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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대비 의료체계 변화 시급

오동호 서울 중랑구의사회장2025.05.09 17:30
오동호 서울시 중랑구의사회장 ⓒ의협신문
오동호 서울시 중랑구의사회장 ⓒ의협신문

초고령사회로의 변화와 국민 건강권의 성장에 따라 의료체계의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근대화의 동력인 국가 주도 성장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건강의 문제는 지역사회와 주민의 자발적인 노력과 결정을 우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급한 정치가들에게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의료개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지역의료에 관한 전문가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대안만이 권위적이고 비과학적인 정부 정책을 바로 잡을 수 있다.

■ 일차의료와 의료전달체계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일차의료 중심의 지역완결형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이 시급하다. 경증 질환을 조기에 치료하고, 중증 질환이 되기 전에 예방하는 일은 의료비용 면에서뿐만 아니라 삶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질병에는 단계가 있고 그에 적절한 의료 서비스가 아니면 도리어 힘만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만성질환이 급증하는 초고령사회에서는 살던 곳에서 지속해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 지역의료 확립
의료의 수도권 편중은 지역의료의 불균형을 유발하며, 지역사회가 낙후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지방에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을 서울에서 치료를 받으면 지방의료기관은 도태하고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지역의료를 확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정부가 밀어붙이는 지역의료 확충 방식은 대형병원 편중만 심화시키고 지역의료를 더욱 위축시킬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 범람 때 벌어진 의료시스템 위기의 상당 부분이 지역의료전달체계에서 비롯됐지만 정부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권역별 의료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지역의료 예산을 확보하고, 대형병원 특진료도 부활시켜야 한다. 무분별한 의료 쇼핑으로 무너진 의료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의료계가 직접 나서야 하며 지역의사회와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

■ 지역사회 연대와 의료 여건 개선
동네의원은 지역사회 필수 인프라이면서 자영업자이기도 하다. 동네의원의 경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세제지원이 필요하다.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경제가 살아야 하고,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의 자영업자가 살아야 한다. 대기업 근로자뿐만 아니라 지역 자영업자를 살리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 정책은 대기업에 편중되어 있다. 지역의사회와 지역사회가 연대해 지역의료 여건을 개선하고, 지역주민의 건강 증진을 통해 지역사회의 생산성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사회가 살아나야 중앙정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여나갈 수 있다.

건강보험료를 내는 생산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보험재정을 쓰는 노인 인구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일차의료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미지=pixabay] ⓒ의협신문
건강보험료를 내는 생산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보험재정을 쓰는 노인 인구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일차의료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미지=pixabay] ⓒ의협신문

■ 의료 공공성 회복
대한민국 의료는 대부분 민간의료로 구성되어 있다. 민간 의료기관의 대부분은 선의의 공공적 역할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소수의 공공의료기관으로 공공의료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공공성이 파괴되는 가장 큰 원인은 현장의 의견을 무시하는 일방적인 정부 정책 때문이다. 의료전달체계의 붕괴지역의료 불균형비현실적 의료 수가는 정부가 의료 현장의 의견을 무시하고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정치적 목적으로 비현실적인 공공의대 신설을 주장하기에 앞서 의대와 전공의 수련교육 과정에 지역의료를 포함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 다기관 협력수련 시범사업 또한 지역사회와 지역의사회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

■ 건강보험 구조 조정 및 지역 의료재정 확보
국민이 내는 건강보험료로 건강보험 재정을 충당하고 있음에도 체감하는 혜택은 만족스럽지 않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 수가는 비현실적이다.

지금까지 추진한 정부 의료정책으로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할 수 없다. 초고령사회라는 시대적 변화에 맞추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의료정책을 제시하고, 현장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은 수도권에 편중된 거대병원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동네의원과 동네병원을 살리는 데 사용해야 한다. 독선적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개혁하고 지역사회에 필요한 지역의료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구조 조정해야 한다. 건정심 개혁을 통해 국민건강보험이 제구실을 해야 실손보험 비중을 줄여나갈 수 있다.

건강보험료를 내는 생산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보험재정을 쓰는 노인 인구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질병과 장애 없이 생활하는 건강수명이 중요하다.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일차의료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정책과 의료현장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야 건강장수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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