11:38
ⓒ의협신문
ⓒ의협신문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으로 촉발된 전공의 사직 사태가 우리나라 의학 연구의 위기도 점차 커지고 있다. 1년만 멈칫해도 10년이 뒤처지는 게 의학이라며 이미 멈칫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정부의 일방적 정책이 우리나라 의학 연구를 쇠퇴 시켰다. RD 예산 삭감으로 연구를 위축시켰고, 일방적 의대정원 확대 정책 등으로 전공의가 사직을 하며 대학병원 교수들의 연구 기능을 마비시켰다는 지적이다.

서울 한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교수 입장에서 RD 예산이 삭감되면서 콜라보 연구가 다 잘렸다. 연구 간호사 고용도 어려워졌다라며 연구비를 줄였지만 의정 사태로 이미 중간 연구자도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그 여파로 의학논문의 전체적인 양 자체가 줄었다. 그렇다 보니 작년에는 리젝트도 잘 안 시키고 계속 코멘트를 하면서 수정을 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진홍 교수(가톨릭의대 감염내과)는 계간의료정책포럼 최신호에 대한민국 의학의 쇠퇴가 시작되는가라는 시론을 통해 의학 연구 현실을 보다 적나라하게 전했다. 2024년부터 우리나라 의료계는 혼돈의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대한민국 의학의 쇠퇴 조짐이 조용히 다가오고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유 교수는 대한의학회에서 발행하는 의학저널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편집장이다.

그는 JKMS는 매주 발행해야 하는 만큼 하루에도 편집/ 발행 관련 이메일을 여럿 받는다라며 요즘 들어 논문 수정(revision) 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내용이 부쩍 늘었다. 작년만 해도 한두 건 받을까 말까 하는 요청이라고 경험을 꺼냈다.

이어 의정 갈등이 시작되면서 의학 연구 활동 위축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학술지 편집인 입장에서 그 여파는 생각보다 빨리 다가왔다라며 저자 부담 게재료가 수입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학술지 입장에서 수입이 억대로 줄었다고 털어놨다.

유진홍 교수에 따르면, JKMS에 우리나라 저자의 투고량이 줄기 시작하더니 9월에 접어들면서 감소 경향이 뚜렸해졌다. 지난해 게재된 논문의 양은 2023년도와 비교해 25% 줄었다. 올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까지는 매주 5~7편씩 논문을 실었지만 이제는 매주 3편씩 싣기도 벅찬 상황. 긴축 운영을 하면 내년 중반까지는 그래도 분량을 겨우 유지할 수 있겠다는 게 유 교수의 분석이다.

2024년 9월 기준으로 각 의과대학 연구실적은 전반적으로 50% 선까지 줄었고, 97%까지 감소한 학교도 있었다.

그는 지난해 투고되고 실은 논문 대부분은 의료 혼란이 시작되기 전에 작성된 것이라며 교수들이 기존에 작성해 투고한 논문인데 다듬기에 투자할 시간이 없어서, 동료 평가 심사를 할 여유가 없어서 전반적으로 늦어진 것이다. 하물며 새롭게 연구를 시작하거나 논문을 쓰기 시작하는 교수들은 심각하게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의료진 연구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 더해서 전공의 집단 사직 후 병원들이 진료 부담을 덜기 위해 신규 환자를 줄이면서 임상시험 또한 위축되고 있다라며 이 분야에 차질이 생기면 다국가 임상 시험에서 우리나라가 제외되는 사례들이 자꾸 생겨나고 이는 국가 의과학 수준의 쇠퇴를 의미한다. 1년만 멈칫했도 10년이 뒤처지는 게 의학계라고 했다.

수도권 한 의과대학 생명과학 연구자는 의사와 연구를 많이 하는데 최근에는 연구를 못하고 있다. 의사들의 연구가 단절됐다라고 표현하며 과학자로서라도 현 상황이 정상화 됐으면 한다. 중단된 게 얼마나 회복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빨리 회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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