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10년 후 10만 의사노조, 합법 노조로 뭉쳐야 생존”
1년 3개월의 의료대란을 겪은 의료계에서 지난 20여 년간 추진됐던 전국단위 의사노동조합 결성 필요성에 대한 각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모든 직역의 의사가 개인사업자가 아닌 근로자의 지위를 확고히 인식하고, 노동자 쟁의권과 교섭권 등을 확보해 대정부 협상력을 키워야 미래 의료 정상화와 발전에 의료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진보, 보수정권을 막론하고 의료서비스를 국민에 시혜를 베푸는 복지정책의 핵심으로 인식해 의사들의 권익을 규제하고 제한하는 방식으로 보건의료정책의 방향을 설정하고 집행하는 악습을 막기 위해서는 의사들이 전국단위 노동조합 결성이 필수불가결하다는 판단이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병의협)와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의정연)은 10일 제1회 의사노조 정책 심포지엄을 개최, 의사노조에 관한 관련 전문가들의 다양한 시각과 전망을 공유했다.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의료현장의 안전과 국민 건강권은 의료인의 정당한 기본권이 보장될 때 비로소 견고해질 수 있다며 이번 심포지엄이 의사노조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높이고 의료계가 책임 있는 노동 주체로서 건전한 근로환경을 구축하는 출발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10년 후 10만 명 의사노조를 꿈꾸며...떳떳하게 박수받는 의사되자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은 지난 20여 년간의 의사노조 설립을 위한 의료계의 노력과 행보를 회고하며 현 시점에서 전국단위 의사노조 결성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주 회장은 전공의는 수련현장에 돌아가지 못하고 의대생들은 2년 동안 학업을 쉬고 있는 전쟁통 같은 상황은 필수의료 패키지를 내세운 보건복지부, 현실은 모르는 어용학자들, 그리고 병원의사를 쥐어짜는 거대자본들 때문에 생겨난 일이라며 말로만 의료개혁이고 실제는 의료 생태계를 완전히 망가뜨리고 의사들을 대대로 노예화하려는 수작질을 막기 위해 의사들이 뭉쳐 합법적으로 싸울 수 있는 노조를 만들어야 의사들이 살아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의사노조원 1만 명이 되면 전국의사노조 전진대회 전국의사노조 보고대회를 하면서 과거의 억압받는 의사가 아니란 걸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5년 내로 의사노조원 1만 명 10년 내로 의사노조원 10만 명을 만들어 보자. 전문가로서 자존심을 세우고국민한테 떳떳하게 박수받는 의사들이 돼보자고 독려했다.
의사는 노동조합법근로기준법상 근로자...노조=강력한 대정부 협상력
심포지엄 발제를 맡은 김강대 법무법인(유) LKB 대표변호사는 먼저 의사의 근로자성에 대한 인식 확산 중요성을 강조했다. 의사는 노동조합법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인식을 바탕으로 노조 결성에 적극나서야 한다는 것.
김 변호사는 전체 의사 중 개원의 비율이 점차 감소하고 교수, 전임의, 전공의 등 병원 봉직의 비율이 80%에 이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의사의 노동권 확보를 위한 법률적 조직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료기관 거대화와 거대자본, 정부의 비합리적 보건의료정책 강행 등을 저지하고 의사 권익보호와 실효성 있는 강력한 대정부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국 단위 의사노조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의사단체행동에 대해 형법 14조 의한 업무방해, 의료법 59조 업무개시명령 등 법적 제재를 통해 옥죄면서 의사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일방적) 수가 계약, 의료기관 정부 통제, 당연지정제 등에정부를 상대로 단체행동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막기 위해서는 노조를 설립해 단체교섭권, 쟁의권을 활용해 합리적, 합법적 대응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김재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의사노조 위원장, 노재성 아주의대 교수노조 위원장, 주인숙 중앙보훈병원 의사노조 위원장, 김대경 인제의대 교수노조 위원장은 소속 병원 의사노조 설립 및 운영 과정을설명하며, 전국 단위 의 노조를 결성할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재현 위원장은 의사들은 잘못된 의료정책 강행에 생업을 포기하고 파업 등으로 저항했지만 정부는 의사들을 삼국시대 향, 소, 부곡에 억류된 노예로 치부하고 언론플레이를 해 사회적 비난을 받아왔다면서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지며 의사 또한 마찬가지로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전국의사노조 결성 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노재성 위원장은 의사노조를 결성하면각 단위 병원의 임금, 근로조건 등 정보를 공유해 대정부 협상의 수월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전국 단위 연합체 결성이 필요하다면서 정부는 교원노조는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쟁의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의사는 고유 업무와 교원 업무를 분리할 수 있어 헌법소원 등으로 다툴 수 있다고 말했다.
주인숙 위원장은 노동운동의 이해와 사명감이 부족한 것이 현 의사사회의 현실이라면서 노조에 참여할 동기와 소속감을 부여하고, 효능을 주는 조직으로 성장해야 하며, 노조활동가를 발굴해 여론을 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경 위원장은 의사노조 생존을 위해 다른 노조와의 연대가 중요하다고강조했다.
투쟁하는 노조 넘어서, 근로환경 개선과 함께 사회적 공감대 형성 중요
한편, 패널토의자로 참석한 이한결 의협홍보이사는 과거 대한전공의협의회 노동조합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겪은 경험을 토대로 전국 단위 의사노조 결성 및 활성화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이한결 이사는 먼저 젊은 의사들에게 의사노조가 필요한가?라는 명제를 제기하며 의사노조의 존재 이유는 근로환경 개선과 함께 의료 질 및 환자안전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사회적 인식 확산이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 의사들 특히 전공의들의 노동권을 인정받을 만한 사건들이 있었지만 대한전공의협의회 중심의 권익보호 활동을 우선했다고 토로하면서 그럼에도 전국 단위 의사노조가 필요한 이유는 특정 직역 단독으로 근로시간, 수련환경, 교육여건 개선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국 단위 의사노조는 투쟁적 노조를 넘어서 의료 질 향상, 환자 안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국민 설득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정부와 정치권도 의사 노동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보호하기 위한 법제도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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