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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손톱만큼이라도 힘이 된다면…" 재난 현장 달려가는 한국 의사

박양명 기자2025.04.30 17:50
서정성 의협 부회장 ⓒ의협신문
서정성 의협 부회장 ⓒ의협신문

0.01%의 힘이라도 누군가는 보태야 한다. 그게 모여서 정책이 되고 희망이 된다.

서정성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이 재난이 발생한 현장이면 어디든지 발 벗고 나서는 이유다.

지난달 28일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한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로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간 것도 이 때문이다. 서 부회장은 동료 자원봉사자 2명과 지진 현장을 찾았다.

수많은 재난 현장을 가봤지만 이번이 가장 열악했다. 서정성 부회장은 30일 [의협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당시 상황을 이같이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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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만달레이 지진 현장 [사진=서정성 부회장 제공] ⓒ의협신문

서 부회장은 4일부터 나흘 동안 지진 재난 현장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후 한국에 잠시 귀국했다가 11일에 다시 만달레이를 찾았다. 현지에 필요한 의약품 등을 추가로 보내기 위해서다. 그는 5월 16일 세 번째 방문을 앞두고 있다.

만달레이는 미얀마 군사정부의 관심이 닿지 않는 지역이다. 미얀마 제2의 도시지만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현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이 장악한 지역이라는 이유에서다. 군사정권은 오히려 강진 발생을 기회로 보고 공격을 하고 있는 상황.

서 부회장은 정부 차원에서 해당 지역에 국제사회 손길도 차단했다라며 통상 재난 현장에 가면 우리나라 구호 단체들만도 수십 개가 있고 전 세계에서 백 개 이상 들어와 있다. 이번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여진, 내전 위험이 여전한 열악한 환경에도 서 부회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의사로서는 혈혈단신으로 재난 현장에 진입한 것.

상황이 긴급하다 보니 휴대전화에 저장된 번호를 통해 성금 모금을 진행해서 모은 돈으로 약 2만 달러 상당의 의약품과 생필품을 현지에 공수했다. 미얀마 수도 양곤 공항에 내려서 구호물품을 산 다음 12시간 동안 차를 타고 재난 현장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도착한 지진 피해 현장은 너무 처참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40도가 너는 폭염 속에 고열과 피부병, 설사 등이 확산하고 있었다. 지진으로 전기 스파크가 일어 불이 나 마을 전체가 타버리는 통에 만성질환자는 챙겨 먹어야 할 약마저도 잃은 상태였다. 병원도 불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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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정성 부회장 제공] ⓒ의협신문

서 부회장은 재난 현장에서는 진료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아픈 것은 둘째치고 의약품, 생필품 보급이 가장 우선이다. 항생제, 소염진통제, 설사약 등 필수약을 가득 챙겨갔다. 모기장을 주고 옷과 이불을 갖다 줬다. 인근 지역에서 공수한 밥도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5월 중순 다시 한번 만달레이를 찾을 예정이다. 봉사가 단발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만달레이는 50% 정도 복구된 상태라고 들었다라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나아지는 모습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정성 부회장은 2004년 인도네시아에서 규모 9.1의 강진이 초래한 쓰나미 현장을 찾으면서 재난 의료에 발을 들이게 됐다. 이후 튀르키예 지진, 우크라이나 전쟁 등 재난 소식이 들려오면 누구보다도 먼저 달려갔다. 코로나 두려움이 한창이던 2020년 2월에는 광주시의사회 달빛의료지원단장을 맡아 대구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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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성 부회장이 지진 재난 현장에서 진료하고 있다. [사진=서정성 부회장 제공] ⓒ의협신문

그는 재난 현장에 가봤더니 내가 너무 필요하더라라며 의사 한 명이 가더라도 크게 해결되는 것은 없지만 손톱만큼의 힘이라도 누군가는 보태야 변화가 일어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파서 약도 없고 피해 복구가 시급한데 후진국이다 보니 정부의 힘도 미미하다라며 직접 갔을 때 내가 그곳에 필요한 것을 알게 됐고, 그런 곳에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의협 차원에서도 국제 재난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 부회장은 의협도 국제 재난에 민감해야 한다라며 아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의협이 됐으면 한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는 게 의협이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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