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중환자 진료 패러다임 '양'→'질' 바꿔야 산다
중환자실 병상 수만 늘리면 뭐하나요. 병상지킬 의사가 없는데.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 과제에서 중환자 진료의 질 향상에 포괄적 논의는 철저히 배제됐으며, 의료현장에서는 병원마다 인력이나 장비 기준은 그대로 둔 채 병상 수 늘리기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탄식이 이어졌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제45회 대한중환자의학회 국제학술대회 및 25회 한국-일본중환자의학회 공동 심포지엄(코엑스마곡2425일)을 열고 중환자의학의 질 향상과 미해결 정책 이슈에 대한 깊이 있는 진단을 공유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올해 학술대회의 주요 프로그램 소개와 함께 중환자가 배제된 정부 의료개혁의 문제점, 전국 단위 진료 표준화, 다학제 기반 통합진료체계 구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국가 차원의 강력한 정책 개입을 촉구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재화 회장(연세의대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이상민 학술이사(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홍석경 기획이사(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외과), 김정민 홍보이사(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박성훈 총무이사(한림의대 교수성심병원 호흡기내과) 등이 참석했다.
먼저 중환자실의 열악한 상황이 전해졌다.
중환자실 의료 환경이 너무 안 좋다. 중환자실은 특히 전공의 의존이 컸다. 대체인력이 없고 의사가 빠질 수도 없는 공간이어서 모든 교수들이 당직을 서고 있다. 당직도 병동 당직과는 차원이 다르다.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다. 그러다보니 지방부터 이탈이 생기고 있다. 비전이 없어서라기보다 더 이상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수가는 현실화한 부분이 있다. 그런데 정부 정책은 병상 늘리기에만 매몰돼 있다.
중환자도 중증도 차이가 난다. 준중환자실 등 등급화를 가르는 논의가 진행 중이었는데, 의정 갈등으로 모든 게 멈췄다. 중환자실 인력장비 기준은 최소를 유지하면서 병상 수만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선진국형 중환자의료체계로의 발전은 요원하다. 외형적 확장만으로는 중환자 진료 질 개선은 결코 담보할 수 없다.
전문성을 담보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도 비껴갈 수 없다.
우리나라 중환자의료체계는 전담 전문인력의 절대 부족, 진료표준화 미비, 다학제 협력의 한계 등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이로 인해 실제 환자에게 제공되는 치료의 질은 국제 기준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중환자 진료의 패러다임을 양에서 질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환자 진료는 병상과 장비 수수자로만 해결되는 영역이 아니다. 고도의 전문성을 갖추 인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체계적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비로소 생명을 지킬 수 있다. 지금 양에서 질로의 전환점에 서 있다. 국가 차원의 강력한 정책 개입이 절실하다.
중환자 의료체계의 질적 도약은 선택아 아닌 필수과제라는 진단이다.
중환자실은 의료체계의 마지막 보루다. 감염병 팬데믹 같은 사회적 의료재단이 반복될 때마다 우리는 이 보루의 취약성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의료개혁 방향 속에 중환자가 빠진다면 최소 향후 10년 이상 중환자 진료 수준은 지금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근본적인 정책 전환과 국가적 투자가 시급하다.
인력 양성환경 개선진료 표준화중환자의료 예산 확대 등이 주요 과제다.
중환자실 질 향상을 현실화하려면 ▲중환자의료 전담 전문 인력 양성과 근무환경 개선 위한 제도적 지원 확대 ▲전국 단위의 중환자 진료 표준화질 관리 체계 수립 ▲다학제 기반 협진 및 중환자 재활 연계를 포함한 통합 진료체계 구축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중환자의료 정책 수립예산 지원 강화 등이 선결돼야 한다. 정부의 전향적인 인식 전환을 기대한다.
중환자실을 되살리고 희망을 회복하다를 주제로 열린 제45회 국제학술대회에는 22개국에서 1400여명이 참석했다. 초록은 9개국에서 접수된 98편(구연 47, Poster Discussion 51, E-Poster 77개)을 발표한다.
주요 연제로는 패혈증, 수혈, ECMO, 기계환기 전략 등과 다학제적인 진료가 요구되는 중환자의료 현장을 반영해 신경계, 순환기계, 신장대체요법, 약리학 등의 다양한 강연이 진행된다. 신경계 중환자의학, 외과계 중환자, 외상환자, 뇌사환자들의 진료 강연도 접할 수 있다.
한국-일본 중환자의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는 중환자의 재활, 중환자 의료진의 번아웃, 중환자의학 분야에서의 국제 협력 상황과 향후 나아가야 할 미래 등을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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