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비대면진료, 의협 왜 '지금' 반대 목소리 냈나? 알아보니
비대면 진료 초진 허용 법안 심각한 우려, 환자 문제 방기 가능성 높다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여당에서 발의된 비대면 진료 초진 허용 법안에 대해 강력 우려를 표하고 나선 가운데, 의협의 유감 입장 발표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의협의 비대면진료에 대한 우려 표명은 당연한 행보로 보일 수 있다. 그간 의협은 비대면진료에 대해 원론적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기 때문. 이번 발표 역시 일관된 의견 표출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왜 지금이냐는 부분이다.
의협은 12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비대면 진료 초진 허용에 대한 강력 우려를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이 11일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시점을 계기로 한 입장 표명이었다.
전진숙 의원안은 18세 미만 65세 이상 등 비대면 초진 가능 대상을 따로 나열했는데, 의협은 18세 미만 환자에게 초진을 허용하는 것은 심각한 환자 문제를 방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강하게 유감을 표시한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안이 그간 무분별하게 허용돼 온 비대면진료 가능 범위를 사실상 축소한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의협 행보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원준 수석전문위원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현행 비대면진료는 법적도 근거도 없이, 아무런 기준과 범위와 제한도 없이 모든 것이 허용된 형태로 2년째 시범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지금 이시간에도 플랫폼 사업자들이 주축이 되어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비대면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지금 의료계가 제기하는 문제들은 이 법이 통과될 경우 새롭게 생기는 문제인가? 무제한 시범사업으로 인해 이미 발생한 문제 아닌가?라고 물었다.
비대면진료 산업계에서도 같은 의문을 제기했다.
선재원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회장(나만의닥터 공동대표)은 1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의협 발표에 대해 산업계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초진 대상이 정해지지 않았던 시범사업 기간 동안에는 별다른 입장 표명이 없었던 걸로 아는데 왜 갑자기 이렇게 강한 반발 성명이 나오는 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라며 오히려 이번 민주당 안은 그간의 허용 범위를 너무 축소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도 불만이 많은 안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비대면진료에 대한 우려는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던 부분임을 짚으면서, 이번 입장 발표는 지속적 반대 입장의 일부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로 언급됐던 비대면 진료 제도화가 대통령 임기 시작 후 여당에서 법안으로 발의됐다는 점에서 목소리를 내야 했다는 입장이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 허용되고 있다는 전제 자체가 틀린 것이다. 풀어놓은 것이 아니고, 시범사업으로 일시적으로 허용된 범위일뿐이다. 법안으로 법제화가 되는 부분과는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작년 2월 23일 비대면 진료를 초재진 여부 및 시행 의료기관을 구분하지 않고 무제한 허용했다. 상급종합병원 전공의 대거 사직에 대응한다는 이유였다.
다만 현행법상 비대면 진료는 심각 단계 이상의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만 한시적으로 허용돼 있다. 정부가 의료사태를 이유로 심각 단계를 유지하면서 한시적 허용은 당초 예상보다 긴 기간동안 이어지고 있다.
김성근 대변인은 정부가 언제든 단계를 낮추면 중단되는 부분이다. 이를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 시범사업의 부분과 법제화의 부분을 동일선상에서 놓고 보면 안 된다. 이번 법안이 초진 대상의 축소라고 해석하는 것은 전체적인 흐름에 대한 인지가 없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비대면진료 자체를 완전히 반대한다는 입장은 아니다.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민주당에서 나온 법안은 사람들이 착각하게끔 만든다. 어차피 하고 있던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면서 이는 마치 대한민국과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이 안 된 상태에서 전쟁을 안하고 있으니 휴전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김성근 대변인은 비대면진료 제도화는 대통령 공약에 포함된 부분이기에 정권 초기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현재 비대면진료가 시범사업이라는 점이다.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하는데, 무분별한 허용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조차 없는 상태다. 문제가 없는 게 아니라 문제를 파악할 생각조차 안하고 있다는 판단이라면서 현재 비대면진료가 어디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도입 취지와 맞지 않는 데 더 치중돼 있다고 진단했다.
약배송에 대한 부분이 포함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이율배반적인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김성근 대변인은 약국 가는 건 힘들지 않고, 의원에 가는 것은 힘들어서 비대면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라면서 다만 약사회에서 반대하고 있는 논리도 틀린 말이 아니다.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렇다면 같은 논리가 의원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비대면진료 제도화 관련 법안은 국민의힘에서 2건, 민주당에서 1건이 발의된 상태다. 해당 법안들은 향후 법안소위에서 통합 논의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조원준 수석전문위원은 12일 개인 SNS를 통해 지금 이대로 시범사업을 유지하는게 바람직한가? 아니면 시범사업을 중단시키고 비대면진료를 전면금지하는게 바람직한가? 일반국민들이 그걸 동의하고 따라줄까?라면서 비대면진료 법제화는 이번 대선 여야 공통 공약이다. 국회에 발의된 여러 건의 의료법 개정안이 함께 논의될 것이고, 논의과정에서 여러 의견들을 청취하고 수정 보완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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