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사(師)가 사(事)가 된 시대? 의정 갈등의 그늘 아래에서
24학번부터 전공의까지, 붕괴되는 의사 양성 체계
이번 의대 정원 확대 문제는 단순한 정책 갈등을 넘어 전공의 사직과 의과대학생의 집단 휴학을 초래하며 결국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상황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헌정사상 유례없는 의료정책 대립으로 비화한 지금, 정국은 여전히 혼돈 속에 있습니다.
향후 2개월간 행정부를 관리하게 될 새로운 권한대행 체제는 기존 정책의 급선회를 꺼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책의 일관성과 책임성을 명분으로 기존의 주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4월 말까지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확정해야 하는 교육부의 일정이 걸려 있어 보건복지부와의 합의 실패 시 올해와 동일한 정원으로 선발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현재 2024학번 학생들은 1년 휴학에 따른 학사일정 혼선을 우려하여 반학기 수업을 근거로 진급을 요구하고 있으나 타 학과와의 형평성 논란으로 결국 2025학번과 함께 합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은 의예과 1학년으로 주로 교양 위주의 수업을 받고 있어 당장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2년 후 본과 진입 시 교육 환경은 심각한 과밀과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제 의과대학은 교육기관이 아니라 의사양성학원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전공의의 상황도 심각합니다. 1년 이상 이어지는 수련 공백으로 자연 이탈자가 속출할 가능성이 크고, 정부는 전공의 추가 선발에 대한 결정을 두 달간 유보한 상태입니다. 결국 하반기 선발로 연기될 것이며, 수련 중단이 1년 반 이상 지속된다면 많은 전공의가 전공 파트에 대한 애착을 잃고 비인기 과목은 정원 미달 사태를 맞게 될 것입니다.
6월 대통령 보궐선거를 통해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선다 해도 장관 인사청문회 및 조직 파악에 시간이 소요되어 실질적인 해결 노력은 빨라야 8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가 곪으면 짜내야 치료가 되듯 이번 사태가 의료계 전반에 남길 상흔은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2024학번 의대생과, 인턴레지던트 4년차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세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이와 같은 의료계 혼란 속에서도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채 정치적 발언에만 치중하며 탄핵 프레임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후배 전공의와 의대생들로부터 점점 외면받고 있을 뿐 아니라 정부와의 협상력도 크게 떨어지고 있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에도 도시국가의 기능은 유지하고 있지만 예전의 위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듯이 의사(醫師)의 스승 사(師)는 이제 일 사(事)로 바뀌어 가고 있는 듯합니다.
이 땅의 의료 교육이 더 이상 희생과 책임이 아닌 절망과 갈등의 대명사로 남지 않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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