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의료전문 변호사들 "대법원도 제정된 간호법에 영향받은 듯"
[초점]의료전문 변호사가 분석한 의료판례 트렌드
한국의료변호사협회 소속 의료 전문 변호사 6명이 지난해 주요 의료 판례 경향 파악을 위해 뭉쳤다. 의료변호사협회는 해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 의미 있는 판례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는데, 6명의 변호사는 2024년 선고된 손해배상(의) 사건을 수집해 분석했다. 그 결과는 5월 28일 열린 춘계 행사에서 공개했다. [의협신문]은 분석 결과를 확인, 주요 내용을 살펴봤다. 의료판례 분석에는 ▲박노민 변호사(법무법인 김장리) ▲박태신 변호사(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유현정 변호사(법률사무소 나음) ▲이정민 변호사(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정혜승 변호사(법무법인 반우) ▲조우선 변호사(법무법인 윈스)가 참여했다.
① 종양전문 간호사의 골막 천자 행위, 대법원 판단은?
② 태아성감별 고지 금지법,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③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에서 생긴 의료사고, 법원 시선은?
④ 설명의 의무 도대체 어디까지? 여전히 오락가락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전문간호사가 골수 검사를 한 행위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마침 같은 해 8월에는 간호인력에 대한 단독법인 간호법이 만들어지면서 의료계의 관심은 대법원 판단에 쏠렸다.
의료전문 변호사 6명은 대법원의 결정을 놓고 진료보조 행위의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최초 판결이라고 의미를 뒀다. 더불어 간호법 제정이 대법원 판단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놨다.
해당 사건은 20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아산병원은 2018년 4월부터 11월까지 종양전문간호사에게 골수 검사를 위한 골막 천자 업무를 위임,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기소됐다.
서울아산병원은 의사가 예약 프로그램에 환자의 골수 검사를 의뢰하면 의사의 입회 없이 종양전문간호사가 골수 검사를 하는 시스템이다. 종양전문간호사는 진통제나 국소 마취제 등으로 처치한 환자의 후방 장골극 부위를 합금으로 된 바늘로 찔러 골막을 뚫고 골수의 혈액을 채취하고, 조금 더 굵고 긴 바늘로 골수조직을 채취해 골수 검사를 위한 검체를 채취하는 행위를 했다.
1심과 2심 법원 결정은 각각 무죄와 유죄 판단을 내리며 엇갈렸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올해 4월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최종적으로 무죄 결정을 내렸다.
의료전문 변호사 6명은 대법원의 이번 결정을 놓고 진료보조 행위의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최초 판결이라고 의미를 뒀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그동안 법원은 의료행위가 기본적으로 의사가 직접 해야 하는 것으로 전제하고 무면허 의료행위를 부정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진료보조 행위로 판단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간호사가 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만 할 수 있는 의료행위인지 아닌지를 따져봐야 하고 ▲진료보조 행위 역시 구체적 사안에 따라 의사가 직접 입회해야 하는지, 일반적인 지시감독으로 족한 경우가 있는지 엄격한 단계적 기준을 따졌다.
즉, 대법원도 그동안 진료보조 행위로 간호사가 할 수 있는 행위인지 판단할 때 의료행위의 성질, 위험성, 해당 의료행위가 고도의 지식과 기술을 요하는지 등을 고려했다.
실제 대법원은 지난해 1월 부작용이 거의 없고, 비침습적이며, 기기를 환부에 대고 있기만 하면 되는 체외충격파 치료를 의사 입회 없이 간호사가 한 것에 대해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판단 했다.
이런 엄격했던 입장은 전공의가 병원을 사직하고 인력 공백이 발생하면서 간호사가 투입되고, 간호법까지 제정되는 사회적 분위기를 겪으며 바뀌었다.
같은 해 12월, 침습적 행위를 의사 입회 없이 한 간호사의 의료행위를 무죄 취지라고 본 것.
대법원은 진료보조 행위 판단 시 고려하는 항목에 실제 임상 현실을 추가했다. 대법원은 임상의학 분야에서 하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 사이 실질적인 의료 분업 현황, 의료기술과 의료산업의 발전 양상과 의료환경의 변화,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하기도 했다. 의료행위 자체의 성격과 난이도, 위험성 등 규범적 고려뿐만 아니라 임상 현실도 진료보조 행위 판단을 위한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명시한 것이다.
6명의 의료전문 변호사는 대법원은 불과 11개월 사이에 상반된 것으로 보이는 판단을 하고 있다라며 진료보조 행위를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 그동안 법원이 명시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한 적 없는데 구체적으로 했다고 분석했다. 임상의학 분야에서 시행하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의 실질적인 의료 분업 현황과 임상현실, 간호법 제정 취지 등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해당 판결은 종양전문간호사로서 간호사 중에서도 상당한 지식과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시술했고 숙련도가 중요한 시술이며 표준화된 지침을 준수한다면 검사자의 재량이 개입될 여지가 적다는 등 의료행위의 구체적인 사정도 어느 정도 고려했다라며 구체적인 사안에서 일반적 지도감독 하에 할 수 있는 진료보조 행위인지를 판단할 때 개별 사안의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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